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복무때 커밍아웃, 父와 갈등"…박미선 "내 아들같아" 눈물

류원혜 기자 2023. 1. 18.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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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미디언 박미선(56)이 드랙 아티스트의 고민에 진심 어린 조언을 건넸다.

지난 17일 방송된 채널 S '진격의 언니들'에는 5년 차 드랙 아티스트 지반이 출연했다.

드랙 아티스트 길을 선택한 지반은 수입이 없어 어려움을 겪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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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채널 S '진격의 언니들'

코미디언 박미선(56)이 드랙 아티스트의 고민에 진심 어린 조언을 건넸다.

지난 17일 방송된 채널 S '진격의 언니들'에는 5년 차 드랙 아티스트 지반이 출연했다. 드랙 아티스트는 사회적으로 고정된 성별 정의에서 벗어나 과장된 메이크업과 패션, 퍼포먼스 등으로 자신을 표현하는 예술가를 뜻한다.

지반은 자신의 직업에 대해 "김호영이 출연한 뮤지컬에도 나온다. 사회가 규정한 성별에서 벗어나 헤어와 메이크업 등 하고 싶은 걸 다 하고 무대에 올라가 춤, 연기와 함께 보여주는 공연 예술"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저는 행복하고 좋은데, 아버지가 제 직업을 인정해주지 않으신다"며 "화려하게 꾸미는 것도 싫어하시고, 커밍아웃할 때부터 좋아하지 않으셨다"고 고민을 털어놨다.

/사진=채널 S '진격의 언니들'

지반은 "22살 상병 때 커밍아웃했다. 군대에 있는 게 너무 힘들더라. 복무 부적합 심사를 받으려면 부모님께 말씀드려야 했다"며 "휴가 때 얘기했더니 어머니가 '내 배에서 나왔는데 내가 모르면 안 된다. 6살 때부터 그런 거 알고 있었다'고 하셨다"고 회상했다.

당시 지반은 어머니의 말에 용기를 얻어 아버지와도 자리를 마련했다고. 그는 "아버지가 군대 가서 늠름해진 아들을 보고 행복해하셨다. 그래서 제가 '아버지가 행복할 때마다 난 불행하다. 나 사실 남자 좋아한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그렇게 아버지와 다투고 혼자 서울에 왔다는 지반은 "아르바이트하면서 살다가 드랙 문화를 보고 빠졌다. 아버지는 제가 뭘 하는지 5년 정도 모르셨다. 처음에는 부정하다가 분노하시고, 다음에는 자책하셨다. 나중에는 외면하셨고, 그렇게 5년이 흘렀다"고 털어놨다.

/사진=채널 S '진격의 언니들'

드랙 아티스트 길을 선택한 지반은 수입이 없어 어려움을 겪었다고. 그는 "처음에는 수입이 너무 없었다. 6개월간 수입이 0원일 때가 있었다. 꿈이 짐처럼 느껴지더라"며 "포기 안 했더니 고정적으로 무대에 오를 수 있었다. 지금은 주변 사람들을 챙길 수 있는 정도"라고 밝혔다.

이어 "감사하게도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했다. 부모님께 말씀드리려고 호텔 뷔페를 예약했다. 아버지가 너무 행복해하셔서 입이 안 떨어졌다"며 "뮤지컬 '헤드윅'을 예시로 드랙 아티스트에 대해 얘기했다. 아버지가 말없이 마스크 쓰고 가셨다"고 회상했다.

이를 듣던 박미선은 "우리 아들 얼굴을 대입해서 들여다보고 있었다. 나도 아무 말 못 할 것 같다. 그게 부모 마음"이라며 공감했다.

김호영은 "어머니가 아들이 6살 때 정체성을 아셨는데도, 22살에 먼저 말해줄 때까지 말씀을 안 하시지 않았냐. 받아들이는 시간이 걸렸다는 것"이라며 "아버지에게도 이해할 시간이 필요하다. 본인도 5년간 말 못하지 않았냐. 서로가 이해하는 속도는 다르다"고 조언했다.

박미선은 "지금 행복하면 됐다. 부모는 자식이 행복하게 잘 살면 된다. 아들이 더 행복하게 열심히 사는 모습을 보이면 아버지도 언젠간 마음의 문을 여실 것"이라고 응원하며 "내 아들 같다"고 울컥하는 모습을 보였다.

류원혜 기자 hoopooh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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