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일본 이어 네덜란드와 대중 반도체 수출 통제 논의

현지시간 17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의 정상회담.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일본에 이어 네덜란드 정상과 회담을 갖고 대(對)중국 반도체 수출 통제 협력방안을 논의했습니다.

네덜란드의 ASML과 일본의 도쿄일렉트론은 전 세계적인 첨단 반도체 장비 수출업체로 꼽힙니다.

이에 미국은 외교·안보 채널을 가동해 일본, 네덜란드 등과 협의를 계속해오고 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현지시간 17일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대중국 반도체 수출 통제 문제에 대해 논의했다고 백악관이 밝혔습니다.

카린 장-피에르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우리는 이 문제가 국가안보 차원에서 갖는 중요성을 알고 있다"면서 "바이든 대통령은 다른 사안과 함께 이 문제를 논의했다"고 말했습니다.

백악관은 회담 결과 자료에서는 반도체에 대한 언급 없이 두 정상이 국가 안보와 경제 번영 차원에서 안전한 공급망 확보와 핵심 기술의 중요성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13일 개최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의 회담에서도 대중국 반도체 수출 통제 문제를 언급했습니다.

커트 캠벨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인도태평양조정관은 이날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토론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기시다 총리에게 이 문제에 대해 주의 깊게 연구했고, 적절하게 대응하고자 한다는 뜻을 전달했다"고 전했습니다.

미일 양국은 당시 정상회담 공동성명에서 반도체를 포함해 핵심적인 신흥 기술의 보호와 촉진 등 경제 안보에 대한 공동 우위를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미국이 효과적으로 대중국 반도체 수출을 통제하기 위해서는 일본과 네덜란드의 협력이 필수적입니다.

미국의 KLA, 램 리서치,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 네덜란드의 ASML, 일본의 도쿄일렉트론 등은 전 세계적인 첨단 반도체 장비 수출업체로 꼽힙니다.

미국은 자국 업체들의 대중국 수출을 통제하고 나선 데 이어 외교·안보 채널을 가동해 일본, 네덜란드 등과 협의를 계속해오고 있습니다.

제이크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은 지난달 13일 브리핑에서 "우리는 반도체 기술 문제에 깊은 이해가 있는 국가와 동맹, 파트너 국가들과 우리의 맞춤형 제한 조치의 이유와 내용 등에 대해 협의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일본, 네덜란드는 물론 다른 나라와도 그런 대화를 나눴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대중국 반도체 수출 통제와 관련해 도미타 고지 주미일본대사는 이날 CSIS 토론에서 "산업계와도 긴밀하게 협력할 필요가 있기 때문에 매우 복잡한 문제"라면서 "기술뿐 아니라 경제적 측면에서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있으며 향후 몇 주 안에 이 문제와 관련해 진전이 이뤄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리에 슈라이네마허 네덜란드 통상장관은 지난 15일 네덜란드 TV에 출연해 "우리는 미국과 오랫동안 얘기했는데 지난 10월에 새 규칙(대중 수출 규제)을 들고나오면서 논의 틀을 바꿨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이 2년간 압박해왔고 우리가 이제 거기에 서명할 거라고 봐선 안 된다. 우리는 안 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