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중 코로나19 감염시 사망 위험↑…신생아 건강도 위험“

美연구팀, 임산부 1만3000여명 연구한 12건 논문 메타분석 결과
“80여개국, 임신·수유여성에 대한 코로나19 백신 접종 권고 안해”
“백신 접종·비약물 개입 등 통해 임산부의 코로나19 감염 막아야”

임신 중 코로나19 감염 임산부는 건강한 임산부보다 사망 위험이 커지고, 신생아의 건강 위험이 늘어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게티이미지뱅크

 
임신 중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감염된 임산부는 건강한 임산부보다 사망 위험이 커지고, 신생아가 신생아 중환자실에 들어가거나 조산되는 등 건강 위험이 늘어난다는 메타연구(기존 연구들을 분석한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처럼 심각한 건강상 위험에도 세계 80여개국은 아직도 모든 임신 여성과 수유 여성에 대해 코로나19 백신 접종 권고를 하지 않고 있다고 연구팀은 지적하면서 이들에 대한 집중적 백신 접종 실시와 비약물 개입을 통해 임신기간 중의 코로나19 감염을 막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16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워싱턴대에 따르면 이 학교 밀컨 공공보건대학 글로벌보건학과 에밀리 스미스 조교수 연구팀은 12개국에서 나온 서로 다른 연구 12건을 분석한 메타분석 논문을 통해 이 같이 밝혔다.

데이터 분석 대상에는 1만3136명의 임산부가 포함됐으며, 이 중 1942명이 임신 기간에 ‘코로나19 확진’ 혹은 ‘의사 진단’을 받았다.

분석 결과, 코로나19에 감염되지 않은 임산부와 비교한 코로나19 감염 임산부의 모성사망 상대위험은 7배 이상 수준이었다. 즉, 감염 임산부 모성사망률은 비감염 임산부 모성사망률의 7배 이상이었다.

또한 중환자실 입원이 필요하게 되는 상대위험은 3배 이상, 인공호흡기가 필요하게 되는 상대위험은 15배, 폐렴이 생기는 상대위험은 23배였다. 또 혈전(피떡)이 생기는 ‘혈전색전증’을 앓을 상대위험은 5배 이상이었다.

특히 임산부가 코로나19에 감염될 경우, 이들이 낳는 신생아가 신생아 중환자실에 들어갈 위험은 거의 갑절이 됐고, 조산 위험도 증가했다.

같은 주제에 관한 선행 연구들은 임산부의 코로나19 감염이 유산 위험을 높인다는 결론을 시사했으나, 이번 연구에서는 그런 결과가 나오지는 않았다.

연구팀은 임신여성과 수유여성에 대한 코로나19 백신 접종 실시와 비약물 개입을 통해 임신기간 중의 코로나19 감염을 막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게티이미지뱅크

 
이번 메타연구 논문에는 서로 다른 코로나19 바이러스 변종의 영향을 고려하지 않은 등 한계가 있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논문 제1저자 겸 교신저자인 스미스 교수는 “이처럼 매우 심각한 건강상 위험에도 불구하고 80여개국은 아직도 모든 임신 여성과 수유 여성에 대한 코로나19 백신 접종 권고를 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논문 저자들은 결론 부분에서 “이번 연구 결과는 대상 집단에 대한 집중적 백신 접종 실시와 비약물 개입을 통해 임신기간 중의 코로나19 감염을 막기 위한 글로벌 차원의 노력이 필요함을 보여 준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의학저널 ‘BMJ 세계 건강’(BMJ Global Health)에 게재됐다.

이승구 온라인 뉴스 기자 lee_owl@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