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집중] "외교부, 이란 동결자금 해결하려고 공 많이 들였는데.. 尹 때문에 고민스러울 것"
- 정부 "불필요한 오해"? 일단 진화부터 빨리해야.. 무지의 소치
- 이란 언론들, 尹대통령 발언 비중 있게 다뤄.. 전략인지 의심
- 한국-이란, 경제교류 및 한류 열풍도.. 朴 전 대통령, 정상 방문하기도
- 이란-UAE, 좋은 사이는 아니지만.. 최근에 관계 개선 동향 있었다
- 파병부대 중 규모 제일 큰 게 중동.. 尹 발언으로 경계 부담 커져
- 이란, 尹 대통령 발언으로 중동 파병부대에 모종의 시위 벌일 수도
- 외교부, 동결자금 대책으로 'UN 분담금' 대납 등도 고려.. 악재 터졌다 구정은>
■ 방송 : MBC 라디오 표준FM 95.9MHz <김종배의 시선집중>(07:05~08:30)
■ 진행 : 양지열 변호사
■ 대담 : 구정은 국제뉴스 전문기자
◎ 진행자 > 앞에서 우상호 의원과도 잠깐 얘기를 나눠보기는 했는데요. 윤석열 대통령 취임 이후 국빈으로 처음으로 방문한 거죠. 아랍에미리트에서 “UAE의 적은 가장 위협적인 국가는 이란”이라고 얘기를 하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거든요. 이 문제 안 다룰 수가 없어서 지난주 유튜브 연장방송에서 처음 선보였던 코너 다시 만난 세계를 본 방송에서 급히 끌어올렸습니다. <시선집중>에 새로운 식구로 합류한 구정은 국제뉴스 전문기자 모시고 이 문제 짚어보겠습니다. 기자님 어서 오세요.
◎ 구정은 > 안녕하세요.
◎ 진행자 > 본방송으로 바로 들어오실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습니다. 윤석열 대통령 이번 발언 때문에 한국-이란도 그렇고 이 중동 정세에 영향을 미치는 거 아니냐는 이런 우려까지 하시더라고요. 일단 국가 정상 또 유력 정치인이 특정 국가를 향해서 적이라고 표현하면 안 되는 거겠죠?
◎ 구정은 > 이란 외교부 대변인의 말을 빌면 비외교적인 발언이었죠.
◎ 진행자 > 그런데 여당에서는 윤 대통령이 이거 사실 말한 것이다, 이렇게 적극적으로 옹호하고 나섰고 오히려 정부가 불필요한 오해를 하고 있다, 불필요한 오해하지 말라 이렇게 얘기하고 있는데 이거는 오해가 아니라 말씀이 잘못됐다라고 하는 게 맞는 거겠죠?
◎ 구정은 > 어떻게 보면 정부여당에서 그런 반응을 보이는 게 더 안 좋을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일단 빨리 진화를 하는 게 제일 낫겠죠. 그런데 사실이지 않느냐 이렇게 나오는 것은 저도 바람직한 반응은 아닌 것 같은데 일단 이란 쪽은 지금 분위기가 당연히 격앙돼 있을 수밖에 없죠. 방금 전에 제가 이란 외교부 대변인 얘기를 전해드렸는데 이 외교부 대변인이 뭐라고 그랬냐면 윤 대통령의 발언은 지금 이란이 아랍에미리트를 비롯해서 걸프 국가들과의 관계에서 급속히 긍정적으로 발전을 하고 있는데 관계가, 이걸 전혀 모르고 있는 걸 보여주는 발언이다. 무지의 소치다 이런 식의 표현을 했고 그리고 또 이란 외교부는 윤 대통령 발언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평가하고 있고 한국 정부의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 한마디로 빨리 우리를 달래라라는 건데 조금 그것과 어긋나게 가면 안 될 것 같고요. 어제 제가 이란 국영통신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니까 윤 대통령 발언을 굉장히 비중 있게 여러 꼭지로 첫 페이지에다가 올려놨더라고요. 사실 한국과 이란의 관계가 그렇게 나쁘지도 않았는데 한국 정상이 이란을 다른 나라의 적으로 규정했다, 그런데 그거를 넘어서서 혹시 이번 발언에 더 큰 맥락이 있는 것은 아닌가라는 약간의 의심을 하는 것 같기도 해요.
◎ 진행자 > 이란에서요?
◎ 구정은 > 예, 그런데 어떤 거냐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해 12월에 이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했어요. 그래서 아랍에미리트를 비롯해서 걸프 국가들하고 회동을 했는데 이란과 아랍에미리트 사이에 약간 영토분쟁이 있는 섬들이 있어요. 근데 그 문제에서 시 주석이 이란 편이 아니라, 과거에는 이란과 동맹관계였는데 아랍에미리트 편을 들었어요. 이란 입장에서는 배신감을 느꼈다라고 할 만한 상황이었는데 이란 매체의 한 매체는 이번 윤 대통령 발언을 제가 보기에는 이것도 확대해석이기는 합니다만 그것과 연결을 지으면서 이란의 국익과 상충되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채택한 아시아 지도자가 한국의 윤석열이 처음은 아니다. 이러한 정책에서 모종의 전환일 수도 있지 않느냐, 사실 그런 것 같진 않습니다만 어쨌든 이런 시각에서 보다 보면 이란 입장에서는 뭔가 의도적이고 전략적인 발언으로도 해석할 수가 있을 것 같더라고요.
◎ 진행자 > 그러면 우리와의 관계에 있어서도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 수도 있겠네요. 우리와 이란과의 관계에 있어서도.
◎ 구정은 > 사실 한국과 이란과의 관계는 그동안에는 나쁘지 않았어요. 1962년 수교했고 테헤란로 만들어진 것처럼, 그 이후에 대체로 우호적인 관계였습니다. 80년대에 이란이 이라크와 싸울 때 북한의 지원을 받았었는데 그때 조금 관계가 어그러졌던 거 말고는 89년에 이란 이라크 전쟁 끝난 뒤부터는 다시 또 관계가 정상화됐고 우리는 에너지를 수입하고 이란에는 공산품을 수출하고 건설분야 진출하고 이란에서 한류열풍도 불었고 이란도 굉장히 우리를 우호적으로 그동안 생각을 해왔었거든요. 그리고 이란 핵 문제가 2000년대 중반에 불거진 뒤에도 한국 정부가 상당히 오랜 기간 외교적으로 해결해야 한다 이런 입장을 꾸준히 견지를 하기도 했었고요. 경제교류도 많이 늘었고 2016년에 박근혜 당시 대통령이 양국수교 이후 처음으로 정상방문을 했었죠. 이란에서도 굉장히 반가워했었고 그 무렵에는 사실 이란도 서방과의 관계가 막힌 것을 동쪽에서 뚫어보겠다면서 룩이스트라고 불리는 그런 정책을 추진하기도 했었어요.
◎ 진행자 > 이것 때문에 우리가 틀어지지는 않았으면 좋겠는데 일단 처음으로 돌아갔어요. 그러면 UAE하고 이란과의 관계는 지금 어떤 관계예요?
◎ 구정은 > 사실 좋은 사이는 아닙니다. 그런데 최근에 약간 중동의 분위기가 많이 바뀌고 있어요. 예전처럼 반미 이란 그 다음에 친미 걸프 아랍국가 이렇게 딱 진영으로 나뉜다기보다는 일종의 각자도생 각자 자기네 이익에 맞춰서 이합집산을 구도여서 예전에는 별로 이렇게 사우디나 UAE 걸프 아랍국가하고 사이가 좋지 않았지만 최근에는 테헤란타임스 이런 데 보도를 보면 양국에 서로 오가는 컨테이너선 늘고 교류도 늘리고 있고 관계를 풀려고 하는 동향이 있고요. 그리고 아랍에미리트가 2020년에 아브라함 협정이라는 이름으로 또 이스라엘하고 손잡으면서 이제는 적과 이렇게 동맹이 명확하게 구분이 되는 게 아니라 조금 많이 격변하고 있는 추세인데 이란 외교부에서 윤 대통령 발언이 그런 발전을 모른다라고 했던 것이 그런 맥락이에요. 관계가 급속히 바뀌고 있고 지금 굉장히 국제사회에서 고립된 이란도 예전처럼 걸프국가들과 완전히 등지기보다는 뭔가를 모색하는 이런 단계인데 이제 적이다, 이렇게 된 결과가 돼 버린 거죠.
◎ 진행자 > 지금 그런 상황이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작은 말이라고 할 수 있는 것도 가볍게 결코 받아들이기가 어려운, 이란 입장에서는 그런 미묘한 상황이기 때문에 더 민감하게 반응을 할 것 같은데 그런데 지금 이 얘기를 다른 데서 한 것도 아니고 군부대에 찾아가서 얘기를 하는 게 또 저는 그게 문제라고 보는데 지금 게다가 중동에 파병된 한국군이 아크부대만 있는 게 아니잖아요. 중동에 우리 장병들 당장 대통령 발언으로 인해서 어떤 영향을 받지 않을까 그것도 걱정스럽기는 합니다.
◎ 구정은 > 지금 우리 해외 파병부대 중에 개인단위가 아니라 부대단위로 나가 있는 데 중에 제일 큰 게 소말리아 이런 데 빼면 레바논하고 UAE인데 아랍에미리트에서는 대부분 우리가 군사외교라고 할 정도로 사실은 아크부대가 굉장히 좋은 평가를 받았다고 하거든요. 2020년 1월 초에 미국이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이란 군 장성을 암살한 사건이 있었죠. 그래서 그때 중동 역내에 긴장이 많이 고조됐는데 당시 한국 정부가 미국의 요청을 받아들여서 아덴만에서 작전하고 있던 청해부대를 이란 앞바다 호르무즈 해협에 배치를 했었어요. 그런데 그때 한국 정부는 작전범위를 바꾼 것뿐이라고 얘기했지만 누가 봐도 이란 입장에서는 파병이라고 볼 수밖에 없었고 그런데 그때 한국과 이란과의 좋았던 관계가 조금 많이 긴장이 됐었습니다. 그리고 1년 뒤에 한국 선박이 호르무즈 공해상에서 이란 혁명수비대에게 나포된 일이 있었어요. 곧 풀려나긴 했지만 이란이 한국의 행동에 대해서 반발을 그런 식으로 표출한 건데 이란이 아랍에미리트나 한국군을 상대로 도발을 하는 가능성은 낮다고 보지만 모종의 시위를 할 수는 있으니까 경계해야 하는 부담은 많이 커진 셈이겠죠.
◎ 진행자 > 가뜩이나 아주 편안한 관계는 아니었네요. 우리 군부대하고도. 그런데 듣다 보니까 저희가 이 부분을 놓친 것 같은데 이 발언 때문에 이란과의 관계는 그렇다 치더라도 아랍에미리트는 이 발언에 대해서 어떻게 받아들일까요? 혹시 난감해하고 있는 건 아닌지.
◎ 구정은 > 난감하겠지만 우리 군부대에 가서 우리 대통령이 한 얘기라서 공식적으로 반응은 자제하고 있는 것 같은데 지금 참 안타까운 게 우리가 굉장히 중요한 게 이란의 동결자금 문제라는 게 우리한테 계속 숙제로 안겨져 있는 상황이었어요.
◎ 진행자 > 한 8조 정도 되죠.
◎ 구정은 > 한 10조 가까이 되죠. 환율 때문에. 그런데 지금 그거를 풀기 위해서 외교부가 굉장히 오랫동안 공을 많이 들여왔었던 걸로 알고 있어요. 그래서 예를 들면 이란이 유엔에 못 낸 분담금을 우리가 그 돈으로 대신 납부를 해준다든가 이런 식으로 여러 가지 아이디어를 짜내면서 해왔는데 사실 그것도 우리 정부 입장에서는 고민스럽기는 할 거예요. 이란 정부가 최근에 시위대를 강경하게 탄압하고 자국민 학살하면서 국제사회의 지탄을 받고 있었기 때문에 돈을 내주는 게 윤리적으로 옳으냐 마느냐도 고민거리인데 여러 가지 악재가 이렇게 터지네요.
◎ 진행자 > 많이 궁금한 게 더 남았는데요. 시간이 없어서 여기까지 들어야겠네요. 지금까지 구정은 국제뉴스 전문기자였습니다. 고맙습니다.
◎ 구정은 > 감사합니다.
[내용 인용 시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 내용임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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