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시사] 국민의힘 전당대회, 성급한 예측은 금물

2023. 1. 18.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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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 정가에서 가장 주목받는 인물 중 하나는 나경원 국민의힘 전 원내대표다.

나 전 대표가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직과 기후환경 대사직에서 해임·해촉됐기 때문이다.

나 전 대표 본인이 사표를 제출했음에도 해임됐기에 대통령실이 현재 그를 어떤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는지를 알 수 있게 한 '사건'이라는 해석이 많다.

나 전 대표로서는 해임·해촉을 당하고서도 당대표 경선에 출마하지 않으면 대통령실의 해임 이유를 인정하는 것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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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 정가에서 가장 주목받는 인물 중 하나는 나경원 국민의힘 전 원내대표다. 나 전 대표가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직과 기후환경 대사직에서 해임·해촉됐기 때문이다. 나 전 대표 본인이 사표를 제출했음에도 해임됐기에 대통령실이 현재 그를 어떤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는지를 알 수 있게 한 ‘사건’이라는 해석이 많다.

역설적이게도 이는 오히려 나 전 대표의 전당대회 출마를 더 밀어붙인 셈이 됐다. 나 전 대표로서는 해임·해촉을 당하고서도 당대표 경선에 출마하지 않으면 대통령실의 해임 이유를 인정하는 것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즉,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는 셈이 될 수 있고 이렇게 되면 정치적 생명이 상당히 위태로워질 가능성이 커지기에 출마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출마한다고 하더라도 나 전 대표는 여러 난관을 이겨내야만 승리할 수 있을 것이다. 가장 큰 난관은 반윤(反尹) 이미지로는 전당대회에서 승리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당원들은 이번에 당대표가 될 인물은 대통령실을 지원할 수 있는 인물이어야 한다고 생각할 것이다. 당원들의 주된 관심사는 총선 승리이고, 총선 승리를 기반으로 정권을 재창출하는 것임이 분명하다. 과거처럼 대통령과 당대표의 관계가 불편하면 대통령 지지율이 하락할 가능성이 크고, 그렇게 되면 총선 승리가 요원해질 것이란 인식이 있다. 그렇기에 나 전 대표의 반윤 이미지가 커진다면 경선이 상당히 어려워질 가능성이 크다.

이런 상황에서 나 전 대표가 취할 수 있는 전략은 이른바 ‘윤핵관’과 ‘윤석열 대통령’을 분리해서 대응하는 것이다. 즉, 윤핵관들의 공격에 대해서는 단호히 대응하되, 윤 대통령에 대해서는 협조적인 모습, 대통령을 존중하는 모습을 보이는 전략을 취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것도 쉽지는 않다. 전당대회에 출마한다는 것 자체가 윤 대통령을 존중한다는 이미지를 주기 힘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 전 대표의 승리 가능성을 비관적으로만 볼 이유도 없다. 현재 국민의힘 당원 수가 과거에 비해 몇 배 늘어났기 때문이다. 과거 28만명이었던 당원 수가 78만명을 훌쩍 넘고 있고, 20~40대 당원도 늘었다. 현재 20~40대 당원은 전체 당원의 33% 정도를 차지하고 있고, 수도권 당원도 과거에 비해 상당히 늘어났다. 현재 수도권 당원비율은 37% 정도인데 영남 당원비율이 40%로 축소됐다는 점을 참작하면 수도권 당원들의 정서를 무시할 수 있는 상황도 분명 아니다. 이런 상황이라면 누가 유리하다고 쉽게 예측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즉, 당원 수가 80만명을 넘을 정도라면 이른바 조직표 영향력은 상대적으로 축소될 수 있다는 점, 그리고 나경원 전 대표는 보수층의 지지를 가장 확고히 받는 정치인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불리하기만 한 것은 아니다.

상황들을 종합해 보면, 전당대회에서 누가 당선될 가능성이 크다는 식의 예상은 불가능하다. 과거 전당대회를 돌이켜봐도 그렇다. 지난 2014년 전당대회에서는 친박의 좌장 서청원 전 대표가 절대적으로 유리할 것이라는 분석이 많았지만 김무성 전 의원이 당선됐고, 2021년의 전당대회에서도 예상을 깨고 이준석 전 대표가 당선됐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섣부른 예측은 금물이다.

다만, 누가 당대표로 당선돼도 대통령과의 원만한 관계를 유지해야 할 것이라는 점은 중요하다. 신임 대표 자신의 정치생명을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총선 승리이고, 이를 위해서는 대통령 지지율을 최소한 현재 정도로 유지하는 것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아마도 현재 모든 당권주자는 이를 잘 알고 있을 듯싶다. 현재의 내홍을 성장통으로 만드는 것 역시 신임 당대표의 책무일 것이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jin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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