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설경구 "'유령'·'길복순', 매력적인 여성 액션…좋은 현상"

김선우 기자 2023. 1. 18.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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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설경구가 '유령'으로 기분 좋은 새해를 맞는다.

설경구는 18일 개봉하는 영화 '유령(이해영 감독)'으로 설연휴 관객들을 찾아간다. 지난해 영화 '킹메이커',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 넷플릭스 '야차'에 이어 올해는 '유령', 나아가 '길복순'으로 바쁜 한해를 기약했다.

기존 작품에서는 극의 전면에 나서 작품을 이끌었던 설경구는 올해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여성 서사 중심인 작품들에 연달아 출연하는 것. 그는 "'유령'의 매력은 여성 캐릭터가 전사로 나온다는 점이다. 여성 중심 액션도 많은데 섬세하고 아름답다. '길복순'에서도 여성 액션이 나온다. 좋고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데뷔 30주년을 맞은 설경구이지만, '지천명 아이돌'답게 끊임 없이 변화에 적응하고 도전하고 있다. 그는 "사실 연기를 오래 하면서 매너리즘에 빠지기도 했지만 '불한당'으로 구원 받았다. 이젠 절실하다고는 말하진 못해도 연기가 더 소중해졌다"고 남다른 애정을 전했다.

-'유령' 시나리오를 읽고 어느 부분을 매력적이라고 느꼈는지.
"일제 강점기 시나리오였다. 감독님을 만났는데 장르적으로 접근하고 싶다고 해서 관심이 갔다. 생각해보니 나도 그 시대를 안해봤다. 작품마다 모습이 바뀔 수는 없지만 시대의 착장을 하고 하면 좀 더 내 캐릭터 만드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서 하게 됐다."

-이전 작품보다 좀 더 슬림하게 보였다.
"군인이다 보니까 얼굴에 각이 있길 바랐다. 최소한 둔해 보이고 싶진 않았다. 선이 잘 보이길 바랐다."

-그동안 액션 연기를 해왔지만 이번에도 색다른 액션신에 도전했다.
"이하늬 배우랑 하는 첫 액션 빼고는 살기 위해 하는 액션이었다. 처절하게 보여야 했다. 이하늬와 액션을 하면서 처음에는 선입견이 있었다. 사고가 나지 않게 조심스러웠는데 찍다 보니까 조심 안해도 되겠더라. 편하게 잘 받아준 거 같다. 액션을 하다 보면 상대 배우가 힘들어 하거나 지치거나 이런 게 신경쓰인다. 그런데 이하늬는 액션도 밝게 찍어저 편하고 재밌게 찍었다. 촬영할 땐 심각하지만, '컷' 하면 즐겁게 해줘서 고맙게 생각한다."

-여성 액션신에 대한 생각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유령' 뿐 아니라 다른 작품에서도 여성 액션 영화를 하게 됐다. '길복순'이다. 나는 그게 좋은 현상이고 바람직하고 더 나와도 된다고 생각한다. 매력있다. 거친 것도 있지만 섬세한 것도 있어서 매력 있는 듯 하다. '유령'에서도 낭만적이고 아름다웠다. 우리 영화에 대해 '이하늬가 열고 박소담이 닫았다' 하지만 이솜 씨와 이주영 씨도 짧지만 강렬했다."

-이해영 감독과의 작업은 어땠는지.
"색감에 대해 다른 감이 있는 거 같다. 미쟝센도 꼼꼼하다. 정확하게 바라보고 딱 떨어지게 본다. 물론 나랑 맞는 것도 있고 안맞는 것도 있다. 모자의 중심점이 1mm라도 안맞으면 안되더라. 목에 힘 들어가서 머리에 쥐 났다(웃음)."

-'유령'은 '믿보배(믿고 보는 배우)'들이 대거 출연한다. 배우들에게 느꼈던 인상적인 느낌은.
"다 인상적이다. 이하늬, 박소담 배우는 이 영화 끌고 가서 부담스러웠을텐데 밝고 에너지 있었다. 하늬 씨 같은 경우엔 스태프까지 챙기는 스타일이다. 서현우 배우는 '소원'이라는 영화를 할 때 같이 했다더라. 장면만 기억나고 얼굴은 기억 안 난다. 구급차 대원으로 나왔다던데 반가웠다. 박해수 배우는 말할 것도 없는 사람이다. 일본어 대사 해봐서 아는데 보통 일이 아니다. 그런데 2주 만에 그 대사를 다 소화해냈다."

-'유령'만의 차별점이 있다면.
"여성 캐릭터가 전사로 나와서 반가웠다. 변주하는 게 부담스럽고 낯설 수 있는데 오히려 이해가 됐다."

-본인의 열연을 보며 스스로 소름돋는 부분도 있을까.
"모르겠다(웃음). 오히려 아쉬움이 많이 남는 거 같다. 모든 작품이 그렇다. 호텔 내부 장면에서 '좀 더 손 끝에도 긴장감이 있어야 하지 않았나' 하는 아쉬움이 있더라. 왜 더 촘촘하지 못했을까 하는 마음이다."

-지난해 데뷔 30주년을 맞았다. 그럼에도 연기가 새롭게 느껴지는 순간이 있을까.
"매너리즘이라고 해야할까. 어느 순간 그냥 하고 있더라. 절실함이 따라주는 게 아니라 촬영 끝나면 다음 작품을 '그냥' 하고 있더라. 그러다가 '불한당'으로 구제를 받았다. 이후론 '절실하다'까지는 모르겠는데 '소중하다'고 느껴진다. 현장에 있다는 게 감사하다. 절실하고 싶진 않다. 그러면 오바할 거 같다."

-체력관리 비결은 여전히 줄넘기일까.
"지금부터 하라고 하면 못할거다. 몇 명이 나 따라서 했는데 다 포기했더라. 이 습관은 '오아시스' 준비하다가 생긴 거다. 이창동 감독님이 '큰 거 하나 준 거 있네' 하신다. 나도 모르게 20년이 넘게 하고 있다. 진짜 감사해 하고 있다. 내 루틴이다. 운동이라기보다도 늘 하던 걸 하는 거다. 한 것과 안한 게 확실히 차이가 있다.

-2년 연속 설날에 영화를 개봉하게 됐다.
"지난해는 '킹메이커'였고 올해는 '유령'이다. 한국영화가 많이 힘들었는데 다시 옛날로 돌아갈 수 있을지 없을지 모르겠지만, 결국 다시 극장을 채울 수 있는 건 관객 분들이라 생각한다. 좋은 시간 가지셨으면 좋겠다. 오락적인 기능도 분명히 있어서 가족끼리 봐도 괜찮지 않을까 싶다."

김선우 엔터뉴스팀 기자 kim.sunwoo@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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