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부 인사 정책포럼 '사의재' 창립…친문, 구심점 되나
기사내용 요약
고문에 이낙연, 정세균, 김부겸
전해철 등 文정부 인사들도 참여
文정부 정책 승계, 공과 교정 등
"내가 친문일까 하는 분들 많아"
[서울=뉴시스] 심동준 홍연우 기자 = 문재인 정부 주요 인사들이 모여 꾸린 정책포럼 '사의재'가 발족했다. 이른바 '친문(친문재인계)' 인사들이 적잖이 참여한 가운데 야권 주자로 분류되는 인사들도 이름을 올려 눈길을 끈다. 정치권 일각에선 친문의 구심점 역할을 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18일 오전 사의재는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창립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의재는 민주당 정부 성과 계승, 발전을 도모하는 정책포럼 성격으로 제안된 조직이다.
상임대표는 박능후 전 보건복지부 장관, 공동대표는 정현백 전 여성가족부 장관·조대엽 전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장, 운영위원장은 방정균 전 청와대 시민사회수석이 맡았다.
정치·행정, 경제·일자리, 사회, 외교·안보 등 4개 분과로 운영 예정인데 각 위원장은 1분과 윤태범 전 지방행정연구원장, 2분과 김유찬 전 조세재정연구원장, 3분과 김연명 전 청와대 사회수석이다. 4분과 위원장은 미정이라고 한다.
특히 고문으로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 정세균·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참여키로 했다. 이외 전해철, 윤영찬, 한병도, 정태호, 박범계, 고민정, 윤건영 등 민주당 정부 청와대 및 장·차관 출신 인사들이 참여해 있다.
사의재는 지난해 여름 논의를 시작해 출범을 두고 20여 차례 회의를 거쳤다고 한다. 같은 해 12월16일 창립회의가 있었고, 12월20일 비영리 단체로 등록했다는 게 이들 설명이다.
명칭을 두고서도 여러 견해가 있었는데, 광화문이 들어가는 글자나 청이 들어가는 이름 등이 있었다고 한다. 이 중 도종환 의원이 제의한 '사의재'가 최종 채택된 것으로 파악된다.
사의재는 문재인 정부 등 민주당 정권 성과를 계승 발전하는 동시에 과도한 부정 평가에 대한 문제의식 아래 공과를 교정하는 활동 등을 예정하고 있다.
사회 현안을 우선 다루게 될 것으로 보이는데 4대 개혁, 방역, 일자리, 민생 등이 대상이 될 전망이다. 이 과정에서 대정부 비판 소지도 배제할 수 없다.
이날 정세균 고문은 현 정부에 대해 "국민에게 꿈과 희망을 주기 보다는 걱정과 근심을 주는 것 아닌가"라며 비판하고 "사의재 출범은 시의적절하고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앞으로 사의재가 어떤 특정 그룹의 생각, 그런 것보다는 국민께 희망을 주고 국민 뜻을 제대로 반영하는. 필요할 땐 말하고 좋은 대안을 제시하는 행동을 해야 한다"고 했다.
박능후 상임대표는 "작금의 상황은 좁은 사법의 틀 안에 토론이, 정책이 갇혀 버렸다"며 "이것을 토론의 광장으로 끌어내 국가와 민족, 우리 사회의 미래 비전을 보여주고 방법을 찾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국정 운영 경험과 교훈을 바탕으로 대한민국이 세계 선도 국가로 계속 발전해 가고 최근 급격히 실추되고 있는 국격을 다시 회복하기 위한 각종 대안 개발에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 한계에 대해 스스로 성찰하고 외부 비판과 문제 지적은 겸허하게 받아들이겠다. 그러나 근거 없는 비방, 왜곡은 누구에게도 이롭지 않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근거 없는 비방, 왜곡은 사실 관계를 바로잡고 정확한 사실을 알려나갈 것이다. 악의, 다툼의 정쟁이 아닌 선명한 정책 경쟁이 이뤄지는 선진 사회를 만들 것"이라고 했다.
조대엽 대표는 "현 정부의 도를 넘어서는 전 정부 지우기, 전 정부 정책 과정을 범죄로 둔갑시키는 전대미문의 국정 운영은 전 정부 5년의 국민을 지우고, 대한민국을 비트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이전 정부와 현 정부 국민은 다르지 않다"며 "문재인 정부가 이룬 역사와 현 정부가 지우거나 범죄화하려는 역사를 확인하고 사실과 거짓을 분명하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포럼 측은 일각의 세 결집 해석과 거리를 두고 있지만, 민주당 세력 내 일정한 구심점 역할을 할 소지가 있다는 식의 평가는 지속 제기되는 모양새다.
이에 대해 박 상임대표는 "친문 세력 결집보다는 문재인 정부 국정 운영에 참여한 분들이 모인 것인데, 전문가나 공무원 출신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그 분들에게 묻는다면 내가 친문일까 하는 분들도 꽤 있을 것"이라며 "친문이란 이름을 붙이는 게 틀린 건 아니지만, 맞지도 않다"고 했다.
또 "친문 이름으로 모인 게 아니고 앞 정부에 있었던 국정 운영에 대해 반성, 성찰하고 개선, 발전시킬 것이 무엇인가에 대해 초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회원 중 절반 정도는 본인에게 친문이라는 말을 안 했으면 좋겠다는 분들이 꽤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한편 사의재 출범 관련 문재인 전 대통령의 축사 또는 메시지는 없었다. 문 전 대통령이 출범에 대해선 알고 있으나, 사의재 측이 메시지 등 요청을 하지는 않았다고 한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경우에도 사의재 출범에 대해 인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는데, 이 대표는 '의당 있어야 하는 모임이며 충분히 이해한다. 지원하겠다'는 반응을 보였다는 게 사의재 측 설명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s.won@newsis.com, hong15@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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