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너 돌다 와르르, 또 쏟아졌다…걸핏하면 나는 ‘이 사고’ 막을 방법은
화물차에 실려있던 술 상자들이 도로 위로 쏟아지는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이번에는 고속도로에 소주 상자 수십여개가 떨어져 일대 도로가 한때 통제됐다. 그간 큰사고로 이어진 경우가 드물었지만 비슷한 사고가 반복되자 화물차 적재물 사고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18일 경찰 등에 따르면 전날(17일) 오후 1시5분쯤 동해고속도로 양양나들목 서울 방향에서 A(68)씨가 몰던 25톤(t) 화물차에서 소주가 담긴 상자 40여개가 떨어졌다.
회전구간에서 소주 상자를 실은 화물차가 한쪽으로 쏠리면서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소주 수백 병이 도로 위에 쏟아진 것으로 파악됐다.
이 사고로 다친 사람은 없었지만, 소주병과 상자가 도로 1개 차선을 막아 2시간여 동안 일대 도로가 통제됐다. 한국도로공사와 경찰은 유리 조각을 수거하고 물청소를 하는 등 조치했다.
지난해에도 비슷한 사고가 여러 차례 발생했다.
지난해 11월에는 경부고속도로 평택 방향 안성분기점을 지나던 화물차에서 소주병이 담긴 상자 30여개가 쏟아져 일대 교통이 1시간 가량 정체됐다. 당시 14.5톤짜리 화물차가 커브 길을 돌다가 사고가 난 것으로 파악됐다.
또 같은해 7월 인천 남동구에서 좌회전 하던 주류 화물차에서 소주 상자 20여개가 쏟아진 사고, 같은해 6월 강원도 춘천에서 5톤 트럭에서 맥주병 2000여개가 도로 위로 쏟아진 사고도 있었다. 당시 시민들이 힘을 모아 깨진 병 등을 쓸어 담아 30여분에 현장이 정리되면서 시민 의식이 빛난 사례들로 주목받기도 했다.
앞선 사고들은 다행히 큰사고로 이어지진 않았지만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2020년 기준 5년간 낙하물에 따른 사고는 총 206건으로, 17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2017년부터는 ‘화물 고정조치 위반’이 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 12대 중과실에 포함됐지만 여전히 비슷한 사고가 반복되고 있다.
박무혁 도로교통공단 교수는 “적재 장치를 제대로 안해도 사고가 나겠나 하는 안전불감증 때문에 비슷한 사고가 반복되고 있다. 나만 사고가 나는 게 아니라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인식개선이 필요하다”고 했다. 또 “적재 장치 부실 위반에 대한 단속이 어려워 다른 교통법규 위반에 비해 단속이 느슨하다는 인식이 있다”며 “처벌의 확실성과 엄격성이 강화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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