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장사 오명 씻자’ 은행권 금리 인하, 수수료 면제 잇따라

최희진 기자 2023. 1. 18.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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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용 NH농협은행장이 지난 4일 서울 중구 농협은행 본부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NH농협은행 제공

은행권이 대출금리 감면, 이체 수수료 면제 등 취약계층을 포함한 금융소비자 지원 프로그램을 앞다퉈 내놓고 있다. 은행권이 금리 상승에 힘입어 지난해 역대 최고 실적을 거둔 것 등에 대해 ‘이자 장사’라는 원성이 빗발치자 이런 방안을 발표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NH농협은행은 18일 연간 1000억원 규모의 금융 지원 프로그램을 발표했다.

농협은행은 취약계층의 고통 분담을 위해 대출금리를 내린다. 가계·기업대출을 받은 농업인, 농식품기업을 운영하는 중소기업과 영세자영업자에 대한 우대금리를 종전 대비 0.2%포인트 확대한다. 청년 전·월세 대출을 받은 청년 차주에게도 상생 지원 우대금리를 0.2%포인트를 추가 제공한다. 아울러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를 0.8%포인트 인하한다.

농협은행은 또 금융 지원에 소외되고 있는 중소기업·소상공인을 위해 지역신용보증재단 등에 700억원을 특별 출연하기로 했다.

아울러 농협은행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NH올원뱅크’ 고객에게 전자금융 이체 수수료를 완전히 면제한다. 앞서 신한은행과 KB국민은행도 모바일·인터넷뱅킹의 타행 이체 수수료를 전액 면제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석용 신임 농협은행장은 “이번 지원 프로그램이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는 기업과 국민에게 위로와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KB국민은행 제공

KB국민은행도 오는 26일부터 주택담보·전세자금 대출 금리를 최대 1.30%포인트 인하한다고 밝혔다.

국민은행은 ‘KB주택담보대출’ 상품의 변동금리를 신규코픽스 기준으로 최대 1.05%포인트, 신잔액 코픽스 기준으로는 최대 0.75%포인트 하향 조정한다.

전세자금대출 상품 중에선 ‘KB주택전세자금대출’, ‘KB전세금안심대출’, ‘KB플러스전세자금대출’의 금리를 낮춘다.

KB전세금안심대출 금리는 신규코픽스 기준으로 최대 1.30%포인트 인하한다. 이에 따라 현재 연 6.27%~7.76%인 금리가 4.97%~6.37%로 낮아진다. KB플러스전세자금대출은 신잔액 코픽스 기준으로 0.90%포인트 하향 조정한다.

국민은행은 지난달 말에도 주택담보대출과 전세자금대출 금리를 각각 최대 0.50%포인트, 0.75%포인트씩 내린 바 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금융 소비자의 이자 비용을 경감하고 서민경제 안정화에 이바지하기 위해 추가 금리 인하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시중은행이 대출금리를 거듭 인하하는 것은 금리를 더 낮추라는 금융당국의 요구에도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13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은행은 가산금리 조정 등에 어느 정도 재량이 있다”며 “과도한 대출금리 상승으로 인해 가계·기업의 부담이 큰 점을 개별 은행들이 살펴봐 달라”고 말했다.

최희진 기자 dais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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