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기부문화 세계 최하위권… "민간 기부 장려해야"

대한상의 '공익활동 활성화를 위한 제도개선 방안' 보고서
지난해 우리나라 기부 지수 88위로 최하위권
중국 10년새 140위서 49위로 상승하며 추월

韓 기부문화 세계 최하위권… "민간 기부 장려해야"

[파이낸셜뉴스] 세계적으로 경제 양극화와 복지 확대 이슈가 부각되는 가운데, 우리나라 기부 문화는 수준이 세계 최하위권에 머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상공회의소가 19일 발표한 '공익활동 활성화를 위한 제도개선 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우리나라 기부문화 수준은 세계순위, 참여율, 기부 의향 분야에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국가별 기부 문화 수준을 나타내는 '세계 기부 지수'에서 88위로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코로나가 정점을 찍은 2021년에는 110위로 사실상 꼴찌에 가까웠다. 이는 기부 선진국인 미국, 호주는 물론 중국보다 낮은 수준이다.

특히 최근 10년간 우리나라 순위가 2011년 57위에서 2022년 88위로 대폭 하락한 반면, 중국은 같은 기간 140위에서 49위로 급격히 상승했다. 보고서는 "우리나라가 팬데믹에 의한 경기 불안으로 기부 심리가 위축된 반면, 중국은 세계 경제대국 2위로 도약과 인민이 함께 부유해지자는 공동부유 운동이 확산된 결과"로 분석했다. 향후에도 양국의 차이는 더 벌어질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기부 참여율과 의향도 하락 추세다.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 13세 이상 국민 기부 참여율은 2011년 36.4%에서 2021년 21.6%로, 기부 의향은 같은 기간 45.8%에서 37.2%로 줄었다.

민간 기부도 규모 면에서 정체 상태에 머무르고 있다. GDP 대비 민간기부 비중은 2011년 0/79%에서 2021년 0.75%로 0.04%p 감소했다. 금액 자체는 같은 기간 11조원에서 15조6000억원으로 41% 늘어났지만, 명목 GDP가 1389조원에서 2072조로 49.2% 증가한 탓이다.

보고서는 "민간 기부 정체는 2014년 개인기부금 공제방식 변경(소득공제→세액공제)과 코로나 팬데믹 등이 복합적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실제 2013년까지 지속 상승하던 기부금 규모는 공제방식이 바뀌자 2013년 7조7000억원에서 2014년 7조1000억원으로 감소했다. 팬데믹으로 인한 전체 기부금도 2019년 14조5000억원에서 2020년 14조3000억원으로 축소됐다.

보고서는 민간 기부 활성화 방안으로 △기부금 세제지원 확대 △공익법인 규제 개선 △생활 속 기부문화 확산 등 3가지를 제시했다. 현 세액공제율 15%를 30% 이상으로 높이고, 법인 기부금 비과세 한도를 높여야 한다는 것이다.

이수원 대한상의 경제정책실 팀장은 "팬데믹을 겪으면서 정부의 복지정책 한계를 보완하는 사회안전망으로서 민간 기부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다"며 "민간 기부 활성화를 위해 규제일변도 정책에서 벗어나 규제는 풀고 인센티브는 대폭 늘리는 전향적인 정책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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