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속 64㎞로 ‘쾅’ 전면부 산산조각...아이오닉5 내부도 배터리도 멀쩡

2023. 1. 18.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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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부터 하나까지 숫자를 센다.

시속 64㎞의 속도로 연구동에 등장한 '아이오닉5' 앞부분이 순식간에 산산조각이 났다.

이날 진행된 행사는 더미를 태운 아이오닉5의 운전석 앞부분 40%를 구조물에 노출시키는 '64kph 40% 오프셋(Offset) 충돌' 테스트였다.

연구자들은 더미를 태운 승용차를 시속 64km/h의 빠른 속도로 차량 운전석 부분 40% 범위를 100t 벽에 충돌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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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충돌안전 평가’ 직접 보니
차량 ‘전손’ 수준에도 더미는 ‘멀쩡’
한개 차종당 충돌시험 100여 차례
충돌안전 개발비용만 100억 들어
IIHS 年 26개 TSP이상 ‘세계최고’
현장을 방문한 기자단이 차량 내부를 살피고 있다. 충돌 후에도 내부는 온전한 형태를 유지하고 있었다. [현대차그룹 제공]

다섯부터 하나까지 숫자를 센다. ‘쾅!’. 시속 64㎞의 속도로 연구동에 등장한 ‘아이오닉5’ 앞부분이 순식간에 산산조각이 났다. 10초도 되지 않는 짧은 시간에 벌어진 일이었다. 5000만원부터 시작하는 몸값의 일부가 사라졌다. 취재석 곳곳에서 술렁이는 소리가 들렸다.

차량에 다가가 직접 충돌 부위를 확인했다. 100t(톤) 구조물에 부딪힌 차량은 앞부분이 전부 파손됐다. 하지만 차 안은 그대로였다. 차량 앞부분이 완파됐지만, 배터리는 그 형태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었다.

지난 12일 현대자동차그룹 남양연구소 안전시험동에서 진행한 ‘충돌 안전 평가’ 공개 행사에 참여했다. 이날 진행된 행사는 더미를 태운 아이오닉5의 운전석 앞부분 40%를 구조물에 노출시키는 ‘64kph 40% 오프셋(Offset) 충돌’ 테스트였다.

특히 이날 진행된 시험은 뒷좌석 승객의 안전을 검증하기 위한 시험이었다. 탑승자 안전을 테스트하는 기관인 미국 고속도로안전보험협회(IIHS)가 향후 도입할 것으로 예상되는 40% 오프셋 2.0을 본따 만든 시험이다.

양민호 현대차 안전성능시험2팀 책임연구원은 “‘1.0 실험’이 운전자의 안전에 집중됐다면, ‘버전 2.0’은 운전석 뒷좌석에 탑승한 여성 승객의 안전까지 확인한다”면서 “앞좌석에는 남성형 더미를, 뒷좌석에는 여성의 모습을 딴 더미를 앉혀 실험한다”고 설명했다.

이날 연구소 측은 이를 테스트하기 위해 차량에 앉힌 남성과 여성형 더미 모두, 이마와 하관·무릎 부위에 페인트를 칠하고 시험을 진행했다. 더미에 묻은 페인트가 실제 차체와 에어백에 묻는지를 확인하기 위해서다. 연구자들은 더미를 태운 승용차를 시속 64km/h의 빠른 속도로 차량 운전석 부분 40% 범위를 100t 벽에 충돌시켰다.

충돌이 끝나고 주변에 있던 연구자들은 곧장 차량으로 달려갔다. 이들은 차량과 더미 곳곳에 다양한 센서를 확인해서 충돌에 따른 영향을 살폈다. 또 차체의 변형부터 차량 내부의 특이사항, 누유 및 화재 여부, 에어백 및 안전벨트 등 구속 장치 전개 여부, 문 열림 여부를 확인했다. 남성형 더미와 여성형 더미가 온전한 형태를 유지하고 있는지도 살피는듯 했다.

실제 시험결과 이날 차량에 탑승한 더미들은 온전한 모습을 유지하고 있었다. 단, 여성형 더미는 남성형 더미와 달리 이마에 묻어 있는 페인트 일부가 더미 왼편에서 터진 에어백에 조금 묻어 있었다. 차체는 파손됐지만, 차량 내부는 충돌전 모습처럼 온전한 모습이었다. 화재도 발생하지 않았다. 충돌 후 차량의 문도 열렸다.

이처럼 차량 모델 한 대를 시험하는 데만 드는 비용은 총 100억원에 달한다고 한다. 모델 하나당 100여 대의 차량 충돌이 기본이라서다. 아이오닉5의 판매가격이 최소 5005만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충돌 실험에 들어가는 ‘기회비용’만 최소 50억500만원에 달하는 셈이다.

여기에 사용되는 인체모형 더미도 가격이 10억원을 호가한다. 현대차 관계자는 “더미 비용만 그렇단 것이지, 각종 부속 장비를 교체하는 데는 더 많은 비용이 들어간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탑승자의 안전을 우선시하기에 전혀 아깝지 않은 비용이라는 게 남양연구소 측의 입장이다.

백창인 현대자동차그룹 통합안전개발실장(상무)은 “남양연구소는 세계 최고 수준의 안전성을 만들어낸 시설”이라면서 “고객 안전 최우선 철학을 기반으로 최상의 제품을 개발하기 위해 비용을 아끼지 않고 많은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노력이 빛을 발한 것일까.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미국 IIHS에서 최우수 등급인 ‘TSP+’와 우수등급 ‘TSP’를 총 26개 부문에서 획득했다. 세계 완성차 업계 브랜드 중 1위에 해당하는 성적이다.

김성우 기자

zzz@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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