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화해위 "'미군정 포고령 2호' 적용 사건위법…재심 필요"

(서울=뉴스1) 이동해 기자 = 김광동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 위원장이 17일 오전 서울 중구 충무로 위원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제50차 전원위원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3.1.17/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2기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가 미군정 포고령 2호 위반 사건에 대한 재심과 피해회복 조치가 필요하다고 18일 밝혔다.

해당 사건은 고(故) 양모씨가 1948년 경남 고성군에서 전단 살포와 남로당 가입 등의 혐의 1949년 5월3일 징역 3년을 선고받은 사건이다.

진실화해위는 전날(17일) 서울 중구 남산스퀘어빌딩에서 '제50차 위원회' 회의를 열고 '미군정 포고령 제2호 위반사건'의 진실규명을 결정했다.

양씨는 1948년 1월 남로당에 가입한 후 같은해 12월까지 경남 고성군 하일면 수양리의 도로를 파괴해 왕래를 방해하거나 '공출 반대, 단정 반대' 문구가 쓰인 전단을 두 차례 살포했다는 이유 등으로 체포됐다. 이어 한국 형법이 제정되기 이전까지 적용된 일본 형법 제124조와 태평양미군육군총사령부 포고 제2호 등에 의해 징역 3년형을 받았다.

진실화해위는 1948년 9월27일 시행된 일반사면령에 따라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된 1948년 8월15일 이전 미군정 포고령 2호 위반으로 기소된 사람은 면소 판결해야 한다고 봤다. 하지만 A씨에게는 징역형이 선고됐다. 진실화해위는 이를 위법이라고 판단했다.

진실화해위는 2021년 6월 광주지법 순천지원이 "포고령 제2호의 내용은 적용 범위가 너무 광범위하고 포괄적이어서 죄형법정주의를 위배해 위헌"이라고 판시한 점도 근거로 들었다.

진실화해위는 이런 점을 들어 "법률 적용이 잘못된 확정판결에 대해 국가는 형사소송법이 정한 바에 따라 재심 등 피해회복 조치를 해야 한다"고 정부에 권고했다.

하수민 기자 breathe_i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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