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尹대통령 본의 아닐 것”..윤상현 “대통령을 판단 못하는 지도자라 곡해”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이 17일 오후 대구 동구 동화사 예방을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3.1.17/뉴스1 ⓒ News1 공정식 기자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 출마를 고심하고 있는 나경원 전 의원이 자신의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직과 기후환경대사직 해임에 관해 “윤석열 대통령의 본의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발언한 가운데, 또 다른 국민의힘 당권주자로 꼽히는 윤상현 의원은 이를 두고 “대통령이 판단도 제대로 못하는 지도자라는 식으로 곡해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윤 의원은 18일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결국 나경원 (전) 의원도 윤석열 대통령을 끌어들인 것이다. 그런 면에서 부적절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윤 의원은 “(나 전 의원은) 절대로 반윤(反尹)은 안 하겠다고 했다. 해임한 것에 대해서 윤석열 대통령의 본의가 아니다. 결국은 자기가 (해임을) 못 받아들인다는 것”이라며 “그래서 초선의원들하고 대통령실이 들고 일어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나 전 의원이 이러한 내용의 글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후 6시간만에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이 이례적으로 나 전 의원을 공개 저격한 데 대해선 “대통령과 교감이 있지 않았겠나”라고 말했다.

‘대통령실의 메시지가 사실상 나 전 의원에게 (당대표 선거에) 나오지 말라는 마지막 쐐기를 더 강하게 박았다는 해석도 있다. 동의하느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윤 의원은 즉답을 피했다. 그러면서 윤 의원은 “본인은 친윤 후보로서의 자리매김을 갖고 나올 생각이었는데 결국 친윤 후보가 아니라 어떻게 보면 지금 비윤 이미지를 가지고 가는 그런 상황이 돼버린 건 사실”이라고 평가했다.

윤 의원은 이어 “본인은 친윤이다 죽었다 깨어나도 반윤은 안 하겠다고 했지만 지금 돌아가는 형국은 친윤이 아니라 반윤의 이미지가 강해졌다”고 말했다.

앞서 나 의원은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윤석열 대통령이 자신을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직과 기후환경대사직에서 해임한 것을 두고 “해임이 대통령의 본의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그는 “국민과 대통령을 이간하는 당대표가 아닌 국민의 뜻을 있는 그대로 전달하고, 일부 참모들의 왜곡된 보고를 시정하는 당대표가 필요하다”며 “대통령을 에워싸서 눈과 귀를 가리는 여당 지도부는, 결국 대통령과 대통령 지지 세력을 서로 멀어지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나 전 의원이 이런 글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적은 이후, 대통령실은 “나 전 의원의 해임은 대통령의 정확한 진상 파악에 따른 결정”이라며 나 전 의원을 겨냥했다.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은 기자들에게 “국익을 위해 분초를 아껴가며 경제외교 활동을 하고 계시는 대통령께서 나 전 의원의 그간 처신을 어떻게 생각하실지는 본인이 잘 알 것”이라면서 이같이 강조했다.

김 실장은 “대통령께선 누구보다 여러 국정 현안에 대해 정확하게 파악하고 계시다”면서 “대통령께선 오랜 공직생활을 통해 공적 의사결정에서 실체적 진실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시는 분” 이라고 전했다.

여당 초선의원 48명도 17일 성명서를 내고 “나 전 대표에게 대통령에 대한 공식 사과를 촉구한다”며 당대표 출마 자제를 촉구했다.

이들은 “나 전 대표의 해임이 대통령의 본의가 아니라, 참모들의 왜곡된 보고 때문이라는 취지의 주장에 우리 초선의원들은 경악을 금할 수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