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벗는 날 '30일' 유력…"감염취약층 배려 중요해진다"

강승지 기자 2023. 1. 18.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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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당국·자문위 "조정조건은 충족"…정기석 '2주 뒤' 거론
'해제되도 착용' 여론도 상당…전문가들 "자율 착용으로 점진적 일상회복"
15일 서울 영등포 지하상가를 찾은 시민들이 쇼핑을 하고 있다. 2023.1.15/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정부가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 조정 시점을 오는 20일에 발표한다. 이 '의무'가 '권고'로 바뀔 시점은 30일이 유력하다.

이제 다양한 일상 생활 공간 속에서 마스크를 쓸지 여부를 국민 스스로 판단하고 적용해야 한다는 의미다. 방역당국과 전문가들은 권고 전환 이후에도 국민들의 자율적인 방역이 작동해 점진적인 일상 회복으로 나아가기를 기대하고 있다.

◇지표 4가지 중 3가지 충족…"마스크 벗어도 될 때 됐다"

정부는 이번 겨울 재유행이 정점을 지났다고 밝혔다. 이상민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2차장(행정안전부 장관)은 18일 중대본 회의에서 이같이 말하며 "다음 중대본 회의(20일)를 통해 실내 마스크 의무 조정 추진 일정과 범위를 결정하겠다"고 예고했다.

최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발생과 위중증 환자 및 사망자 규모가 감소하고 있고, 의료 대응 역량도 충분하다. 정부가 착용 의무를 조정할 때 참고하기로 한 지표 4가지 중 고위험군 동절기 추가 접종률을 제외한 3가지가 충족된 상황이다.

자문기구인 국가감염병위기대응자문위원회도 전날(17일) 회의를 열고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를 권고로 전환해도 되는 상황이라는 의견을 모아 정부에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전환 시기는 이동량이 많은 설 연휴 변수를 키우지 않기 위해 연휴가 끝난 이후 돌아오는 월요일인 '30일'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정기석 자문위원장은 전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날짜를 정하는 것은 위원회가 하는 일이 아니고 중대본 고유 권한"이라면서도 "1월 하순, 2주 후 정도 외부 요인만 괜찮다면 우리나라의 요건은 충분히 갖췄다"고 말했다.

착용 의무 조정을 위한 지표 ⓒ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당분간 의무 유지되는 곳도 있어…국민 여론 "일단, 계속 쓸래"

이번에 나올 조치는 실내 마스크 의무를 권고로 조정하는 것이다. 조정된 시점부터 과태료 처분을 하지 않을 뿐 '마스크를 벗는다'는 의미가 아니라고 방역당국은 강조하고 있다. 또한 고위험군 보호와 밀집·밀폐·밀접이라는 특성 때문에 의료기관·약국, 일부 복지시설, 대중교통 안에서는 당분간 착용 의무가 유지된다.

정부는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를 완전히 해제할 시점으로 현재 '심각'인 코로나19 위기 단계가 '경계'나 '주의'로 하향될 때 또는 코로나19의 법정 감염병 등급이 2급에서 4급으로 조정될 때를 제시했다.

다만 실내·외에서 마스크를 계속 착용하는 게 사회 현상이 되리란 전망도 있다. 타인에 대한 배려가 될 수 있고 개인 판단에 따라 지금처럼 쓰고 다닐 사람이 많을 수 있다는 관측이다. 여론조사 결과도 그렇게 나온다.

최근 한 달 사이 여론조사 전문기관에서 진행한 3건의 여론조사 결과 모두 "해제를 반대한다" 또는 "계속 쓰고 다니겠다"는 응답이 우세했다.

한국갤럽이 지난 3~5일 전국 성인 100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오차범위는 95% 신뢰수준에 ±3.1%p)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를 유지해야 한다가 65%, 이제는 해제해야 한다가 29%로 나타났다.

엠브레인퍼블릭 등 4개 기관이 지난달 26∼28일 전국 성인 1010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오차범위는 95% 신뢰수준에 ±3.1%p)에 따르면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 전면 해제에 반대한다(57%)는 응답이 찬성(41%)보다 많았다.

리얼리서치코리아가 지난달 5~9일 성인남녀 38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오차범위는 95% 신뢰수준에 ±1.6%p)에 따르면 '계속 착용하겠다'가 44.6%, '착용하지 않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착용하지 않을 것' 34.2%, '해제 시 당장 착용하지 않을 것'이 21.2%로 나왔다.

물론 조사 시점이 7차 유행이 진행 중이었고 중국 현지 대유행으로 유입 우려가 제기됐던 때였음을 감안해야 한다. 현재 중국발 유행에 따른 국내 영향은 방역조치 강화 이후 제한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중요한 건 국민이 느끼는 위험 인식"이라며 "마스크를 갑자기 벗자는 것도 아니고, 의무적으로 쓰는 것에서 일상 회복을 위해 점진적이고, 불편을 해소하기 위한 논의 과정을 겪는 셈"이라고 말했다.

유명순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마스크 착용은 개인 행위이므로 거리두기 중심 지침은 탈피해야 한다. 명령 투보다도 마스크를 쓰는 게 효과적인지, 중요한지, 건강 취약계층을 만나거나 우리 지역사회에 배려가 된다는 점 등을 알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ks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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