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킹] 尹 'UAE 적=이란'에 이란이 '발끈'한 이유?..."누적된 불만이 터졌다"

이은지 2023. 1. 18.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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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라디오(FM 94.5) [뉴스킹 박지훈입니다]

□ 방송일시 : 2023년 1월 18일 (수요일)

□ 진행 : 박지훈 변호사

□ 출연자 : 김강석 한국외대 아랍어과 교수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윤석열 / 대통령]

"여러분들이 왜 UAE에 오게 됐느냐, UAE는 바로 우리의 형제국가이기 때문입니다. 형제국의 안보는 바로 우리의 안보입니다. UAE의 적은, 가장 위협적인 국가는 이란이고, 우리 적은 북한입니다."

◇ 박지훈 변호사(이하 박지훈): "UAE의 적은 이란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아크부대를 방문한 자리에서 한 이 발언, 이란 정부가 '외교적으로 부적절하며, 심각하게 지켜보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한국 측의 대답을 기다리고 있다고 했는데요. 어제 외교부는 해명을 하느라 진땀을 빼는 모양새입니다. 이 발언의 파장, 전문가와 함께 짚어보겠습니다. 한국외대 아랍어과 김강석 교수, 연결되어 있습니다. 교수님 나와 계시죠?

◆ 김강석 한국외대 아랍어과 교수(이하 김강석): 안녕하십니까.

◇ 박지훈: "UAE의 적은 이란이다", 이 발언은 장병들을 격려하는 과정에서 나온 말이라고 하는데. 교수님, 어떻게 들으셨습니까?

◆ 김강석: 대통령의 발언이 아크부대 장병들을 격려하는 과정에서 나왔다고 하지만 논란을 일으킨 신중하지 못한 표현이었다고 생각을 하거든요. 실제 UAE-이란 관계는 역사적으로 변화된 측면도 있고 갈등적 요인도 있지만, 최근의 화해 무드를 고려하지 못한 부분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특히 걸프 아랍 국가들. 사우디, UAE, 카타르, 오만, 바레인, 쿠웨이트. 걸프협력회의 회원국이라고 하는데요. 이들 국가들이 이란과의 관계에서 미묘한 차이가 있습니다. 예를 들면 사우디, 이란 같은 경우는 전통적으로 갈등관계를 보여왔다고 한다면, 오만 같은 나라는 이란과 아주 가까운 나라입니다. 이러한 부분들을 세심하게 살피지 못한 점도 있을 것 같고요. 특히 최근에 미국과 이란 관계가 상당히 이란 핵협상이 잘 안 풀리면서 악화된 국면이 있는데. 미국의 우방이거든요. UAE 같은 나라들은. 우리나라도 미국이 당연히 동맹국인데. 미국의 우방국인 UAE가 이란에 대해서 적대적이지 않을까라고 하는 추정했다든지. 최근에 양국 관계의 동향을 면밀히 고려하지 못한 표현이었다고 저는 생각을 합니다.

◇ 박지훈: 그러면 지금 북한하고 우리나라 같이 이렇게 주적이 될 수 없는 건가요? 어떻게 되는 건가요?

◆ 김강석: 주적이라고 하는 개념을 UAE하고 이란의 관계에서 규정하기에는 좀 과하지 않나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물론 어떤 갈등적 요소가 내재되어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역사적으로 볼 때 UAE라고 하는 나라는, 1971년 7개 토후국이 아랍에미리트 연합이라고 하는데요. 국명 자체가. 그때 탄생된 비교적 신생 국가이지요. 그래서 그 당시 71년에 UAE가 탄생할 때 걸프 지역의 맹주였던 영국이 군사적으로 걸프 지역을 떠나게 됩니다. 그러면서 이란이 역사적인 정당성을 주장하면서 호르무즈 해협에 있는 도서들을 차지하게 됐는데요. 그 이후에 UAE와 이란 간에는 도서영유권 분쟁이 갈등 요인으로 잠재되어 있고요. 특히 이 최근에 여러 가지 중동 지역의 문제에 있어서 UAE와 이란이 반대되는 목소리를 내왔습니다. 예를 들면 UAE가 미국의 동맹에 섰지만 이란은 미국과 적대관계를 이어왔고요. 또 UAE의 아브라함 협정이라고 해서 이스라엘과 관계 정상화를 했거든요. 그렇지만 이란은 이스라엘과 굉장한 적대적인 충돌을 보이고 있고요 또 예멘 내전이라고 하는 것도 있었는데요. 서로 반대 진영을 지원을 했습니다. 이렇게 외교적으로 갈등 요인이 있어 왔고요. 특히 이제 사우디-이란 관계에 연동되어 있는 면이 있었습니다. 과거에 역사적으로 보면. 왜냐하면 UAE는 상대적으로 중동에서 군사적인, 경제적인 면에서 과거에는 그렇게 강대국의 지위를 갖고 있지 않았었거든요. 물론 두바이가 성장하게 되고 2000년에 들어오면서 UAE 국력이 상당히 부상한 것은 사실인데. 그렇다 보니까 이제 2015년 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라고 해서 이란 핵협상이 타결되고요, 이란의 영향력이 굉장히 커지게 되면서 사우디-이란 갈등이 고조되었는데, 그 과정에서 UAE가 사우디와 연합하면서 갈등이 심화된 점이 있습니다.

◇ 박지훈: 지금 들어보면 상당히 복잡하네요. 이게 일대일 관계가 아니고 다대다 관계에서 이럴 수 있고 저럴 수 있고 이렇기 때문에 개념화 규정하기가 어려운데. 그런데 지금 화해 무드가 중요하다는 거죠. UAE하고 이란이 최근에 와서는 화해 무드를 잡고 있다, 이렇게 얘기를 하고 있더라고요. 그 부분은 어떻게 되는 겁니까?

◆ 김강석: 화해 무드라고 하는 건 사실 제가 역사성을 설명했었는데요. 이란에서도 역사적인 부분을 잘 고려하지 못했다는 점을 지적하는 것 같습니다. 역사성이라고 하는 것은 어떤 면이 있냐면요. 아까 말씀드렸는데 사우디-이란 갈등이 UAE-이란 갈등보다 더 많은 갈등적 양상을 보여왔다고 제가 말씀드렸는데, 그 양자 관계에 있어서도 80년대, 90년대, 2000년대 이렇게 변화되어 왔거든요. 예를 들면 79년 이란 혁명 이후에 80년대에는 사우디-이란이 굉장히 대결 구도를 했었습니다. 81년 GCC라고 하는 것이 창설된 것은 이란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었고. 하지만 90년에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과 걸프전이 발발하고 나서는 이라크가 사우디아라비아의 위협으로 부상하게 되거든요. 그러면서 91년 사우디-이란 외교관계가 재개되고 압둘라 왕세제가 97년에 이란을 방문하는 등 굉장히 화해 무드가 일었다가요. 2003년에 이라크 전쟁이 9.11 테러 이후에 일어나게 되고, 이라크에 시아파 정권이 일어나면서 이라크와 이란이 연계 가능성이 커지게 되는데요. 2003년 이후에는 다시 사우디와 이란이 갈등하게 되죠. 이와 같은 역사성이 있습니다. 그래서 최근에 말씀하신 해빙 무드 같은 경우는 그러한 변천을 겪다가 2021년에 소위 UAE 국가안보보좌관 세이크 타흐눈 빈 자이드 알 나흐얀이라는 분이 이란을 방문하게 되면서 상당한 화해 무드가 됐고요. 그래서 양국 관계 해빙 무드는 두 가지 측면에서 분석해 볼 수 있는데요. 첫째, 경제적으로 UAE와 이란의 무역이라든지 규모가 상당합니다, 상당히. 그래서 경제적인 협력 관계가 있기 때문에 그런 해빙 무드에 영향을 줬고요. 또 하나는 2019년에 UAE 해협 근처에서 유전이 피격을 받았습니다. 당시 공격의 근원지에 대해서는 정확하게 알려진 바가 없는데요. 많은 경우에 이란이 연계되어 있지 않나라고 하는 의혹을 샀습니다. 물론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그리고 이외에는 사실 관광산업이나 이런 경제적인 부흥에 상당히 관심이 많은데요. 이런 지역에 있어서의 안보 불안. 이것이 UAE도 안전하지 않을 수 있겠구나라고 하는 것을 시그널을 주게 됩니다. 그러면서 군사적인 대결이나 이런 것들을 회피하려고 하는 것이라고 보여집니다.

◇ 박지훈: 그래서 '해빙기'라고 하는데, 그러다 보니까 지금 대통령의 발언을 예의주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 이란 정부 입장은 나왔습니다. 이란에서는 "유심히 살펴보고 있다. 이란의 역사와 인근 국가의 우호적인 관계에 대해서 완전히 무지함을 보여준다", 이렇게 이란 정부가 보고 있네요?

◆ 김강석: 이란으로서는 그만큼 불만을 많이 표출했다고 보여지고요. 우리나라가 너무 미국의 눈치를 많이 보고 경제 제재에 대해서 일방적으로 동참하고 있다고 하는 불만이 나타났는데요. 사실 이런 표현들이 과거에도 드러난 면이 있습니다. 2020년에 우리나라 국방부가 호르무즈 해협에 아덴만에 있던 우리나라 청해부대 작전지역을 확대했을 때도 이란 외교부에서 당시에 뭐라고 했냐면 "페르시아만의 역사적 명칭조차 제대로 알지 못하면서 무슨 지식과 정당성으로 이 해역에 군대를 보낸다는 것인가" 이런 식의 표현을 했었어요.

◇ 박지훈: 그때도 비슷하게 표현을 했었네요?

◆ 김강석: 네. 그런 점은 사실 그만큼 과거에 이란과 한국이 테헤란로도 있고 이란에 서울거리도 있고 상당히 우호적인 분위기가 있었지만, 미국의 어떤 경제적인 제재 속에서 상당히 압박이 되고. 특히 이란 자금이 우리나라에 동결되어 있는 부분들을 해결하지 못한 부분에 대해서 상당히 누적된 불만들이 이런 사태가 있을 때마다 터져 나오는 것이 아닌가 보고 있습니다.

◇ 박지훈: 앞으로 파장은 어떻게 예상하십니까? 지금 외교적 차원에서도 이례적인 수준의 성명 아닌가 이렇게 얘기를 하고 있는데요?

◆ 김강석: 이란의 반발은 아까 말씀 드린 것처럼 상당히 불만을 드러내고 있고요. 우리 외교부에서 아마 다양한 외교 채널을 통해서 설명을 하고 있을 것으로 생각이 듭니다. 외교적으로 보면 이제 이란도 어느 정도는 우리나라의 미국과의 관계, 남북 간의 특수성, 이런 것들을 이해하고 있는 면이 있기 때문에. 또한 역사적으로 볼 때 한국과의 협력이나 이란의 오랜 제재에 있어서 경제적인 불안을 해소할 수 있다고 하는, 앞으로 제재가 해제됐을 때. 이런 것들을 기대하는 면도 있기 때문에 제가 봤을 때는 이 문제가 장기적으로 이란이 끌고 가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 박지훈: 미국도 지금 여기 끼어 있다고 봐야 하는데, 이 문제를 민감하게 보고 있을까요?

◆ 김강석: 글쎄요. 미국이 이 문제를 그렇게 심각하게 보고 있지는 않을 것 같고요. 제가 볼 때는. 다만 이란 핵 협상을 계속해서 바이든 정부 출범하고 나서 미국이 굉장히 적극적으로 해왔는데요. 그것이 잘 안 풀리면서 이제 여전히 갈등적인 양상이 있고요. 한국도 그런 면에서 보면 미국과 이란 관계에서 이란 핵 협상의 당사국은 아니지만 미국이 이란 핵 협상을 풀면, 이란에 들어가기 위해서 굉장히 많은 준비를 해왔거든요. 그런 면에서 봤을 때 미국도 이런 문제를 조심스럽게 바라보고 있을 거라고 생각이 드는데. 그렇게 미국의 직접적인 어떤 문제가 될 것으로 보이지는 않습니다.

◇ 박지훈: 이번 UAE 순방 성과도 한번 질문을 드려보겠습니다. 300억 달러 규모의 MOU가 체결이 됐는데, 교수님께서는 어떤 점을 주목하고 계십니까?

◆ 김강석: 한국과 UAE는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라고 이렇게 알려져 있는데요. 중동에서의 거점 국가입니다. 그래서 이번에 대통령 방문으로 확실한 거점 국가로 자리매김하게 되었고요. 과거와는 굉장히 다른, 수소 암모니아 청정에너지라든지, 핵에너지, 5차 산업혁명이라고 하나요. 식량안보 같이 굉장히 많은 분야들과의 협력이 다변화되었다고 하는 것을 생각해 볼 수 있고요. 그래서 '제2의 중동 붐'이라고 하는 분위기가 조성이 되는 면이 있습니다. 그리고 젊은 무함마드 빈 자예드 대통령께서 지난해 5월에 공식 취임을 했거든요. 첫 번째 우리나라를 국빈으로 맞이를 했는데, 그런 한국에 대해서 상당히 예우를 갖추는 그런 환대한 환영의 모습을 보이면서 양국 관계는 상당히 우호적으로 협력이 강화될 것으로 기대가 되고요. 다만 MOU이다 보니까 투자 규모 자체는 많은 부분에 실질적으로 얼마나 현실화될 수 있을 봐야 될 것 같고요. 한 가지 제가 좀 아쉬운 점은 언론의 관심들이 아무래도 중동을 '경제적 기회의 땅이다' 이렇게 너무 경제적인 관점에서 많이 바라보고 있는데요. 우리가 이란 '주적' 논란 같은 것들을 보면 역사라든지 지역의 문화나 언어나 이런 것들이 장기적으로 이해하려고 하는 그런 쪽의 노력들이 이러한 '제2의 중동 붐' 분위기가 조성될 때마다 한국의 언론이나 여러 가지 정부에서도 문화 협력이나 이런 부분들에 대해서 활성화될 수 있도록 좀 더 지원이나 이런 것들을 해줄 때 장기적으로 한국과 중동 관계가 지속 가능한 발전이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 박지훈: 그런 측면에서의 발언도 아쉽다, 이렇게 보시는 거네요?

◆ 김강석: 그렇습니다. 학교에 있다 보니까 또 그런 생각을 많이 하게 됩니다.

◇ 박지훈: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서 마무리를 하겠습니다. 김강석 한국외대 아랍학과 교수님 감사합니다.

YTN 이은지 (yinzhi@ytnrad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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