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한국사 교사 “핼러윈 참사는 정부 책임... 20대 왜 尹 지지하나”
울산의 한 고교에서 교사가 수업 중 “이태원 참사는 정부 책임인데, 20대가 왜 윤석열 대통령을 지지하는지 모르겠다”는 등 정치 편향적인 발언을 했다는 민원 신고가 접수돼 교육청이 조사에 나섰다.
18일 울산교육청은 공립고 한국사 교사 A씨가 수업 중 특정 정치 성향을 주입하는 것 같다는 민원이 국민신문고에 접수돼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신고에 따르면 A씨는 “이태원 참사는 정부 책임” “윤석열 대통령은 주말에 일해도 봉급을 받지 않는 제도를 만들려고 하는데, 왜 20대가 윤석열 대통령을 지지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등 현 정부를 비판하거나 자신의 정치 성향을 드러내는 발언도 여러 차례 했다고 한다. 이 같은 발언이 다수 학급 수업에서 반복되면서, 학생들이 모여 A씨의 수업이 불편하고 힘들다고 토로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자신이 맡은 우리나라 근현대사 수업을 하면서 “독립운동가들 중 사회주의자가 많았는데, 6·25 전쟁 중 미국은 친일파를 잡아내지 않고 사회주의자만 잡아냈다”고 하거나 ‘6·25 전쟁 후 소련은 북한의 자치기구를 인정했지만 미국은 남한의 어떤 세력도 인정하지 않았다’는 학습 자료를 나눠주는 등 반미(反美) 발언도 여러 차례 했다고 한다. 또 “역사는 자본주의에서 사회주의로, 공산주의로 발전한다”는 카를 마르크스의 역사적 유물론을 가르치기도 했다. A씨는 자본주의의 빈부 격차에 관해 설명하면서 칠판에 ‘자본주의→사회주의→공산주의’라고 판서하고 이 같은 내용을 가르쳤다고 한다.
국민신문고 민원 내용에는 A씨가 지도하는 동아리에서 책 <그런 말은 전혀 괜찮지 않습니다> 저자를 초청해 강연하던 중 저자가 “동성애 혐오는 기독교가 요즘 침체되니까 십일조를 받으려고, 돈 벌려고 하는 것”이라고 발언했다는 내용도 담겼다. A씨는 옆에서 같이 들으면서도 특정 종교를 폄훼하는 내용을 바로잡거나 ‘사람들마다 생각이 다를 수 있다’고 제대로 지도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A씨는 교육청 조사에서 일부 발언을 인정했으나, 정치적인 발언을 하려던 취지는 아니었다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자본주의를 넘어 공산주의로 발전한다’는 내용에 대해서는 ‘교과서에 나온 근대 사회경제사학자 백남운을 가르치기 위해 마르크스 유물론을 설명한 것이며, 이때 공산주의는 (민주주의와 반대되는 의미의) 정치적 용어가 아니’라고 했다고 한다. 또 이태원 참사 관련한 발언은 ‘안타까운 마음을 전하다보니 오해가 생긴 것 같다’고 소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울산교육청 담당자는 “국민신문고 민원 내용과 교사의 설명을 종합해 교사의 정치적 중립성 의무를 위반했는지 판단한 뒤 조치를 결정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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