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장 만난 이복현 금감원장 “‘고금리 부담’ 기업·가계 지원해야”

김유진 기자 2023. 1. 18.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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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개 은행장과 간담회
금감원장 “은행, 금융시장의 안정과 국민경제의 발전에 이바지해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16일 서울 마포 프론트원에서 열린 가상자산 관련 금융리스크 점검 토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뉴스1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기업과 가계가 고금리 부담을 덜 수 있도록 은행권의 지원을 당부했다. 유동성 위기에 빠진 기업을 위한 금리 지원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개인 금리인하요구권의 활성화 방안을 고민해달라는 주문이다.

이 원장은 18일 오전 10시 30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은행장 간담회에서 “실물경제가 신용경색 등으로 과도하게 위축되지 않도록 은행은 충분한 손실흡수능력을 바탕으로 자금중개 기능을 충실히 수행해야 한다”며 “일시적 유동성 애로를 겪는 기업이 고금리 부담으로 부실화되지 않도록 기업의 상황에 맞는 금리지원 프로그램도 적극 마련·운영해달라”고 말했다.

이어 이 원장은 “금융부담을 완화해 정상적인 경영을 유도하는 것은 장기적으로 은행의 건전성 측면에서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생존가능한 중소기업들이 현재의 어려움을 극복해 나갈 수 있도록 만기연장 및 상환유예, 금리인하, 경영컨설팅 등 다양한 맞춤형 자체 지원 프로그램을 실효성 있게 운영해 주시길 당부드린다”고 했다.

이날 열린 은행장 간담회에는 이재근 KB국민은행장, 이원덕 우리은행장, 이승열 하나은행장, 이석용 NH농협은행장, 김성태 기업은행장, 박종복 SC제일은행장 등 17개 은행장이 참석했다.

이 원장은 은행장에게 가계부채의 연착륙을 위한 노력과 함께 개인의 금리 부담을 경감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달라고 주문했다. 이 원장은 “고금리로 인한 가계부실 확대 가능성에 대비해 주시기 바란다”며 “가계부채가 연착륙할 수 있도록 상환능력 기반의 여신심사 관행을 정착시키는 한편, 분할상환 대출 확대, 변동금리 대출 비중 축소 등 대출구조 개선에 적극 노력해 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원장은 “급격한 금리 상승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민들이 연체와 부실의 늪에 빠지지 않도록 은행권의 보다 세심한 관리와 지원도 필요하다”며 “건전한 고객 기반이 없이는 장기적인 성장을 기대할 수 없으므로 고객과 동반성장을 위한 상생노력은 장기적으로는 은행의 건전성과 수익기반을 더욱 탄탄하게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신용도가 개선된 차주가 금리인하요구권을 활용하여 금리부담을 줄일 수 있도록 금리인하요구권 활성화 노력도 지속해 주시기 바란다”고 주문했다.

이 원장은 자금시장 안정화를 위한 은행권의 협조도 당부했다. 그는 “국내 자금시장은 정부의 적극적인 대응과 함께 은행권의 유동성 공급과, 민간의 자구노력 등으로 대체로 안정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으나, 여전히 우량물 위주로 투자 수요가 집중되는 등 시장의 불안감과 양극화가 지속되고 있다”며 “은행은 기업 등 자금수요자의 재무적·비재무적 상황을 잘 알고 있고 자금공급 여력도 가장 큰 경제주체인 만큼 자금시장의 경색으로 인한 시스템리스크가 현재화되지 않도록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해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했다.

은행권의 내부통제 강화에 대한 주문도 이어졌다. 이 원장은 “대형 금융사고의 발생은 은행에 대한 고객의 신뢰를 떨어뜨리는 주요 요인”이라며 “금감원과 은행권이 함께 추진하는 내부통제 혁신방안이 각 은행에서 실효성 있게 운영되기 위해서는 여기 계신 행장님들의 의지와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금융감독원은 은행의 내부통제를 강화하기 위해 회계감사인이 은행을 감사하는 과정에서 내부통제의 적정성을 점검하도록 할 계획이다. 현업에서 먼저 내부통제를 점검한 이후 준법감시, 내부감사, 외부감사가 이뤄지도록 내부통제 4선(線) 방어체계를 구축할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이 원장은 “은행권이 위기 극복을 위해 필요한 역할을 충실히 수행함으로써 은행법 제1조의 목적에서 명시하고 있는 바와 같이 ‘금융시장의 안정과 국민경제의 발전에 이바지’하기를 기대한다”며 “감독당국에서도 이러한 은행권의 노력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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