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돕고 사랑하라”…세계 최고령자 프랑스 앙드레 수녀, 118세로 영면

정채빈 기자 2023. 1. 18.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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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드레 수녀가 117번째 생일 전날인 2021년 2월 10일(현지 시각) 프랑스 남부 툴룽의 한 노인요양시설에서 휠체어를 탄 채 기도하는 모습./AFP 연합뉴스

세계 최고령자로 알려진 프랑스의 앙드레 수녀(본명 루실 랑동)가 17일(현지 시각) 118세를 일기로 선종했다.

이날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앙드레 수녀가 거주하던 프랑스 툴롱의 양로원 관계자는 앙드레 수녀가 잠을 자다가 세상을 떠났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매우 슬프지만, 먼저 세상을 뜬 아끼던 남자 형제를 그리워한 수녀님에게 (죽음은) 해방일 것”이라고 말했다.

기네스북에 따르면 앙드레 수녀는 지난해 4월에 119세로 숨진 일본의 다나카 가네 할머니에게 세계 최고령자 타이틀을 물려받았다.

그는 1904년 2월 11일 알프스 산맥 인근의 남프랑스에서 3남 1녀 중 고명딸로 태어났다. 41세이던 1944년 가톨릭 자선단체에 입회하며 수녀가 됐다. 청년 시절에는 가정 교사로 일하다가 비교적 뒤늦게 수녀가 된 그는 프랑스 중부의 소도시 비쉬의 한 병원에 발령을 받아 31년 동안 의료진으로 일했다.

은퇴 후에는 지중해 항구도시 툴롱의 양로원으로 터전을 옮기고 그곳에서 기도와 식사, 주민들과의 만남 등으로 일상을 보냈다. 그는 편지를 많이 받기도 했는데, 받은 편지에는 거의 모두 답장을 보냈다고 한다.

가장 기뻤던 기억으로는 1차 대전에 참전했던 형제 2명이 살아서 돌아온 순간을 꼽았다. 그는 생전 AFP통신에 “(1차 대전 당시) 가족 중 2명이 살아 돌아오는 것보다 2명이 죽는 것이 더 흔한 일”이라며 “그들은 둘 다 돌아왔다”고 말했다.

2021년 1월에는 코로나에 감염되기도 했다. 특별한 이상 없이 완치 판정을 받았다. 당시 그가 거주하던 양로원 입주자 88명 중 81명이 확진됐고, 10명이 사망했다. 앙드레 수녀는 현지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죽음이 두렵지 않기 때문에 확진 판정을 받았을 때도 담담했다”며 의연한 모습을 보였다.

앙드레 수녀는 고령으로 인해 실명하고, 휠체어에 의지하는 상태임에도 양로원에서 자신보다 나이가 적은 다른 노인들을 돌봤다. 그는 지난해 4월 일하는 것과 타인을 돕는 것을 활력의 비결로 꼽았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그는 당시 자신이 108세까지 일을 했다며 “사람들은 일 때문에 힘들어 죽겠다고 하지만, 나에게는 일이 삶의 원동력”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사람들은 서로 미워하지 말고 서로 돕고 사랑해야 한다. 그것만 명심하면 상황이 훨씬 좋아질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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