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와 시각]中 ‘저임금 효과’ 더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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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8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박람회 '소비자가전쇼(CES) 2023'의 특징 중 하나는 중국 가전회사들의 퇴조였다.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부터 현 조 바이든 행정부까지 꾸준히 수입관세 부과, 첨단기술 수출 규제 등을 통해 중국을 견제해 왔다.
중국은 미국의 위상을 위협하는 기술 추격국이기도 했지만, 동시에 전 세계 제품의 최대 공급처이자 최대 소비 시장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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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8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박람회 ‘소비자가전쇼(CES) 2023’의 특징 중 하나는 중국 가전회사들의 퇴조였다. 한때 CES가 ‘차이나가전쇼’의 줄임말이라는 말까지 나온 것을 생각한다면 큰 변화였다. 화웨이, 샤오미, 오포, 하이얼 등 중국 주요 기업들은 이번 CES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TCL, 하이센스 등은 대규모 부스를 차리기는 했지만, 눈에 띄는 기술을 선보이지 못했다. 세계 가전 시장의 ‘바로미터’라고 하는 북미 시장에서 중국 회사들이 영향력을 크게 잃어가고 있다는 점을 직감할 수 있었다.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부터 현 조 바이든 행정부까지 꾸준히 수입관세 부과, 첨단기술 수출 규제 등을 통해 중국을 견제해 왔다. 이 같은 정책이 효과를 보면서 미국 시장에서 중국은 위력을 잃어가고 있다고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이에 따른 대가도 적지 않다. 중국은 미국의 위상을 위협하는 기술 추격국이기도 했지만, 동시에 전 세계 제품의 최대 공급처이자 최대 소비 시장이기도 하다. 2001년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한 이후 중국은 세계 각국과 깊이 있는 무역 관계를 맺어 왔고, 아직도 대부분 국가는 중국 의존도가 상당하다. 중국이라는 값싼 제품 공급처를 잃어버렸고, 주요 물건을 팔 수 있는 큰 시장도 사라져 버렸다. 그야말로 이중고다. 중국과 지리적으로 가까운 한국에는 특히, 이런 기업이 많다.
‘세계의 공장’ 역할을 하던 중국을 배제하면서 물가가 급격히 오르고, 고물가를 잡기 위해 전 세계적으로 고금리 정책이 불가피해진 것은 가장 큰 기회비용이다. 지난 20∼30년 동안 일시적인 금리 인상 국면은 있었지만, 높은 저축률과 저임금 구조를 가지고 있는 중국의 존재는 다시 금리를 떨어뜨릴 수 있는 동력으로 작용했다. 이제는 낮은 금리의 담보자인 중국을 기대할 수 없게 됐다.
현실은 분명하다. 중국이 포함된 공급망은 다시는 회복되지 않을 것이다. 이는 과거 통용됐던 안미경중(安美經中·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과 같은 논리는 앞으로 설 자리가 없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하지만 상황을 단순하게 봐서는 안 된다. 세계 경제환경은 상상 이상으로 복잡하다. 한국은 미국보다 중국에 대한 교역 의존도가 훨씬 더 높다. 당장 미국이 가장 신경 쓰는 공급망 중 하나인 반도체만 해도 한국 주요 회사들의 대중 수출 의존도가 40%에 달한다. 또, 미국은 인플레이션감축법(IRA)과 같은 이슈에서 군사동맹국인 한국의 사정도 봐주지 않았다. 한국만의 전략을 갖고 지금 상황을 헤쳐 나가야 한다는 의미다.
상황을 냉정히 보고 우리가 가진 지렛대를 활용해서 우리 기업들의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 다행인 점은, 미국이 추진하고 있는 공급망 재편에서 한국은 가장 중요한 나라 중 하나라는 것이다. 그 바탕은 반도체, 전기자동차 등 미국이 공급망을 재편하려는 주요 분야에서 한국이 최고의 기술력과 안정적인 공급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의 가장 중요한 무기다. 이를 더 활용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모두가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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