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도 밀리는 기부 문화” 한국, ‘세계기부지수’ 최하위권

2023. 1. 18.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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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적으로 경제적 복지확대 이슈가 부상하는 가운데 우리나라 기부문화 수준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10년 간 우리나라 기부문화 수준은 세계 순위, 참여율, 기부 의향 분야에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우선 각국의 기부 문화 수준을 나타내는 '세계기부지수'에서 우리나라는 지난해 119개국 중 88위로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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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 설치된 사랑의 온도탑이 나눔온도 87.1도를 나타내고 있다. 임세준 기자

[헤럴드경제=한영대 기자] 전 세계적으로 경제적 복지확대 이슈가 부상하는 가운데 우리나라 기부문화 수준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상공회의소(이하 대한상의)는 18일 ‘공익활동 활성화를 위한 제도개선방안’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10년 간 우리나라 기부문화 수준은 세계 순위, 참여율, 기부 의향 분야에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우선 각국의 기부 문화 수준을 나타내는 ‘세계기부지수’에서 우리나라는 지난해 119개국 중 88위로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코로나가 정점이었던 2021년에는 110위로 사실상 꼴지에 가까웠다. 이는 기부 선진국인 미국, 호주, 영국은 물론 중국보다 낮은 수준이다.

특히 10년 간 우리나라 순위는 2011년 57위에서 2022년 88위로 대폭 하락했다. 반면 중국은 같은 기간 140위에서 49위로 급격히 상승했다.

기부 참여율과 기부 의향도 지난 10년 간 하락 추세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13세 이상 국민의 기부 참여율은 2011년 36.4%에서 2021년 21.6%로 감소했다. 기부 의향은 같은 기간 45.8%에서 37.2%로 하락했다.

주요국의 세계기부지수 순위. [대한상공회의소 제공]

민간기부는 규모 면에서도 실질적으로 정체 상태를 보이고 있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민간기부 비중은 2011년 0.79%에서 2021년 0.75%로 0.04%포인트 감소했다. 민간기부 금액 자체는 같은 기간 11조원에서 15조6000억원으로 41.0% 늘어났다. 하지만 명목 GDP가 1389조원에서 2072조원으로 49.2% 증가해 민간기부 금액보다 더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GDP 대비 민간기부 비중이 정체된 데는 2014년 개인기부금 공제방식 변경(소득공제 → 세액공제), 코로나 팬데믹 등이 복합적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실제 기부금 규모는 2013년까지 지속 상승했다. 공제방식 변경 이후 상황은 달라졌다. 2013년 7조7000억원에 달하던 개인기부금이 2014년 7조1000억원으로 감소했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전체 기부금은 2019년 14조5000억원에서 2020년 14조3000억원으로 축소됐다.

보고서는 민간기부 활성화 방안으로 ▷기부금 세제지원 확대 ▷공익법인 규제 개선 ▷생활 속 기부문화 확산 등 3가지를 꼽았다.

특히 보고서는 세제제원 확대와 관련해 “주요국과 같이 소득공제 방식으로 재전환 또는 소득공제·세액공제 선택 적용 방식으로 개선하거나 세액공제율을 현재 15%에서 30% 이상으로 높이는 등 과감한 세제지원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이수원 대한상의 경제정책실 팀장은 “팬데믹을 겪으면서 정부의 복지정책 한계를 보완하는 사회안전망으로서 민간기부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다”며 “민간기부 활성화를 위해 규제일변도 정책에서 벗어나 규제는 풀고 인센티브는 대폭 늘리는 전향적인 정책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yeongda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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