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입날 '근저당' 거는 집주인…국토부-은행 정보 공유로 '원천차단'

테스트 거쳐 30일부터 전국 우리은행 지점에서 시범사업 시작

ⓒ News1 장수영 기자

(서울=뉴스1) 박기현 기자 = 전입신고 당일에 근저당을 걸어 임차인 보증금이 후순위로 밀리는 일을 막는 내용의 시범사업이 추진된다.

국토교통부는 18일 우리은행, 한국부동산원과 '확정일자 정보 연계 시범사업' 업무협약을 서면으로 체결한다고 밝혔다.

국토부의 부동산거래관리시스템(RTMS)과 우리은행 간 전용망 연계를 통한 확정일자 제공 관련 테스트를 이달말까지 진행한다. 30일부터는 전국 우리은행 710여개 지점에서 주택담보대출 신청인(임대인)의 정보제공 동의를 받아 대출심사 과정에서 담보 대상 주택의 확정일자 정보를 확인해 대출을 실행하는 시범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는 전세사기 피해를 방지하고자 국토부 등 관계 부처가 지난 9월1일에 발표한 '전세사기 피해 방지방안'의 후속조치다.

기존에는 임대인이 임차인의 전입신고 당일에 저당권을 설정하고 대출을 받을 경우 임차인의 보증금이 후순위로 밀리는 문제가 있었다. 저당권 설정 등의 등기는 즉시 효력이 발생하는 반면 임차인의 대항력은 주택의 인도와 전입신고를 마친 다음 날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같은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해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 심사 과정에서 담보 대상 주택에 부여된 확정일자 유무 및 보증금 규모를 확인하고 대출이 실행되도록 절차를 개선하는 것이다.

현재는 매매가 6억원의 주택에 임대인과 임차인 간 4억원 규모의 임대차 계약이 체결됐어도 임차인의 대항력이 발생하기 전에 임대인이 주택담보대출 3억원을 신청하면 대출심사 시 은행은 임대차 계약 내용을 알 수 없으며 임차인은 대항력이 없기 때문에 임대인은 3억원 대출이 가능했다.

국토부 RTMS 정보를 활용하면 은행이 임대차 계약내용을 확인할 수 있어 임대인 대출한도가 2억원(시세 6억원-보증금 4억원) 이내에서 감액돼 승인되는 것이다.

RTMS는 한국부동산원에서 위탁운영하고 있으며 전국에서 발생하는 부동산거래 신고, 전월세 확정일자 등을 전자적으로 처리하는 시스템이다.

권혁진 국토부 주택토지실장은 "이번 시범사업을 계기로 임차인의 보증금 피해가 근절되고 주택임대차 계약 신고제도가 조속히 정착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masterki@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