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국수본부장에 검찰 출신 오나

정순신 前법무연수원 용인분원장
尹대통령과 함께 근무 인연 ‘눈길’
경찰출신 지원자 2명과 경쟁 구도

경찰 수사를 총괄하는 국가수사본부 제 2대 본부장 공모에 검사 출신 정순신 전 법무연수원 용인분원장이 지원한 것으로 파악됐다. 유일한 검사 출신 지원자인 정 전 부원장은 윤석열 대통령과 대검찰청·서울중앙지검 등에서 함께 근무한 인연이 있어 주목된다. 18일 경찰과 법조계 등에 따르면 지난 16일 마감한 경찰 국가수사본부장 공모 지원자는 정 전 원장과 장경석(59) 전 인천경찰청 제2부장, 최인석(48) 전 강원 화천경찰서장 등 3명으로 전해졌다.

정 전 원장은 1995년 제37회 사법시험에 합격 1998년 법무법인 충정 변호사로 근무하다 2001년 검사로 전직해 20여년 간 검사생활을 했다. 2014년엔 인천지검 특수부장을 역임한 정 전 원장은 윤 대통령이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2과장이던 2011년엔 대검찰청 부대변인으로, 윤 대통령이 서울중앙지검장이던 2018년엔 중앙지검 인권감독관으로 같은 검찰청에 근무한 인연이 있다. 2017년엔 최순실 국정농단 특별수사본부 부공보관을 맡기도 했다. 그는 2020년 법무연수원 용인분원장을 끝으로 검찰에서 퇴직하고 법무법인 평산 대표변호사를 맡았다.

경찰대 2기 출신인 장 전 부장은 경찰청 생활질서과장과 서울 강서경찰서장, 서울경찰청 수사부장을 역임했다. 인천경찰청 제2부장을 끝으로 퇴임해 지난해 법무법인 태신 경찰수사대응팀 전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최 전 서장은 2002년 제44회 사법시험에 합격한 뒤 2006년 특채로 경찰에 입직했다. 서울 방배경찰서 수사과장과 강원 화천경찰서장, 경찰청 기획조정관실 과장 등을 역임한 뒤 지난 2019년 변호사로 개업해 법무법인 율촌 경찰수사대응팀 팀장으로 근무 중이다. 경찰은 이들 3명의 서류심사와 신체검사, 위원회 종합심사 등을 거쳐 최종적으로 윤희근 경찰청장이 윤 대통령에게 최종 추천자를 보고하게 된다.

경찰 안팎에서는 그간 제2대 국수본부장이 내부 승진 인사가 될지, 아니면 외부 인사, 특히 검사출신이 발탁될지 여부가 최대 관심사였다. 윤석열 정부가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권력이 커진 경찰 견제를 중시하는 만큼, 검사 출신이 올 수 있다는 전망이 꾸준히 나왔기 때문이다.

다만 검사 출신 인사가 국수본부장에 발탁될 경우 경찰 내부에서 이를 받아들이기 어려워해 조직 장악 문제 등 분란이 커질 것이란 관측도 있다. 실제 조직 안팎에선 경찰 수사 최고책임자로 검사 출신이 오는 데 대한 부정적 기류가 존재한다.

경찰은 당초 보도자료를 통해 “국수본부장 직위를 공모한 결과 총 3명이 지원했다. 이들 3명은 법조인 또는 경찰 출신 인사들”이라고만 밝혔다. 경찰은 정 전 부원장이 지원했다는 언론 보도가 나온 이후에도 “공식적으로 지원자 신상을 확인해줄 수 없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유지했다.

이번에 선발될 제 2대 국수본부장은 다음 달 25일 퇴임하는 남구준 초대 본부장의 뒤를 이어 2025년까지 2년 동안 국수본을 이끌게 된다.

배두헌 기자

badhoney@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