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反尹’ 이성윤 검사, 김건희 여사 저격 “檢 출석 요구 불응…체포영장 청구 마땅”

권준영 2023. 1. 18.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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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윤 검사, 정치 관련 이슈로 라디오 방송 인터뷰는 이번이 처음
“김건희 여사, 대선 전엔 대선을 이유로, 대선 후엔 별다른 이유 없이 소환에 불응했다고”
“지위 고하 막론하고 누구든지 정당한 사유 없이 檢 출석 요구에 불응하면 원칙대로 해야”
“제가 중앙지검장으로서 윤 총장한테 막말을 들은 사람”
“당시 총장이 현직으로 있는 상황서 검사들이 가족 수사에 엄청난 심리적 부담 느껴”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왼쪽)와 이성윤 전 서울중앙지검장. <대통령실 제공,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왼쪽)과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연합뉴스>

최근 윤석열 대통령을 비판하는 입장을 밝혀온 이성윤 전 서울중앙지검장(현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이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김건희 여사를 공개 저격했다.

이성윤 전 지검장은 김건희 여사가 검찰의 소환 요구에 응하지 않고 있다는 상황을 짚으며 '체포영장 청구가 마땅한 것이 아니냐'고 날카롭게 대립각을 세웠다.

이 전 지검장은 17일 오후 KBS1 라디오 '최영일의 시사본부'와의 인터뷰에서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에 김건희 여사가 개입된 정황이 재판에서 나오고 있는데 소환조사가 이뤄지지 않는 것에 대해 어떻게 보느냐"는 진행자 질문에 이같이 밝혔다. 이 전 지검장이 정치와 관련해 방송 인터뷰를 가진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이날 방송에서 이 전 지검장은 "제가 언론 보도를 종합해 보니까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은 대선 전에 김건희 여사에 대해서 소환을 통보했고, 김 여사가 소환에 불응했다고 이렇게 보도가 됐다"며 "또 대선 전에는 대선을 이유로, 대선 후에는 별다른 이유 없이 소환에 불응했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 문제는 간단하다고 생각한다"면서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누구든지 정당한 사유 없이 검찰 출석 요구에 불응한 사람이 있다면 원칙대로 체포영장을 청구하는 것이 마땅하지 않나"라고 돌직구를 날렸다.

사회자가 "법적인 절차다?"라고 묻자, 이 전 지검장은 "네, 그렇습니다"라고 답했다. "대한민국 국민은 누구나 법 앞에 평등하니까"라고 운을 띄우자, 이 전 지검장은 "그렇습니다"라고 말했다.

이날 이 전 지검장은 윤 대통령의 그간 정치 행보에 대해 작심 발언을 쏟아내기도 했다. 그는 최근 윤 대통령이 조선일보와 가진 신년 인터뷰에서 대통령 가족에 대한 수사가 미진하다는 지적이 있다는 질문에 "몇 년이 넘도록 처와 처가에 대해 뭐라도 잡아내기 위한 수사를 했다"는 발언과 관련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이에 이 전 지검장은 "실질적으로 수사할 수 있는 여건은 아니었다고 생각한다"면서 "윤석열 전 총장은 자기 측근이 관련된 수사를 하는 지검장에게 전화해서 막말한 사람이다. 윤 전 총장 본인도 가족 비리에 대해 엄정하게 수사하라는 메시지나 지침을 준 기억이 전혀 없다. 대검에서 장모 관련 사건 대응 문건을 만들었다는 보도도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제가 중앙지검장으로서 윤 총장한테 막말을 들은 사람"이라고 다시 밝히며, "당시 총장이 현직으로 있는 상황에서 검사들이 가족 수사에 엄청난 심리적 부담을 느꼈다. 수사 검사나 공판 검사는 (부담을) 심대하고 심각하게 느낄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고 자신의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

최근 이 전 지검장은 "규정에 따라 감찰부서의 자료 제공 요청에 협조했을 뿐"이라며 검찰 수사에 강력 반발한 바 있다. 특히 직접 밝힌 입장문에서 채널A 사건 당시 총장이던 윤 대통령으로부터 모욕적인 언사를 들었다고 주장해 파장이 일었다.

당시 그는 "2020년 4월 29일 무렵 제가 서울중앙지검장으로서 채널A 사건 관련자인 한동훈 전 검사장을 수사할 당시 윤 전 총장이 제게 전화를 걸어왔다"면서 "전화기 너머 윤 전 총장은 거친 말들을 쏟아내며 '네가 눈에 뵈는 게 없냐'고 소리쳤다. 그때 저는 견딜 수 없는 모멸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이날 방송에서도 이 전 지검장은 과거 윤 대통령에 대한 징계사건과 관련해 "서울행정법원에서 면직 이상의 중대 비위에 해당하므로 징계가 정당하다고 명확히 판결했다. 면직이라는 말은 그 직에서 물러나는 것이 맞다는 의미"라며 "중대 비위를 저지른 공무원이 대통령이 된 셈"이라고 종전 입장을 고수했다.

특히 이 전 지검장은 문재인 정부 시절 자신에게 '검찰 황태자'라는 평가가 있었던 것과 관련해 적극 반박했다. 그는 "나는 검찰 황태자라기보다는 법과 원칙에 따라 소임을 다하려고 했을 뿐"이라며 "오히려 문재인 정부에서 고검장을 패싱하고 검찰총장으로 직행한 윤석열 총장이 최고의 황태자가 아닐까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검찰총장 직위에 있던 사람이 퇴임 직후 대선에 출마한다는 것은 검찰 조직 전체의 신뢰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는 일"이라고 윤 대통령을 공개 저격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라인'이니 '윤석열 사단'이니 이런 검사들 때문에 검찰이 큰 피해를 입을 거라고 생각한다"면서 "검찰 조직에 질서가 없는 패거리 문화가 자리 잡게 되면 견제와 균형에 따른 결정을 할 수 없게 되고 그렇게 되면 조직은 극심한 혼란을 겪게 된다. 결국 국민을 위한 수사가 아니라 어떤 목적을 위한 수사를 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라고 문제의식을 제기했다.

권준영기자 kjykj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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