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연구원, 방사선 기술 응용해 암 치료 나노물질 개발

미국 화학회 표지논문 게재
‘체렌코프’ 효과 내는 나노입자로
암 치료 ‘활성산소’ 효과적 생산

한국원자력연구원 연구팀의 연구성과가 표지논문으로 실린 ‘미국화학회(ACS)’. 사진 제공=한국원자력연구원

[서울경제]

한국원자력연구원(원자력연)이 과학적 현상인 ‘체렌코프 효과’를 이용한 방사선 기술로 암 치료 물질을 쉽게 만드는 방법을 찾았다.

원자력연은 첨단방사선연구소 가속기동위원소연구실의 박정훈 박사 연구팀연구팀이 방사성 동위원소 ‘지르코늄-89’에서 발생하는 체렌코프 효과를 이용해 암을 죽이는 나노물질을 개발하는 물질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고 18일 밝혔다. 연구성과는 이날 국제 학술지 ‘미국화학회(ACS)’에 표지논문으로 게재됐다.

‘활성산소’는 화학적 반응성이 커 암세포를 효과적으로 죽일 수 있는 물질이다. 학계는 이를 쉽게 얻어내는 방법을 찾고 있다. 연구팀은 체렌코프 효과를 응용해 한 가지 방법을 찾았다.

체렌코프 효과는 전기를 띤 입자가 물속에서 빛보다 빠르게 움직일 때 에너지를 방출하는 현상이다. 진공에서는 빛보다 빨리 움직일 수 있는 입자가 없지만, 물속에서는 빛의 속도가 줄어들기 때문에 일부 입자가 빛보다 더 빨라질 수 있다. 이런 입자는 움직이면서 엑스선(X선), 감마선 같은 빛의 형태로 에너지를 방출한다.

연구팀은 100nm(나노미터·10억분의 1미터) 크기의 작은 입자인 산화티타늄 나노입자에 지르코늄을 넣은 물질을 만들었다. 내부의 지르코늄은 체렌코프 효과를 유발해 자외선을 발생시키고, 이로 인해 외부의 산화티타늄은 다시 활성산소를 방출한다.

연구팀은 대장암, 폐암, 간암 등 다양한 암에 대한 전임상 시험을 추진할 계획이다. 정병엽 첨단방사선연구소장은 “기초연구 분야에서의 활용과 향후 연구 분야의 확대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윤수 기자 sooki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