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전공 IB부문 매출 반토막 난 골드만삭스·모건스탠리 올해 주가 빨간불?
골드만삭스는 -66%, 모건스탠리는 -40% 각각 감소
【실리콘밸리(미국)=홍창기 특파원】
세계적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의 향후 주가 흐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가 주전공인 IB부문의 이익이 급감하면서다.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는 미국의 다른 은행보다 소매 금융부문이 약한 만큼 IB 부문의 순익감소는 주가에 악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현실화되고 있는 불황에 대비하기 위해 미국의 주요 은행들이 대손충당금을 쌓고 있는 가운데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의 IB부문 수익 감소 타개 해법이 먹힐지 주목된다.
17일(현지시간)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이 은행의 지난해 4·4분기 순익은 전년 동기 대비 66%나 급감한 13억 3000만 달러(약 1조 6465억 원)를 기록했다. 모건스탠리도 같은 기간 순익이 40%나 감소하며 22억 4000만 달러(약 2조 7731억 원)에 그쳤다.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의 이 같은 수익 급감은 IB(투자은행)부문 사업이 부진했던 탓이다. 지난 2021년 넘쳤던 현금 유동성으로 기업들은 M&A(인수합병)를 진행했고 IB 부문이 강한 은행들이 매출을 높여줬지만 지난해에는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을 비롯해 인플레이션,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M&A시장이 가라앉았다. 때문에 IB부문에서의 골드만삭스 매출은 1년 전보다 48%, 모건스탠리는 49% 각각 감소했다.
IB부문의 수익감소는 비단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만의 문제는 아니다. JP모건체이스와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역시 지난주 4·4분기 실적 발표에서 IB부분의 수익이 전년 동기비 절반 이상 하락한 성적표를 받았다. 하지만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와 달리 JP모건체이스와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소매금융부문이 IB부문의 수익 하락을 상쇄시켰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분석했다.
물론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 모두 IB부문에 편중된 수익원을 다양화시키려는 노력은 진행하고 있다. 골드만삭스의 경우 지난 2016년부터 성장 동력으로 소매금융을 육성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까지 별다른 성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이와 관련, WSJ는 "골드만삭스가 대출과 일반 은행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 '마커스'에서 지난 2020년 이후 30억 달러(약 3조 7000억 원)의 손해를 봤다"고 꼬집었다. 마커스는 골드만삭스가 소매금융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지난 2016년 출범시킨 인터넷 개인 대출 플랫폼이다.
이와 관련, 데니스 콜먼 골드만삭스 CFO(최고재무책임자)는 "소매금융을 시작했을 때 우리는 기복이 있을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고 예상했지만 지금 더 부정적인 위치에 있다"고 했다.
모건스탠리의 경우 자산관리 부문에 심혈을 쏟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자산관리 부문에서 매출이 6% 증가했고 이익이 3분의 1 늘었다. 제임스 고먼 CEO(최고 경영자) 는 자산 관리 부문에 역량을 집중하면서 변동성이 IB부문에 대비하고 있다. 모건 스탠리의 지난해 매출 가운데 자산관리부문의 매출은 약 45% 정도다.
그럼에도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는 IB부문에서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특히 모건스탠리의 경우 IB 부문에 대한 자신감을 더 드러내고 있다.
모건스탠리 CEO인 고먼은 "연준이 금리 인상을 중단하면 투자은행 부문이 다시 살아날 것으로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세상의 부정적인 시각과 달리 우리가 암흑기로 가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발표한 양사의 주당 순이익은 골드만삭스는 3.32달러로 금융정보업체 레피니티브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5.48달러)보다 39%나 적었다. 모건스탠리는 1.26달러의 주당 순이익을 거두며 전문가 전망치(1.23달러)보다 높았다. 때문에 양사의 주가도 이날 엇갈렸다. 골드만삭스 주가는 전장 대비 6.44% 급락한 반면, 모건스탠리는 5.91%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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