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 서울 열차표가 10만원” 암표 기승

김보름 2023. 1. 18.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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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부산 →서울' KTX 기차표 10만 원, 비행기 표보다 싸요."

설 연휴를 앞두고 온라인에서 KTX나 SRT 등 고속열차 암표 거래가 허다하게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판매자는 24일 오후 2시 20분 부산발 서울행 KTX 티켓을 10만 원에 판매한다며 "비행기 표보다 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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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 티켓보다 싼 10만원”
온라인서 ‘설 기차표’ 검색하면
가격 부풀린 판매글 수두룩
국토부 암표 단속 12년간 ‘0’
매크로 의심돼도 막기 어려워
한 온라인 중고거래 사이트에 설 연휴인 24일 부산 출발 서울행 KTX 기차표를 10만 원에 판매한다는 게시글이 올라와 있다. 온라인 중고사이트 캡처

“24일 ‘부산 →서울’ KTX 기차표 10만 원, 비행기 표보다 싸요.”

설 연휴를 앞두고 온라인에서 KTX나 SRT 등 고속열차 암표 거래가 허다하게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는 설 기간 승차권 불법거래를 집중 단속하겠다고 밝혔지만 ‘암표꾼’을 막기에는 역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8일 중고나라, 번개장터, 당근마켓 등 온라인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KTX’ ‘SRT’로 검색했을 때 설 연휴 기간 기차표를 거래하려는 게시글이 수두룩하게 나왔다. 피치 못할 사정으로 예매한 기차표를 되팔려는 사람도 있지만 여러 장의 티켓을 선점한 뒤 웃돈을 얹거나 판매가를 ‘999,999원’으로 올려두는 식으로 가격 제안을 하는 장사꾼 글이 대다수다. 이들은 원가보다 적게는 7000원부터 많게는 4만 원까지 가격을 부풀려 기차표를 판매하고 있다.

암표 장사꾼들은 설 연휴 기간(21∼24일) 주요 구간 KTX, SRT 승차권 대부분이 매진됐다는 점을 악용해 한몫 챙기기에 나선 모습이다. 한 판매자는 24일 오후 2시 20분 부산발 서울행 KTX 티켓을 10만 원에 판매한다며 “비행기 표보다 싸다”고 설명했다. 기자가 티켓 구입을 원한다고 대화를 걸자 “다른 구매자가 나타나 10분 안에 이체해달라”고 재촉하기도 했다. 해당 티켓은 원가가 5만9800원이지만, 매진 상태다. 또 다른 판매자 역시 매진된 21∼24일 ‘서울-대구’ 구간 KTX 티켓 총 10장을 시간대별로 나열한 뒤 “정가 이상으로 양도한다. 연락을 주면 가격을 말씀드리겠다”는 글을 올렸다.

이같이 열차 승차권을 정상 가격보다 비싸게 파는 행위는 철도사업법 제10조 및 경범죄처벌법 3조를 위반하는 불법행위다. 최고 1000만 원까지 과태료 처분이나 벌금, 구류 등의 형을 받을 수 있다. 코레일은 승차권 다량발매, 매크로 의심건수에 대해 지난해 27명에게 강제탈퇴나 이용정지 조치를 하고 2명을 수사 의뢰하기도 했다.

문제는 불법거래를 적발하는 것이 어렵고, 처벌까지 이어지는 경우가 드물다는 것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암표 거래 관련 단속 건수는 2011년 이후 현재까지 0건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온라인상에서 이뤄지다 보니 단속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코레일이 2021∼2022년 매크로 이용이 의심된다며 10명을 수사 의뢰했는데 이 중 2명만이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코레일이 강제 탈퇴를 시켜도 다른 사람 명의로 가입하면 막을 방법이 없는 실정이다.

김보름 기자 fullmo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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