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날 죽이려 해" 말에 폼페이오 "여전히 그래"…회고록서 밝힌 첫 만남

마이크 폼페이오 전 미국 국무장관.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마이크 폼페이오 전 미국 국무장관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김정은 암살'을 주제로 농담을 나눴던 사실을 공개했습니다.

폼페이오 전 장관이 2018년 북미정상회담 사전정지 작업을 위해 극비리에 북한을 방문했을 때 일화입니다.

폭스뉴스는 현지시간 17일 이런 내용이 담긴 폼페이오 전 장관의 회고록 발췌본 일부를 입수해 보도했습니다.

오는 24일 발간되는 그의 회고록 제목은 '한 치도 물러서지 말라, 내가 사랑하는 미국을 위한 싸움'(Never Give an Inch, Fighting for the America I Love)입니다.

책에서 폼페이오 전 장관은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이었던 2018년 3월 자신이 도널드 트럼프 당시 대통령의 특사 자격으로 극비리에 방북했던 때를 회상했습니다.

폼페이오 전 장관은 "내 비밀 임무는 2018년 3월 30일 성(聖)금요일(부활절 직전 금요일) 앤드루스 공군기지를 이륙하면서 시작됐다"면서 "목적지는 북한 평양이었다. 나는 김정은 위원장을 만나기 위해 지구상에서 가장 어두운 곳 중 한 곳으로 향했다"고 적었습니다.

그는 "임무는 극소수에게만 알려진 완전한 비밀이었다"면서 "내 목표는 북한의 대량살상무기(WMD)를 제거하지 못하고 사실상 현재의 고조된 위협으로 이어진 과거의 실패한 노력을 바로 잡는 것이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과 처음 대면했을 당시를 떠올렸습니다.

폼페이오 전 장관은 김 위원장의 첫인상을 "작고 땀에 젖은 사악한 남자"로 묘사했습니다. 이어 "온갖 매력을 동원해 어색한 분위기를 전환하려고 했지만, 학살범에 어울리는 수준이었다"고 했습니다.

그는 "(김 위원장은) '난 당신이 나타나리라 생각하지 못했다. 당신이 나를 죽이려 했다는 것을 안다'고 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방북 준비 과정에서) 암살에 대한 농담은 (김정은이) 나를 맞이할 때 말할 수도 있는 목록에는 없었다"고 당시의 상황을 전했습니다.

폼페이오 전 장관은 "'위원장님, 나는 여전히 당신을 죽이려고 합니다'라고 답했다"면서 "유머로 응대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그 대화 직후 찍은 사진에서 김정은은 여전히 웃고 있었다. 그는 내가 농담을 했다고 확신하는 것 같았다"고 전했습니다.

이후 그는 약 40일 뒤 국무장관 자격으로 평양을 다시 찾는 등 여러 차례 방북길에 올라 북미정상회담을 조율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