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1분기 대출 문턱 낮출 전망…비은행은 강화
가계 신용위험, 19년 2분기 만 최고 수준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대출 규제가 완화되고 은행간 경쟁이 심화되면서 국내 은행들이 올해 1분기 기업과 가계에 대한 대출 문턱을 낮출 전망이다.
반면 비은행금융기관은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 가운데 건전성 관리를 위해 대출 문턱을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행이 18일 발표한 '금융기관 대출행태서베이 결과(2022년 4/4분기 동향 및 2023년 1/4분기 전망)'에 따르면 1분기 국내 은행의 대출태도지수 전망치는 13으로 지난해 4분기에 이어 플러스를 나타냈다.
총 204개 금융사의 여신 업무 총괄 책임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는 금융기관 대출태도, 신용위험, 대출수요에 대한 평가를 가중평균해 100과 -100 사이 지수를 산출한다.
지수가 양(+)이면 '대출태도 완화' 또는 '신용위험·대출수요 증가'라고 답한 금융기관 수가 '강화' 또는 '감소'보다 많다는 뜻이다.
국내 은행의 1분기 대출태도지수가 양(+)으로 집계된 것은 대출태도를 완화할 것이란 의미다.
차주별로 보면 대기업이 4분기 -6에서 1분기 6으로, 중소기업이 6에서 11로 높아져 기업에 대한 대출태도를 완화할 것으로 나타났다.
가계에 대해서는 주택자금 대출을 중심으로 완화적 태도를 유지할 전망이다. 가계주택은 19에서 28로 높아졌고, 가계일반은 6에서 3으로 낮아졌지만 여전히 양으로 집계됐다.
한은은 "1분기중 국내은행의 기업 및 가계에 대한 대출태도는 모두 완화될 전망"이라며 "기업대출의 경우 예대율 규제 등의 완화에 따른 대출 여력, 금융기관 간 경쟁 심화 등으로 완화되고, 가계대출은 규제 완화 및 대출 증가율 둔화에 따른 금융기관 간 경쟁 심화 등으로 완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용위험은 기업 및 가계 모두 전분기보다 증가할 전망이다.
은행들이 예상한 1분기 신용위험지수는 45로 전분기(41)보다 4포인트 높아지며 코로나19 발생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대기업의 신용위험 지수는 25, 중소기업은 42로 전분기보다 3포인트씩 상승했다.
가계 신용위험은 4분기 39에서 1분기 44로 5포인트 높아졌다. 이는 지난 2003년 3분기(44) 이후 19년 2분기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한은은 "기업의 신용위험은 대내외 경제여건의 불확실성 및 대출금리 상승으로 인한 이자부담 가중 등으로 높아질 전망이다. 특히 중소기업의 경우 수익성 악화와 채무 상환 능력 저하 등으로 신용위험이 높은 수준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며 "가계의 신용위험도 일부 취약차주의 재무건전성 저하 및 대출금리 상승에 따른 이자부담 증대 등으로 전분기에 이어 증가세를 보일 것"이라고 부연했다.
1분기 대출수요 지수는 -6으로 전분기(-8)에 비해 2포인트 개선됐다
주택시장 부진, 대출금리 상승 등의 영향으로 가계주택(-22)과 가계일반(-22) 대출수요는 감소세를 지속할 전망이지만, 대내외 경기 둔화 우려에 따른 유동성 확보 수요 증대, 회사채 시장을 통한 자금 조달 여건 악화 등으로 대기업(19)과 중소기업(14)의 대출수요는 증가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됐다.
반면 비은행금융기관의 대출태도는 모든 업권에서 강화 기조를 지속할 전망이다.
상호저축은행의 1분기 대출태도지수는 -45, 신용카드회사는 -31, 상호금융조합은 -52, 생명보험회사는 -19를 나타냈다.
금리 상승에 따른 이자 부담 증가, 부동산 경기 위축, 소득 여건 악화 등에 따른 대출 부실 우려가 높아지면서 비은행기관의 차주 신용위험은 모든 업권에서 높아질 것으로 예상됐다.
상호금융조합의 차주 신용위험지수는 51로 코로나 팬데믹 이후 가장 높았고, 상호저축은행(45), 신용카드회사(25), 생명보험회사(40)도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다만 비은행금융기관 서베이는 2021년 3분기 신표본으로 개편해 시계열 비교를 유의해야 한다고 한은은 덧붙였다.
비은행금융기관의 대출수요는 상호저축은행과 생명보험회사에서는기업 운전자금 등을 중심으로 소폭 증가하는 반면, 상호금융조합 및 신용카드회사에서는 가계를 중심으로 감소할 전망이다.
p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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