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시진핑·푸틴에 연하장…‘반제·반미’ 연대 과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 우방 국가수반들에게 새해 연하장을 보냈다. 국제 정세를 ‘신냉전’ ‘다극화’로 규정한 상황에서 미국에 맞서는 ‘반제국주의’ 연대를 강조하는 모습이다.
노동신문은 18일 “김정은 동지께서 주체112(2023)년 새해에 즈음하여 여러 나라 당 및 국가수반들에게 연하장을 보내시였다”고 밝혔다.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 미겔 다이스카넬 쿠바 대통령 순으로 언급됐다. 라오스·베트남·시리아 지도자들과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상무위원 및 대외연락부장에게도 전달됐다.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 등이 지난 1일 김 위원장에게 연하장을 보낸 데 대한 답신 성격으로 보인다. 연하장에 담긴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핵무기 개발 등으로 국제사회에서의 고립을 자초한 북한이 원만한 외교 관계를 맺은 국가들과의 연대를 과시하는 의도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현재 국제 정세가 “신냉전 체계로 명백히 전환되고 다극화의 흐름이 더욱 가속화”됐다며 특히 미국과 맞서는 중국·러시아와의 밀착을 강화하고 있다.
북한은 우방 국가들과의 연대 고리로 ‘반제국주의’를 앞세우고 있다. 북한 외무성은 전날 “중국, 로씨야(러시아), 꾸바(쿠바), 이란, 수리아(시리아), 베네수엘라, 벨라루씨(벨라루스) 등 반제자주적인 나라들은 미국의 이중기준적이며 날강도적인 행태를 내정 간섭과 제도 전복을 노린 정치적 도발로 강력히 규탄 배격하였다”고 미국의 인권결의를 비난했다.
노동신문은 이날 ‘자주성은 나라와 민족의 생명이고 존엄이다’라는 제목의 글에서 “제국주의자들은 저들의 지배권 확보를 위해 한손에는 핵무기를, 다른 한손에는 돈주머니를 쥐고 흔들면서 주권 국가들에 대한 군사적 위협과 공갈, 경제적 침투 책동을 집요하게 벌리고 있다”며 “사대와 외세의존, 제국주의에 대한 환상은 곧 죽음”이라고 주장했다.
신문은 그러면서 “사상에서 주체, 정치에서 자주, 경제에서 자립, 국방에서 자위”를 원칙으로 “대외관계에서도 자주적 입장을 확고히 견지하고 자주권의 호상 존중, 내정 불간섭, 평등과 호혜의 원칙에서 세계 여러 나라와의 친선협조 관계를 발전시켜왔다”고 강조했다.
박광연 기자 lightyea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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