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 끊길까봐' 백골 어머니와 2년 딸, 생전에도 방임

[인천=뉴시스] 김동영 기자 = 숨진 어머니의 연금을 수령하기 위해 백골이 된 시신과 2년을 함께 지낸 40대 딸이 13일 오후 인천 미추홀구 인천지법에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모습을 드러냈다. 2023.01.13. dy0121@newsis.com

[인천=뉴시스] 김동영 기자 = 숨진 어머니의 연금을 수령하기 위해 백골이 된 시신과 함께 2년을 지낸 40대 딸이 생전에도 아픈 어머니를 돌보지 않고 방임한 사실이 드러났다. 이 딸이 2년 간 어머니 명의로 받아온 연금은 1400만~1600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인천 남동경찰서는 사체유기 혐의로 구속된 A(47)씨에게 노인복지법상 방임, 국민연금법 및 기초연금법 위반 혐의를 추가 적용해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라고 18일 밝혔다.

A씨는 2020년 8월께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는 어머니 B(79)씨의 시신을 인천 남동구 간석동 소재 빌라에 방치한 혐의로 구속됐다.

경찰은 A씨를 상대로 조사를 벌이던 중 생전 당뇨병 등으로 인해 거동이 불편한 B씨를 제대로 돌보지 않고 방임한 사실을 확인했다. B씨의 진료 기록 등을 확인한 경찰은 A씨의 방임 정황을 식별했다.

경찰에서 A씨는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해 어머니의 치료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경찰은 지난 11일 오후 10시19분 B씨와 연락이 닿지 않는다는 넷째 딸의 112 신고를 접수한 뒤 간석동 소재 빌라로 출동했다. 당시 B씨는 주거지 안방에서 이불에 덮여 백골 상태로 발견됐다.

주거지에서는 ‘지난 2020년 8월께 어머니가 사망했다’는 내용이 담긴 메모가 나왔다.

그는 “해당 메모는 자신이 직접 작성했고, 실제로 어머니는 그 시점에 사망했다”고 털어놨다.

기초연금 대상자인 B씨는 매월 20만~30만원의 연금을 받아왔으며, 동시에 매달 20만~30만원 상당의 국민연금을 받았던 것으로도 확인됐다.

B씨는 사망한 이후에도 약 2년 넘게 매달 50만~60만원의 연금을 지급받은 것이다.

결국 A씨는 B씨의 사망 추정 시점으로부터 28개월 동안 1400만~1600만원 상당의 연금을 부정 수령한 것으로 보여진다. 그는 사망한 어머니의 명의로 수령한 연금을 생활비 등으로 모두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경찰은 A씨에게 국민연금과 기초연금 등을 부정 수령한 혐의도 추가해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A씨에게 추가혐의를 적용해 이르면 오는 19일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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