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장연 ‘서울시 합동면담 최후통첩’ 사실상 거부… 시위 재개 가능성

전장연은 “단독 면담” 고수
시위중단시한 19일로 예고
20일 재개땐 출근길 불편 재연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가 “단독 면담을 요청한다”며 비공개 단체 면담을 요청한 서울시의 최후통첩을 사실상 거부하면서 설 연휴 전날인 20일부터 전장연의 지하철 탑승 시위가 재개될 가능성이 커졌다. 이에 따라 출근길 지하철 탑승객들이 다시 불편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18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시는 전장연과 면담을 위해 다섯 차례의 실무 협의를 거친 이후 지난 17일 오세훈 서울시장과 다른 장애인 단체와의 비공개 합동 면담을 전장연에 ‘마지막’으로 요청했다. 면담 일시는 19일 오후로 못 박았다. 사실상 전장연에 최후통첩을 날린 셈이다.

전장연은 지난 4일 오 시장과의 면담을 요청하면서 19일을 지하철 탑승시위 중단 마지노선으로 정한 바 있다. 시는 당초 양측 합의를 전제로 설 연휴 이후 일정을 잡는 것도 고려했지만 전장연이 제시한 시한까지 만남을 성사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는 방침이다.

시는 전장연의 요구 사항 중 탈시설과 관련해 전장연뿐 아니라 다양한 장애인 단체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탈시설은 장애인이 장애인 생활시설에서 나와 지역사회에서 자율적으로 살아가는 것을 의미한다. 시 관계자는 “전장연이 주장하는 장애인 권리예산 반영 부분은 기획재정부 소관으로 서울시에선 할 수 있는 것이 없다”면서 “시에서 관여할 수 있는 부분은 탈시설 관련인데 전장연뿐 아니라 타 단체 의견도 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전장연은 이러한 시의 최종 제안을 사실상 거부했다. 전장연은 이날 오전 지하철 4호선 혜화역에서 진행된 선전전에서 “당초 요구한 법원의 조정안 수용 여부와 지하철역 엘리베이터 100% 설치 약속 불이행 등 전장연이 제기한 의제가 논의에서 사라진 점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면서 “다시 한번 단독 면담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전장연은 이후 시 등이 지난 2일 탑승시위를 물리적으로 막는 등 집회의 자유를 폭력적으로 제한했다는 이유로 해당 건을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했다.

이정민 기자 ja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