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00시간 모진 고문받다 처형 당해"…이란서 무슨일이

박가영 기자 2023. 1. 18.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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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정부가 반정부 시위 참여자들에 대한 사형 집행을 이어가는 가운데, 영국과 이란 이중 국적자인 알리레자 아크바리 전 국방부 차관까지 사형됐다.

아크바리 전 차관은 3500시간이 넘는 모진 고문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는데, 가족들은 처형당한 그의 시신을 돌려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17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 BBC 등에 따르면 이란 사법부는 간첩 활동을 벌인 혐의를 받고 있는 아크바리 전 차관에 대한 사형을 집행했다고 최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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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크바리 전 국방차관, 英 내통 혐의로 처형됐지만 시점 불분명…"잔인하고 무자비"
알리레자 아크바리 전 이란 국방부 차관/AFPBBNews=뉴스1

이란 정부가 반정부 시위 참여자들에 대한 사형 집행을 이어가는 가운데, 영국과 이란 이중 국적자인 알리레자 아크바리 전 국방부 차관까지 사형됐다. 아크바리 전 차관은 3500시간이 넘는 모진 고문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는데, 가족들은 처형당한 그의 시신을 돌려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국제사회는 잇따른 이란의 사형 집행에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17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 BBC 등에 따르면 이란 사법부는 간첩 활동을 벌인 혐의를 받고 있는 아크바리 전 차관에 대한 사형을 집행했다고 최근 밝혔다.

이란 사법부는 영국계 이란인인 아크바리 전 차관이 영국 정보기관 MI-6와 내통해 국가 안보를 위태롭게 했다고 주장했다. 아크바리 전 차관은 2019년 해당 혐의로 체포된 뒤 유죄 판결을 받았으며, 그의 사형 선고 소식은 지난 11일 처음 알려졌다. 이란 정보부는 아크바리 전 차관에게 거짓 정보를 흘리는 방법으로 그의 스파이 행위를 밝혀냈다고 설명했다. 이란 국영 언론들은 아크바리 전 차관이 죄를 자백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을 공개하기도 했다.

그러나 아크바리 전 차관은 고문을 당했으며 자신이 저지른 적 없는 범죄를 카메라 앞에서 자백하도록 강요받았다고 주장했다. BBC가 공개한 음성메시지에 따르면 아크바리 전 차관은 "정보부 요원으로부터 3500시간 이상 심문과 고문을 받았으며, 물리적이고 심리적인 방법을 동원해 내 의지를 꺾고 그들이 원하는 건 무엇이든지 자백하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더불어 아크바리 전 차관은 "이란이 나를 처형함으로써 영국에 복수하려 한다"고 주장했다. 영국이 이란 반정부 시위대에 대한 폭력 진압에 대응해 이란의 도덕경찰과 기타 고위 안보 인사에 제재를 가하면서 최근 몇 달간 양국 관계는 급속도로 악화했다.

아크바리 전 차관의 가족들은 그와 마지막 작별 인사조차 나눌 수 없었다고 가디언에 토로했다. 가족들은 시신을 인도받아 고향인 쉬라즈에 시신을 묻길 원했으나, 이란 당국이 이를 허락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아크바리 전 차관의 시신을 테헤란 공동묘지에 조용히 매장한다는 성명서에 사인해야 했으며, 시신을 쉬라즈로 옮기려 시도한다면 압수하겠다는 경고도 받았다고 한다.

아크바리 전 차관의 가족은 지난 16일 시신을 매장하기로 합의된 장소에 도착했으나 이미 그가 12일에 매장됐다는 소식을 듣게 됐다. 그의 가족은 "우리는 시신을 본 적이 없다"며 "너무 잔인하고 무자비한 일"이라고 말하며 눈물을 흘렸다.

이와 관련해 제임스 클레버리 영국 외무부 장관은 성명을 통해 "매우 고통스럽다"며 "이란 정부는 사형을 정치적 도구로 사용해 반대 의견을 잠재우고 내부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 이는 이란 지도부의 비겁하고 부끄러운 행동"이라고 비난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아크바리 전 차관의 이름이 이란에서 억압과 사형으로 희생당한 이들의 기다란 명단에 추가됐다"며 이란 정부의 행태가 "추악하고 야만적"이라고 비판했다.

박가영 기자 park080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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