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인 이하 소규모 지방 출자·출연기관 못 만든다

박용필 기자 2023. 1. 18.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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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강릉시 출자·출연기관 경영실적평가’에서 최고 등급을 받은 강릉문화재단이 2020년 행사를 주최하고 있다.

앞으로 지방자치단체는 20인 이하의 소규모 지방 출자·출연기관을 만들 수 없게 된다.

행정안전부는 20인 이하 규모의 지방 출자·출연기관을 설립할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의 ‘지방 출자출연기관 설립 기준’을 변경안을 18일 발표했다. 지난해 행안부가 발표한 ‘지방공공기관 관리체계 개편 방향’의 후속조치 중 하나다.

변경안은 시·도 등 광역자치단체의 경우 인원이 28명 이상, 시·군·구 등 기초자치단체의 경우 인원이 20인 이상인 지방 출자·출연기관만 설립하도록 했다. 또 인원이 51명 이상인 기관에만 본부를 설치할 수 있도록 하고, 본부를 여러개 설치하려면 인원 규모가 151명 이상이어야 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조직 구성의 경우 관리부서나 지원부서 인원은 40% 이하로 제한하고, 사업 실무부서 인원은 광역자치단체가 설립하는 기관의 경우 정원의 75%이상, 기초자치단체의 경우 65%이상을 유지하도록 했다.

이는 최근 20인 이하 소규모 지방 출자·출연기관들이 난립한다는 판단에 따른 조치이다. 행안부에 따르면 2016년 645곳이던 지방출자출연기관은 2021년엔 832개로 급증했다. 이 기간 새로 설립된 기관 187개 중 141개가 기초자치단체가 설립한 출연기관으로, 현재 469개에 달한다. 특히 기초자치단체의 출연기관 중 절반 이상이 10명 미만의 소규모 기관인 것으로 나타났다.

행안부 관계자는 “소규모 조직일수록 사업 자체에 들어가는 돈에 비해 조직을 유지·관리하는 비용이 높다”며 “20인 이상 기관의 경우 전체 예산 중 인건비 등 경상비 비중이12.9%였지만 그 이하 규모에선 15.5%에 달해 조직 규모가 작을 수록 효과적인 사업보다는 조직 운영 자체에 매몰되는 경향이 있다”고 했다. 이 때문에 “사업비는 50% 이상, 경상비는 25% 이하로 예산을 편성하라는 가이드라인도 변경안에 포함됐다”고 했다.

지방재정 부담 완화도 이번 조치의 취지 중 하나라고 행안부는 밝혔다. 지방 출연기관의 경우 지자체가 운영비와 사업비 전액을 기관에 출연한다. 기관이 진 부채도 지자체가 갚아야한다. 이 때문에 출연기관이 난립할 경우 지방재정에 부담을 줄 수 있다. 행안부 관계자는 “개별 사업별로 기관을 설립하기보단 유사 사업들을 묶어 한 기관에 맡기는 방식으로 기관의 난립을 막고, 지방재정 부담을 줄이려는 취지”라고 했다.

지방 출자·출연기관은 설립과 감독 모두 지자체가 담당한다. 감독권 일부를 행안부가 갖는 지방공기업과는 다르다. 그러나 행안부는 행정규칙인 ‘지방 출자출연기관 설립 기준’을 통해 간접적으로 감독권을 행사하겠다는 의도다. 지자체가 기관 설립 전 타당성 검토 용역을 실시하지만, 이것만으로는 기관 운영의 효율성을 담보하거나 난립을 막기 어렵다는 판단 때문이다. 행안부 관계자는 “설립과 감독권은 여전히 지자체에 주되, 보다 구체적인고 강화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려는 것”이라며 “행정규칙도 법령인만큼 지자체들도 이를 준수할 의무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변경안은 오는 19일 전국 지자체에 배포될 예정이다.

박용필 기자 phil@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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