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이' 연상호 감독 "좀비도 버텼던 장인어른 '로봇은 허무맹랑' 첫 반응"
넷플릭스(Netflix) 영화 '정이' 공개를 앞둔 연상호 감독은 18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SF 장르로 AI의 소재를 채택했지만 작품 전반에 깔린 정서는 인간성 모성애 등 굉장히 기본적인 공감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는 말에 "뭔가 TMI 같기는 한데 우리 장인어른의 반응을 먼저 말씀 드리고 싶다"고 운을 떼 궁금증을 자아냈다.
연상호 감독은 "얼마 전에 집안 행사가 있어서 장인어른과 같이 식사를 했다. 밥을 먹다가 '정이'에 대해 궁금해 하셔서 조금 보여 드렸더니 '저건 너무 좀 허무맹항한 이야기 아닌가' 하시더라. 좀비도 버티셨던 분인데 '갑자기 로봇?'이라는 반응을 보이셨다"고 밝혀 인터뷰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무래도 한국에서 SF라고 하는 장르는 여전히 낯선 면이 있다"고 말한 연상호 감독은 "나 역시 그런 시선과 분위기를 익히 잘 알고 있었고, '장인어른 같은 분들도 편하게 받아 들이려면 뭐가 필요할까' 생각했다. '어렵지 않은 SF'를 바탕으로 보편적인 주제를 다루면 굉장히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는 서사가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렇다고 '정이'의 주제 의식이 얕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과거 전쟁 용병으로 아이콘과 같은 인기를 끌었던 정이의 명분은 딸이었지만, 어린 시절 엄마와 떨어지게 된 딸 서연 입장에서는 엄마가 식물인간 상태지만 병원에 존재하고 있기 때문에, 로봇들을 진짜 엄마로 착각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라 생각했다. 전쟁 이후 현재까지 몇 십 년의 시간이 있기 때문에 서연은 알지 못하는 정이의 명분과 이유를 찾아가는 과정이 서사가 되지 않을까 싶었다"고 덧붙였다.
또 "엄마를 닮은 AI에게 명분(모성)을 없애주고 자유를 찾아 주고 싶은 감정은 SF 배경 안에서 더 이해되지 않을까 싶기도 했다. 우리 엄마도 똑똑한 것으로는 마을에서 소문이 자자했던 분인데 나를 키우느라…"라며 미소 지은 연상호 감독은 "아주 편하게 볼 수 있으면서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으면서 한편으로는 곱씹을 수 있는 주제를 그려보고 싶었고, SF로만 해볼 수 있는 장르라고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정이'는 기후변화로 폐허가 된 지구를 벗어나 이주한 쉘터에서 발생한 전쟁을 끝내기 위해 전설적인 용병 '정이'의 뇌를 복제, 최고의 전투 A.I.를 개발하려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SF 영화다. 넷플릭스를 통해 20일 공개된다.
조연경 엔터뉴스팀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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