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L이앤씨, 소형모듈원전 사업 본격 진출…미국 ‘엑스에너지’에 2000만 달러 투자

엑스에너지 SMR 발전소 조감도. DL이앤씨 제공

DL이앤씨가 탈탄소 에너지원으로 주목받는 소형모듈원전(SMR) 사업 진출에 본격적으로 속도를 낸다.

DL이앤씨는 미국 SMR 개발사인 엑스에너지(X-Energy)에 2000만 달러(약 250억 원) 규모 전략적 투자를 단행한다고 18일 밝혔다. 엑스에너지는 물이 아닌 새로운 냉각재를 적용하는 비경수로형 4세대 SMR 분야 선두주자로 평가받는 업체다.

DL이앤씨에 따르면 엑스에너지는 특히 고온가스로(HTGR) 분야에서 가장 앞서가는 개발사로 꼽히고 있다. 엑스에너지가 개발 중인 대표 모델 ‘Xe-100’은 80MWe(메가와트일렉트릭) 용량의 4개 모듈로 구성돼 총 발전용량이 320MWe다. 고온의 헬륨 가스를 냉각재로 사용하는 게 특징이라고 DL이앤씨는 설명했다. 엑스에너지는 오는 2029년 상용화를 목표로 이 모델을 개발 중이며, 오는 4월 미국 증시 상장이 이뤄지면 기업가치가 20억 달러(약 2조5000억 원)를 웃돌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DL이앤씨는 향후 엑스에너지와 SMR 플랜트 사업 개발에서 적극 협력할 방침이다. 엑스에너지의 SMR 기술은 전력 생산뿐만 아니라 다양한 산업에 활용 가능성이 높은 만큼, DL이앤씨의 플랜트 사업과 연계해 세계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다.

특히 DL이앤씨는 SMR 사업과 접목한 수소 가치사슬 구축을 통해 친환경 신사업 포트폴리오 확장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SMR을 가동할 때 발생하는 600도 이상 고열을 수소 및 암모니아 생산에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DL이앤씨는 국내외에서 개질 및 부생수소 생산 플랜트를 설계부터 시공까지 수행한 경험을 갖고 있다. 또 천연가스를 통해 암모니아를 생산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사우디아라비아 마덴 암모니아 플랜트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현재는 남호주 주정부, 울진군 등과 수소 생산 및 인프라 구축 협업을 진행 중이다.

유재호 DL이앤씨 플랜트사업본부장은 "엑스에너지의 SMR 기술과 DL이앤씨의 플랜트 사업의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며 "우리가 가진 모듈러 플랜트 설계 기술 등과 SMR 사업을 접목해 친환경 에너지원 개발을 적극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