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콕·방콕' 서울 청년 13만명…절반은 "실직·취업난 탓"

윤다정 기자 2023. 1. 18.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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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립·은둔 실태조사…55.6% "집에서만 생활"
55.7% "벗어나고파"…경제적 지원 필요
ⓒ News1 DB

(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서울 청년 중 고립·은둔 생활을 하는 비율은 4.5%, 최대 12만9000명에 이를 것으로 조사됐다. 고립·은둔 생활을 한 계기로는 2명 중 1명이 실직 또는 취업의 어려움을 꼽았다.

서울시는 지난해 5~12월 실시한 '고립은둔 청년 실태조사'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18일 밝혔다.

이번 조사는 고립·은둔청년의 규모 추정을 위한 가구조사(청년 상주하는 가구 대상)와 고립·은둔청년의 전반적 생활실태를 파악하기 위한 청년조사(서울시 일반청년 대상)로 나누어 온라인으로 진행했다.

또한 실제 고립·은둔 생활을 하는 당사자와 지원기관 실무자 대상으로 심층조사까지 실시해 조사 결과의 정확성을 높였다.

'고립'은 현재 정서적 또는 물리적 고립상태에 놓인 자로 고립 상태가 최소 6개월 이상 유지되는 경우, '은둔'은 현재 외출이 거의 없이 집에서만 생활하며 은둔 상태가 최소 6개월 이상 유지되고, 최근 한 달 내 직업·구직 활동이 없던 경우로 규정했다.

◇ 고립·은둔 서울 청년 4.5% 추정…최대 12만9000명

조사 결과 서울 청년 중 고립·은둔청년 비율은 4.5%로 추정되며, 이를 서울시 인구에 적용할 경우 최대 12만9000명에 이를 것으로 산출됐다. 전국 청년(만19~39세) 대상으로 범위를 넓힐 경우 약 61만명에 이를 것으로 볼 수도 있다.

고립·은둔 생활을 하게 된 계기는 △실직 또는 취업의 어려움(45.5%) △심리적, 정신적인 어려움(40.9%) △다른 사람과 대화하거나 함께 활동하는 등 인간관계를 맺는 것이 어려움(40.3%) 등 순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서울시 청년 전체 평균보다 성인기 전후로 더 많은 부정적 경험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성인기 이전에는 △가족 중 누군가가 정서적으로 힘들어했던 경험(62.1%) △집안 형편이 갑자기 어려워진 경험(57.8%) △지인으로부터 괴롭힘과 따돌림을 당했던 경험(57.2%) 등이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성인기 이후에는 △원하던 시기에 취업을 하지 못한 경험(64.6%) △원했던 직장에 들어가지 못했던 경험(60.7%) 등 주로 취업 실패 등에 대한 경험을 안고 있었다.

◇ 고립·은둔 청년 절반 이상 집에만…4명 중 1명 "5년 이상"

고립·은둔청년 중 55.6%는 거의 외출을 하지 않고, 주로 집에서만 생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한 생활의 지속 기간은 △1년 이상~3년 미만(28.1%) △3년 이상~5년 미만(16.7%) △10년 이상(11.5%) 순으로, 은둔 생활이 5년 이상 장기화 된 청년 비율도 28.5%로 매우 높게 나타났다.

이들 중 본인 가구의 사회경제적 수준이 보통보다 낮다고 응답한 비율은 64.7%였다. 이는 일반청년의 응답 31.4%에 비해 2배 이상 높은 수치이다.

또한 본인의 경제적 수준도 △매우 부족함(51.6%) △약간 부족함(33.5%)으로 나타나 일반 청년 각 15.2%, 35.6%와 큰 차이가 나타났다.

자신의 신체적 건강상태에 대해서는 43.2%가 나쁘다고 응답해 일반 청년 14.2%보다 3배 이상 높았다.

정신건강 관련 약물은 18.5%가 복용한다고 답해 일반청년 8.6%보다 2배 이상 높았다. 또한 10명 중 8명은 '가벼운 수준 이상의 우울'(중증수준 이상은 57.6%)을 겪고 있다고 답했다.

◇ 당사자에겐 '경제적 지원', 가족에겐 '이해 프로그램' 필요

고립·은둔 생활에서 벗어나고 싶다고 느낀 적이 있는지 여부에 대해 55.7%는 이상이 '그렇다'고 응답했으며, 43%는 실제 벗어나기 위한 시도를 해 본 것으로 확인됐다. 이를 위해 시도한 것은 △취미활동(31.1%) △일이나 공부(22.0%) △병원 진단 및 치료(15.4%) △심리상담(10.2%) 순으로 조사됐다.

필요한 지원 방안은 △경제적 지원(57.2%) △취미, 운동 등의 활동(44.7%) △일자리나 공부 기회(42.0%) △심리상담(36.8%) 등 순으로 꼽혔다.

가족에게 필요한 지원방안으로는 △고립과 은둔에 대한 이해 프로그램(22.4%) △부모와 자식 간 가족 상담(22.1%)이 높게 나타났다.

서울시는 이번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오는 3월 중 종합적인 지원 계획을 마련해 시행할 예정이다.

먼저 국내 최고 수준의 대학 전문병원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이를 토대로 청년 마음건강 정책과 통합하고 사업을 고도화한다.

기존에 개별적으로 추진되던 마음건강 지원사업과 고립·은둔청년 사업 등을 모두 하나의 체계로 묶어 전국 최초로 △체계적 초기진단 및 유형분류 △심화상담과 프로그램 제공 △전문기관 연계 △사업평가 및 사후관리 등이 원스톱으로 이루어지는 시스템이 구축된다.

종합 컨트롤타워인 가칭 '마음건강 비전센터'도 운영해 사업 참여자의 지속적 사후관리, 사업 성과평가, 전문가 자문 등을 원스톱으로 제공할 예정이다.

mau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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