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내 고립·은둔 청년 13만 명…“취업 실패·심리 요인”

취업에 실패하거나 심리적인 요인으로 사회로부터 고립되거나 은둔하고 있는 청년이 서울에서만 13만 명에 가까운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서울시는 지난해 5월부터 서울에 거주하는 만 19살에서 39살까지 청년 6천9백여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바탕으로 ‘서울시 고립·은둔 청년 실태조사’ 결과를 오늘(18일) 발표했습니다.

이번 조사는 서울에 사는 고립·은둔 청년의 규모를 추정하고 고립·은둔 청년의 전반적 생활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온라인으로 진행됐다고 서울시는 설명했습니다.

‘고립’은 정서적, 물리적 고립 상태가 6개월 이상 유지되는 경우, ‘은둔’은 외출 없는 생활이 6개월 이상 유지되거나 최근 한달간 구직 활동이 없는 경우로 규정했습니다.

■ 서울 내 고립·은둔 청년 12만 9천여 명 추정…“취업이나 정신적 어려움 토로”

이번 조사에 응답한 청년 가운데 고립·은둔 청년 비율은 4.5%로 추정되며, 이를 서울시 인구에 적용할 경우 최대 12만 9천 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를 전국 청년으로 범위를 넓히면 국내의 고립·은둔 청년은 약 61만 명에 이를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서울시는 밝혔습니다.

이들이 고립·은둔 생활을 하게 된 원인으로는 ‘실직 또는 취업이 어려움(45.5%)’이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고, 이어 ‘심리적, 정신적인 어려움(40.9%)’, ‘다른 사람과 대화하거나 함께 활동하는 등 인간관계를 맺는 것이 어려움(40.3%)’ 등의 순이었습니다.

또, 고립·은둔 청년의 18.5%가 정신건강 관련 약을 먹는다고 답해 일반청년 8.6%보다 2배 이상 높았고, 고립·은둔 청년 10명 중 8명은 ‘가벼운 수준 이상의 우울’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들은 필요한 지원방안으로 ‘경제적 지원(57.2%)’을 가장 많이 꼽았고 ‘취미·운동 등의 활동(44.7%)’, ‘일자리나 공부 기회(42.0)’,‘심리상담(36.8%)‘ 등의 순이었습니다.

서울시는 2년 전 지원 근거가 되는 조례안을 만든 뒤 리커버리센터 등을 통해 지원 사업을 진행하고 있고 이르면 3월부터 의료기관 연계 등 지원 프로그램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김철희 서울시 미래청년기획단장은 “고립‧은둔 청년의 사회적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당사자 중심의 섬세한 정책설계가 필요해졌고, 이에 서울시가 전국 최초로 실태조사를 시행했다”며 “지원 방안을 마련해, 그 청년들이 다시 사회로 나와 안전하고 편안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구체적인 사업을 마련해 제공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서울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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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정호 기자 (yellowcard@k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