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1위, 나경원 2위”…단숨에 뒤바뀐 與 ‘당심 1등’

변덕호 매경닷컴 기자(ddoku120@mk.co.kr) 2023. 1. 18.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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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현, 18일 공개된 여론조사 3곳서 ‘당심1위’
金, 나경원에 10%p 이상 앞서
“친윤계 압박·대통령실 입장 표명 영향 컸을 것”
“나경원, 돌파구 찾아야 1위 탈환 가능”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이 16일 오후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2023 부산 출향인사 초청 신년인사회 참석에 앞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순식간에 국민의힘 ‘당심 1등’이 바뀌었다.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이 굳건히 지키고 있던 1위 자리를 김기현 의원에게 내준 것이다.

18일 다수의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김 의원은 국민의힘 지지층에서 지지율 1위를 차지했다. 김 의원은 나 전 의원과 10%p 넘게 차이를 벌리며 선두를 차지했다.

뉴스핌이 여론조사 전문기관 알앤써치에 의뢰해 지난 15~16일 양일간 전국 만 18세 이상 국민의힘 지지층 430명을 대상으로 차기 당대표로 적합한 인물을 물은 결과, 김 의원이 35%를 기록해 1위를 차지했다. 2위인 나 전 의원은 23.3%, 안 의원은 18%로 3위를 기록했다. 이어 유승민 전 의원 8%, 윤상현 의원은 1.2%로 집계됐다. 이번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 ±4.7%다.

같은 날 공개된 다른 기관 여론조사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타났다. 여론조사업체 에이스리서치가 뉴시스 의뢰로 지난 14~16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2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 응답률은 1.2%) 국민의힘 지지층 397명에게 ‘국민의힘 당 대표 적합도’에 대해 물은 결과, 김 의원이 35.5%로 1위를 기록했다.

이어 나 전 의원 21.6%, 안 의원 19.9%, 유승민 전 의원 7.4%, 황교안 전 대표 3.7%, 조경태 의원 2.5%, 윤상현 의원 1.5% 순으로 나타났다. 직전 같은 조사(12월 27~29일)보다 김 의원은 20.3%p 급상승한 반면, 나 전 의원은 9.2%p 하락한 것이다.

스트레이트 뉴스가 이날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여당 지지층 지지도 1위는 김 의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스트레이트뉴스는 여론조사기관 조원씨앤아이에 의뢰해 지난 14~16일 전국 유권자 2007명을 대상으로 국민의힘 차기 당 대표 적합도를 물었다. 이 중 국민의힘을 지지한다고 응답한 836명을 대상으로 살펴본 결과, 김 의원이 34.3%로 1위였다. 이어 나 전 의원 22.8%, 안 의원 15.4%, 유 전 의원 7.8%, 황 전 대표 6.3%, 윤 의원 2.7%, 강신업 변호사 1.9% 순이다.

이념 성향별로 김 의원은 국민의힘 지지층이 다수인 보수층 응답자 561명의 지지도에서도 32.3%로 1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나 전 의원은 22.1%로 2위를 기록했다. 이어 안 의원 12.9%, 황 전 대표 6.0%, 윤 의원 2.8%, 강 변호사 2.5%로 집계됐다.

국민의힘 당 대표 선거 출마를 고심 중인 나경원 전 의원이 16일 오후 서울 시내의 한 식당에서 오세훈 서울시장과 만찬을 위해 입장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다수 여론조사에서 한결같이 ‘당심 1위’를 차지하던 나 전 의원이 김 의원에게 1위 자리를 뺏기게 됐다. 김 의원이 나 전 의원을 처음으로 꺾은 것은 지난 14일 여론조사 업체 리얼미터가 발표한 여론조사다. 리얼미터가 미디어트리뷴의 의뢰로 지난 12~13일 국민의힘 지지층 51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김 의원을 지지하는 비율은 32.5%로 나타났다. 나 전 의원은 26.9%로 그 뒤를 이었다. 김 의원과 나 전 의원의 격차는 5.6%p로 오차범위 내(±4.3%포인트)에서 김 의원이 앞섰다.

김 의원이 나 전 의원을 추월하고 단숨에 1위에 오를 수 있었던 건 나 전 의원을 향한 친윤계의 압박과 저출산고령사회 부위원장직 해임에 대한 대통령실의 입장 표명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나 전 의원의 당 대표 출마가 윤석열정부에 도움되지 않고 오히려 갈등만 조장한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당심이 김 의원 쪽으로 기운 것으로 풀이된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이날 매경닷컴과의 통화에서 “국민의힘 당원들은 윤석열 정부가 성공하기만을 바랄 것이다. 그리고 내년 총선에서도 국민의힘이 과반 의석을 차지하길 원할 것”이라며 “하지만 나경원 전 의원이 갈등을 일으키며 정부와 마찰을 일으키는 것을 보고 마음이 돌아섰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 평론가는 “더 나아가서 당원들은 ‘나 전 의원이 당 대표가 되면 윤석열정부의 발목을 잡겠네’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며 “대통령실과 갈등이 커지고 국정운영에 큰 상처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앞서 설명한 것들이 나 전 의원 지지층이 빠지고 김기현 의원 쪽으로 붙는 이유”라고 덧붙였다.

다만 “아직 전당대회까지 두 달 좀 안 되게 남았는데, 그사이에 새로운 변수가 생길 수도 있을 것”이라며 “나 전 의원이 새로운 돌파구를 만든다면 상황은 역전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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