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도 무너졌다”…중국 꺾이자 짐싸는 글로벌 기업들 [피크차이나]
테슬라마저 판매부진에 가격인하…현대차그룹도 부진
GM·혼다 등 부품공급망 中 이탈…유사시 대비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 “도요타도 무너졌다.”
세계 1위 판매량을 자랑하는 일본 도요타자동차의 중국 내 판매량이 2012년 이후 10년 만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소비부진, 부품공급망 붕괴 등이 직격탄이 됐다. 전기차 글로벌 1위인 테슬라도 중국 내 부진을 털기 위해 자존심을 꺾고 가격을 인하했다. 전면 봉쇄로 공장 가동 중단이라는 쓴맛을 본 애플은 베트남, 인도로 생산기지를 아예 옮겼다.
17일 발표된 중국의 지난해 경제성장률은 3%로 나타났다. 중국 정부의 목표치의 절반 수준이다. 중국의 성장을 견인해왔던 인구도 집계 이래 처음으로 감소했다.
글로벌 기업들의 탈중국까지 가속화하면서 성장이 정점에 달했다는 ‘피크차이나(Peak China)’ 이론이 거세지고 있다. 중국의 성장둔화가 본격화되면 우리나라 경제는 직접적인 타격이 불가피하다. 올해 우리나라 성장률이 1% 중반도 달성하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일본 지지통신의 최신 보도에 따르면 도요타자동차는 지난해 중국 시장에서 전년 대비 0.2% 감소한 194만대를 판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오키나와현·센카쿠제도를 둘러싼 중-일 관계 악화로 판매가 급감한 2012년 이후 처음이다. 상하이지역 봉쇄가 실시된 지난해 4~5월 등의 침체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일본 혼다는 12% 감소한 약 137만대, 닛산은 22% 감소한 약 105만대로 각각 2년 연속, 4년 연속 전년 대비 감소했다.
일본 자동차뿐이 아니다. 지난해 테슬라의 전기차 판매 실적은 131만대로, 전년 대비 40% 증가해 연간 50% 성장하겠다는 애초 목표에 크게 못 미쳤다. 이는 12월 테슬라의 중국 판매량이 5만5796대로, 전달보다 44% 급감한 탓이 컸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21% 감소했다. 테슬라가 최근 다른 나라보다 중국에서 가격을 더 큰 폭으로 인하한 배경이다.
한국의 현대자동차와 기아 역시 중국에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해 현대차는 중국에서 27만3000대, 기아는 12만9907대를 판매하는 데에 그쳐 시장 점유율은 1.68%에 머물렀다. 기아 중국법인인 장쑤위에다기아는 지난 2021년 9월 말 부채총액이 자산총액을 넘어서며 완전자본잠식에 빠졌다. 지난해 6월 말 가까스로 완전자본잠식에서 벗어났지만 석 달여 만에 다시 완전자본잠식에 빠졌다.
중국에서 해외 자동차기업의 성적표는 앞으로도 더 좋지 않을 수 있다. 중국 자동차 메이커들이 선방하고 있어서다. 중국 지리(Geely)자동차의 프리미엄 전기차 자회사인 지커(Zeekr)는 지난해 중국에서 판매량 7만2000대로, 테슬라를 훨씬 앞섰다. 지커 ‘001’ 모델은 테슬라 모델 ‘Y 크로스오버’를 비롯한 테슬라 고급 모델과 비교할 때 가격과 성능 면에서 뒤지지 않는다는 평이다. 중국 전기차업체인 비야디(BYD)나 니오(NIO)도 중국 정부의 지원을 등에 업고 국내 시장에서 글로벌 업체들을 몰아내고 있다.
여기에다 미-중 갈등과 같은 지정학적 긴장이 심화되면서 글로벌 완성차업체가 중국 시장을 이탈하도록 떠밀고 있다.
미국 제너럴모터스(GM)는 지난 2020~2021년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공급망 교란을 겪으면서 중국 내 부품 생산시설 일부를 미국 등지로 이전했다. 중국 매출 비중이 30%가 넘는 혼다 역시 지난해 여름 중국산 부품을 사용하지 않고 승용차와 오토바이를 만들 수 있는지 검토하는 극비 프로젝트를 추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닛케이신문은 “기업들이 평상시에는 중국에서 사업을 이어가면서도 유사시에는 중국에 의존하지 않는 공급망을 구축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여기에 중국이 올해부터 ‘쌍순환’이라는 내수 소비 중심의 경제 체제를 본격화하면 글로벌 기업의 대중 의존도 탈피는 더욱 절실해질 전망이다.
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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