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에 뇌물 준 회계법인 이사 구속 기소

묻힐 뻔한 혐의 검찰 보완 수사로 드러나

명의를 대여하고 지방국세청 직원에게 뇌물을 준 회계법인 운영자가 재판에 넘겨졌다. 뇌물을 받은 국세청 직원 역시 함께 재판을 받는다.

국제신문 DB

부산지검 반부패수사부(박현규 부장검사)는 회계법인 이사이자 공인회계사인 A 씨를 공인회계사법 위반과 뇌물공여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고 18일 밝혔다. A 씨와 함께 뇌물공여 혐의를 받는 골프클럽 대표 B 씨와 A 씨에게 명의를 대여받아 공인회계사법 위반 혐의를 받는 전 세무공무원 C 씨는 불구속 기소됐다. 지방국세청 사무관 D, E 씨 2명은 뇌물 수수 혐의로 각각 구속, 불구속 기소됐다.

검찰에 따르면 A 씨는 2014년부터 지난해 10월까지 세무대리 자격이 없는 20명에게 대가를 받고 자신의 회계법인 명의를 대여했다. C 씨는 A 씨의 회계법인 상호를 사용해 세무대리 업무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 조사 결과 A 씨는 지방국세청 직원에게 청탁을 하기도 했다. 지난해 9,10월 골프클럽을 운영하는 B 씨와 공모해 법인세 감면과 세무편의 등의 청탁을 하며 지방국세청 사무관 D 씨에게 현금 2000만 원과 시가 366만 원 상당의 골프채 세트를 제공한 혐의를 받는다. 또한 A 씨는 또 다른 지방국세청 사무관 E 씨에게 상속세 감면 등을 청탁하며 현금 500만 원을 제공하기도 했다.

이번 사건은 지난해 7월 경찰이 C 씨가 세무대리 자격이 있는 회계법인의 직원이라는 이유로 혐의 없음으로 불송치 결정을 내렸으나 검찰은 C 씨의 사무실과 회계법인 소재지가 멀리 떨어져 있는 점, C 씨 개인 계좌로 수임료가 들어오는 점 등에 미뤄 보완수사가 필요하다 판단했다. 이에 지난해 9월부터 3개월간 계좌 추적, 압수수색을 통해 범죄 혐의를 확인했다. 이 과정에서 지방 국세청 세무조사 담당자들과 A 씨 사이에서 뇌물이 오간 혐의도 포착했다.

검찰은 “피고인들이 취득한 범죄 수익에 대해서는 추징보전 조치를 취했고 향후 철저하게 환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