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학교 ‘석면 제거 보고서 조작’ 사실로…“재발 방지책 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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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지역 일부 학교에서 석면 제거 작업을 점검하는 조사업체의 보고서가 조작됐다는 의혹이 사실로 드러났다.
서울시교육청은 2021년 12월부터 겨울방학 동안 석면 제거 작업이 이뤄진 서울 소재 다수의 학교와 석면 잔재물 조사 용역을 계약한 업체들에 대한 감사 결과 4개 업체가 17개 학교에서 전자현미경 분석 사진을 중복으로 사용하는 등 보고서 조작이 있었다고 18일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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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역 대금 회수·부정당업자 지정·고발 조치
재발 방지 위해 기준 마련·전수조사 준비
[이데일리 김형환 기자] 서울 지역 일부 학교에서 석면 제거 작업을 점검하는 조사업체의 보고서가 조작됐다는 의혹이 사실로 드러났다. 서울시교육청은 업체들에 대한 용역 대금 회수·수사기관 고발 조치를 취하고 강화한 심사 기준을 통해 재발을 방지하겠다는 입장이다.
서울시교육청은 지난해 10월 ‘서울시 소재 다수 학교와 석면 잔재물 조사 용역을 계약한 업체들이 석면 함유 여부를 판독하는 전자현미경 분석 사진을 중복으로 사용했다’는 취지의 제보를 받았다. 이에 검증에 돌입한 서울시교육청은 4개 업체가 전자현미경 분석 사진을 중복으로 사용한 사실을 파악했다.
석면 제거 작업 조사의 경우 공사가 시행된 학교 건물의 일부를 임의로 추출해 전자현미경으로 분석하는 방법으로 시행된다. 학교 규모에 따라 추출 횟수가 정해지게 된다. 사진을 중복 사용한 업체들은 기준에 따라 정해진 추출 개수보다 적게 추출한 뒤 전자현미경 분석 결과를 중복사용해 부풀리는 방식으로 보고서를 조작했다.
서울시교육청은 전자현미경 분석 사진을 중복 사용한 4개의 업체의 계약 미이행에 대해 기지급된 용역 대금을 회수할 예정이다. 사진 중복한 부분에 대해서만 부분 회수하기 때문에 금액은 약 9000만원 정도다. 또 해당 용역 업체들을 부정당업자로 지정할 예정이다. 부정당업자는 ‘지방자치단체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 시행령’에 따라 지정될 경우 추후 입찰에 참여하지 못하는 등의 불이익을 받는다. 이외에도 시교육청은 의도성이 다분하고 중복 사진 사용 빈도가 많은 업체 2곳에 대해서는 고발 조치를 진행한다.
서울시교육청은 재발 방지를 위해 ‘전자현미경 분석에 관한 세부기준’을 지난 10일부터 시행하고 있다. 이 기준에 따라 앞으로는 잔재물 보고서에 △분석사진 △원소피크 그래프 △성분분석표 등이 포함돼 사진 중복 등 조작의 여지가 사라지게 됐다. 또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분석 사진 전수조사 방식’을 도입할 예정이다. 현재 해당 방식은 개발 중에 있으며 구체적인 조사방법은 전문가의 자문 이후 실시한다는 입장이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아이들과 교사, 학부모 및 학교 관계자 등 모든 교육 주체가 석면에 대한 걱정 없이 교육활동을 지속해 나갈 수 있도록 교육청은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다만 이번 조사의 경우 전수 조사가 아닌 공익제보가 들어온 4개 업체에 한해서 진행했기 때문에 이같은 조작 행위가 다른 업체에서 추가적으로 있을 가능성도 있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공익제보센터의 경우 제보가 들어온 내용에 한해 조사를 실시하고 있다”며 “추가적인 전수조사 등의 결정은 담당 부서가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형환 (hwani@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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