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타 지역 형무소서 행방불명 4·3 희생자 신원확인 나선다

'4·3희생자 298명 집단학살' 대전 골령골 발굴 유해 대상 진행

제주특별자치도와 제주4·3평화재단은 올해 14억7000만원을 들여 도외 형무소 4·3희생자 신원확인을 진행한다고 18일 밝혔다. 제주4·3 희생자 유족이 지난해 2월 제주시 봉개동 제주4·3평화공원에서 열린 '4·3 희생자 발굴 유해 신원확인 보고회'에서 유해함에 이름표를 붙이고 있다. 2022.2.10/뉴스1 ⓒ News1 오현지 기자

(제주=뉴스1) 강승남 기자 = 제주가 아닌 다른 지역의 형무소로 끌려가 행방불명된 4·3 희생자의 신원확인을 위한 유전자 감식이 진행된다.

제주특별자치도와 제주4·3평화재단은 올해 14억7000만원을 들여 도외 형무소 4·3희생자 신원확인을 진행한다고 18일 밝혔다.

도는 우선 시범사업으로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 집단희생지로 알려진 대전 골령골 발굴 유해 중 200여구에 대한 유전자 감식을 실시한다.

대전 골령골은 한국전쟁 발발 직후인 1950년 6월 28일부터 7월17일 사이에 대전형무소에 수감돼 있던 재소자와 대전·충남 지역에서 좌익으로 몰린 민간인들이 군과 경찰에 의해 집단 학살돼 묻힌 곳으로, 2022년까지 1361구의 유해가 발굴됐다.

특히 제주도 등은 대전형무소 수감자 명단을 토대로 4·3희생자 298명이 집단 학살된 후 대전 골령골에 묻힌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제주도와 제주4·3평화재단은 대전 골령골에서 발굴한 유해에 대한 유전자 감식을 위해 지난해 7월부터 행정안전부,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이하 진화위), 대전 동구청과 수차례 협의를 진행했고 감식 협업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했다.

또 최근 산내골령골유족회로부터 유전자 감식 서면동의를 받아 대전 골령골에서 발굴된 유해가 안치돼 있는 세종추모의집 유해 유전자 감식 시범사업 추진에도 탄력을 받게 됐다.

세종추모의집은 한국전쟁 전후 희생된 민간인 유해가 임시 봉안된 곳이다.

제주도 등은 올해 5월까지 100여구, 올해 12월까지 100여구 등 1·2차에 걸쳐 200여구에 대한 시료 채취와 유전자 감식을 통해 신원이 확인되면 행정안전부와 유해 인계 등을 협의해 나갈 계획이다.

제주도는 또 진화위에서 추진하는 골령골 희생자 유해 및 유가족에 대한 유전자 감식과 신원확인 정보 데이터베이스 구축사업에 대해서도 정보공유 등을 요구할 계획이다.

한편 오영훈 제주도지사는 국회의원 재임당시 "진화위가 추진하는 유해 발굴 사업에 대해 유족을 찾아주기 위한 유전자 감식 예산이 전혀 책정되지 않고, 제주4·3 유해발굴 및 유전자 감식 사업과 연계가 되지 않고 있다"며 "전국적으로 데이터 수집·관리·분석 조직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ks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