이복현 “우리銀 라임 불복 소송, 차기 회장이 결정해야”

"손 회장 이해관계 문제 있을 수 있어"
"성과급 논란 은행, 자율성 인정하나 국민 위한 노력 필요“
“회계감사인 내부통제 점검, 협의 찾는 차원”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라임펀드 사태 관련 중징계 취소 소송 제기를 검토하는 것에 대해 "(손 회장이 아닌) 차기 회장이나 은행장이 결정하는 게 상식적인 측면에서 조금 더 공정해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 원장은 18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17개 국내은행 은행장과 간담회를 가진 뒤 기자들과 만나 "아무래도 손 회장이 본인이 회장일 때는 (소송 여부 결정이) 결국 개인의 이해관계와 관련된 문제가 있다"면서 “같은 결정을 내리더라도 (행정소송) 이해관계가 독립된 차기 우리금융 회장이 하는 게 공정해 보일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손 회장은 이날 연임에 나서지 않겠다는 입장을 공식화했다. 그는 입장문을 통해 “오늘 저는 우리금융 회장 연임에 나서지 않고 최근 금융권의 세대교체 흐름에 동참하겠다는 말씀을 드리고자 한다"면서 "앞으로 이사회 임추위에서 완전 민영화의 가치를 바탕으로 그룹의 발전을 이뤄갈 능력 있는 후임 회장을 선임해주시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다만 손 회장은 연임 포기와 별개로 라임펀드 사태와 관련한 중징계 취소 소송을 제기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11월 라임펀드 판매 당시 우리은행장이었던 손 회장에게 문책 경고 상당의 중징계를 내렸다. 해당 수위의 징계가 확정될 경우 앞으로 3년간 금융사 취업이 제한된다.

이 원장은 손 회장이 연임을 포기했기에 손 회장과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없는 신임 회장과 우리은행장, 이사회가 징계 취소소송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는 것이 금융당국의 뜻임을 내비쳤다. 그는 "우리금융지주와 은행이 법적으로는 분리돼있다는 측면에서 (손 회장의 소송 여부)는 은행의 합리적 검토나 이사회 논의를 통해 결정이 날 것"이라면서 "손 회장 개인이 발표할 문제라기보다 지주와 은행이 결정할 문제"라고 설명했다.

손 회장의 용퇴와 관련해서는 말을 아꼈다. 이 원장은 "금융감독원 처분은 아니지만 금융위원회 처분으로 상당 기간 여러 이슈가 있었다"며 "개인적인 의사 표명에 대해 뭐라고 말씀드리긴 조심스럽다"고 설명했다.

최근 은행권의 성과급을 둘러싼 비판에는 "손실 흡수 능력의 확충을 전제로 나머지 부분을 어떻게 사용할지는 전적으로 경영진의 몫"이라면서도 "은행의 주주환원 정책과 성과급의 자율성은 인정함을 전제로 경기 완충을 위한, 국민들을 위한 은행권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은행 회계감사인이 감사 과정에서 내부통제의 적정성을 점검하도록 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서로 합의할 수 있는 접점을 찾는 차원으로 이해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금융권 안에서 내부통제가 이슈가 됐고, 과도한 회계비용 부담에 대한 문제 제기가 있었다”면서 “회계법인들이 은행권의 내부통제 제도를 보고 금융당국에 의견을 주면 당국이 그것을 일부 자료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그렇게 되면 감독당국 입장에선 감독 역량을 필요한 대로 돌릴 수 있고 회계법인은 문제 제기에 대해 역할을 좀 더 명확히 할 수 있다”며 “금융사 역시 중복검사 제재를 피할 수 있는 만큼, 이해관계를 같이 할 수 있는 측면이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