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생중계 중 흘러나온 여성 신음… BBC 방송사고 알고 보니
영국 공영 방송 BBC의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경기 생중계 도중 정체를 알 수 없는 여성의 신음이 흐르는 방송사고가 발생했다.
문제의 소리는 17일(현지시각) 오후 열린 2022-2023시즌 FA컵 3라운드 울버햄튼과 리버풀의 경기에서 나왔다. BBC는 울버햄튼 홈구장 몰리뉴 스타디움에 중계진을 꾸렸고 게리 리네커, 폴 인스, 대니 머피 등 유명 선수 출신들이 해설을 준비하고 있었다.
경기에 앞서 해설가들이 관전 포인트를 짚어주던 그때, 어디에선가 의문의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성적인 분위기를 연상케 하는 여성의 신음이었다. 당황한 리네커는 어쩔 줄 몰라 하는 표정으로 상황을 무마하려 했다. 그러고는 “누군가가 누군가의 전화로 뭔가를 보내는 것 같다. 시청자들에게도 들리는지 모르겠다”며 멋쩍은 웃음을 짓기도 했다.
외신에 따르면 이날의 돌발 상황은 영국 유튜버 대니얼 자비스가 기획한 장난으로 보인다. 방송사고 직후 자비스는 몰리뉴 스타디움을 배경으로 자신이 이번 일을 저질렀다고 주장하는 영상을 공개했다. 신음을 벨소리로 설정한 휴대폰을 중계진 스튜디오에 몰래 숨겨놓고 적당한 타이밍에 전화를 걸었다는 것이다.
실제로 경기가 시작된 후 리네커의 트위터에는 테이프가 덕지덕지 붙은 휴대폰 사진이 올라왔다. 리네커는 “누군가가 세트 뒤쪽에 이 전화기를 붙인 것 같다”며 “이 방해 공작은 꽤 재미있었다”는 글을 함께 남겼다.
다만 BBC 측은 “축구 생중계를 보며 불쾌감을 느꼈을 시청자들에게 사과드린다”며 “방송사고가 발생한 구체적인 경위를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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