羅출마·당심·결선투표, 국힘 전대 3대변수로

2023. 1. 18.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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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심’ 업은 김기현 與지지층 1위
나경원 장고, 컨벤션 효과 미지수
당원만 90만명 ‘당심’ 누구도 몰라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후보 등록 전부터 조기 과열되며 ‘진흙탕’ 싸움판이 벌어지고 있다. ‘윤심(尹心)’을 등에 업은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이 여당 지지층 내 지지율 조사에서 1위를 기록하는 등 파죽지세다. 관건은 아직 나경원 전 의원이 출마를 고심하고 있다는 점이다.

출마선언은 통상 단기 지지율 상승(컨벤션 효과)으로 이어진다. ‘진짜 당심’은 아직 아무도 모른다는 변수도 있다. 현재까지 발표된 지지율 조사는 국민의힘 지지층 조사일뿐, ‘당심 조사’는 없었다. 국민의힘이 처음 도입한 결선 투표 역시 김 의원의 무난한 당선 가도엔 변수다. 두명만 무대에 오르는 결선에선 표의 확장성이 최종 승부를 가른다.

18일 뉴시스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국민리서치그룹과 에이스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14~16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2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여당 지지층 397명에게 ‘국민의힘 당대표 적합도’를 물은 결과 김기현 의원은 35.5%, 나경원 전 의원은 21.6%, 안철수 의원 19.9%, 유승민 전 의원은 7.4%로 집계됐다. 이같은 결과는 직전 발표된 것과는 전혀 결이 달라진 것이다.

같은 조사기관이 실시한 직전 조사(12월 27일~29일)에선 김 의원이 15.2%, 나 전 의원이 30.8%를 기록해 나 전 의원이 오차 범위 밖에서 김 의원을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이상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불과 한 주 사이 수위 주자가 바뀐 것은 물론 지지율 격차가 오차 범위 밖으로 한참 벌어진 것이다.

김 의원의 지지율 상승세는 윤석열 대통령이 김 의원을 지지한다는 ‘윤심’ 효과와 함께, 윤 대통령이 직접 나 전 의원을 ‘해임’ 했고, 이후 불거진 ‘윤핵관’ 인사들의 나 전 의원에 대한 공세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지난 17일에는 국민의힘 초선 의원 48명이 나 전 의원을 공격했다. 초선의원들은 성명서에서 “본인의 희망에 따라 맡겨진 2개의 장관급 자리를 무책임하게 수행한 데 대해 인사권자인 대통령이 직접 책임을 물었는데도, 참모들의 이간계 탓으로 돌렸다”고 나 전 의원을 거세게 비판했다. 국민의힘 전체 의원(115명)수의 절반에 육박하는 의원들이 나 전 의원에게 ‘불출마’를 종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나 전 의원은 또다시 ‘장고’에 빠졌다. 나 전 의원은 이날 오전 자신의 거주지에서 기자와 만나 ‘출마의사’를 묻는 질문에 고개를 저으며 손사래를 쳤다. 대답은 한마디도 없었다. 나 전 의원은 ‘대통령실의 어제 반박’ 등을 묻는 질문에도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김대기 대통령실 실장은 전날 “나경원 전 의원 해임은 대통령의 정확한 진상 파악에 따른 결정”이라고 했다. 나 전 의원이 “(해임은) 대통령에게 전달 과정에 왜곡이 있었다”는 메시지에 대한 반박 차원이었다.

나 전 의원은 당초 설 연휴 전인 19일 또는 20일께 출마 선언을 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나 전 의원은 이에 대해서도 이날 답을 하지 않았다. 나 전 의원은 ‘출마 선언은 설 이전이냐’는 질문에 답이 없었다.

국민의힘 의원들의 나 전 의원에 대한 격한 반감 표시 등이 나 전 의원의 출마 결심을 늦추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정치권에선 나 전 의원이 출마를 못하게 될 것이란 전망과, 그럼에도 출마를 강행할 것이란 관측이 엇갈리고 있다.

국민의힘 전당대회의 또하나의 변수는 당원수 변화에 따른 ‘당심’을 아직은 누구도 알지 못한다는 데 있다. 국민의힘은 일반당원 등을 포함해 오는 1월 30일까지 전당대회에 투표권을 행사할 선거인단을 확정한다. 아직 누가 투표권을 행사할지가 확정되지 않은 탓에 정확한 당심은 아직 ‘판도라의 상자’에 들어있다. 현재까지 나온 지지율 1위 등 순위 변화는 여론조사 대상 가운데 ‘국민의힘 지지층’ 의견을 취합한 것일 뿐 당원들에 대한 조사는 아니다.

국민의힘 당원 수는 2021년 32만여명에서 최근에는 90만명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늘어난 것으로 알려진다. 그러나 90만명 당원이 어떤 성향을 가졌는지는 아직 확인된 바 없다. 국민의힘 기획조정국 관계자는 “전대 투표권을 행사할 당원 명부는 후보들의 선거운동이 시작될 때 후보들에게 공개된다. 누구도 당심을 모르기에 후보들마다 유리한 해석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최근 “아마 윤핵관들이 까무러칠 거다. 당원들이 ‘윤핵관’의 생각과 같이 움직이진 않을 것”이라고 말 한 것으로 알려진다.

국민의힘이 사상 처음으로 도입한 ‘결선투표’ 역시 최종 결과를 가를 주요 변수다. 국민의힘은 ‘윤심’을 등에 업은 김 의원의 지지율이 5%안팎이었던 지난달 중순께 ‘결선투표’ 등을 포함한 전대 룰을 개정했다. 그런데 최근 김 의원의 여당 지지층 내 지지율이 30%를 넘어서면서 결선투표가 도리어 변수가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예컨대 ‘김기현-안철수’가 결선에 올라가게 될 경우 조경태·윤상현·나경원 등을 지지했던 표심이 상대적으로 김 의원 보다는 안 의원에게 쏠릴 개연성이 있다는 분석이 정치권 내에선 적지 않다. 홍석희 기자

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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