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롯데맨' 한현희 "옵션 22억원 아쉽지 않아…나만 잘 하면 돼"

이상철 기자 2023. 1. 18.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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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와 3+1년 최대 40억원 계약, 보장액은 18억원
최근 결혼 "더는 철부지 아냐…책임감 가질 것"
롯데 자이언츠로 이적한 한현희.(롯데 자이언츠 제공)

(서울=뉴스1) 이상철 기자 = 11시즌을 몸담았던 키움 히어로즈를 떠나 롯데 자이언츠에서 제2의 야구인생을 시작하는 한현희(30)는 "감사하다"는 말부터 꺼냈다.

홀드왕을 2차례 차지한 사이드암 투수 한현희는 지난해 시즌을 마치고 생애 첫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취득, 권리를 행사하기 위해 시장에 나왔다. 하지만 평가는 냉정했다.

원 소속 팀 키움을 포함한 구단들의 외면을 받아 자칫 '미아'가 될 뻔한 상황까지 처했는데 롯데가 그에게 손을 내밀었다. 계약이 가능했던 시점인 지난해 11월17일 기준으로 정확히 두 달 만에 '야구를 할 수 있는 곳'을 찾았다.

한현희는 가슴 졸이며 오퍼를 기다렸던 두 달을 돌이켜보면서 '의미있는 시간'이었다고 자평했다. 그는 "예상과 다른 평가를 받아 가슴이 아팠는데 나를 되돌아보며 반성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부산에서 태어나 롯데 구단을 보며 야구 선수의 꿈을 키웠던 한현희는 30대가 돼서야 동경하던 '꿈의 구단'에서 뛰게 됐다.

그는 "에이전시를 통해 롯데가 계약을 제의했다는 소식을 듣고서 많이 놀랐다. 어려서부터 롯데 야구를 보며 자랐기 때문에 롯데에서 뛸 수 있다는 사실에 정말 기뻤다"며 "계속 야구할 수 있는 기회를 준 롯데 구단에 감사하다"고 밝혔다.

롯데는 한현희와 계약기간 3+1년에 최대 40억원 조건으로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금 3억원과 보장 연봉 15억원을 제외하면 옵션만 22억원이다. 한현희가 구단이 설정한 성적을 거둔다면 40억원을 다 받을 수 있고 2025년 시즌 후에는 옵트아웃을 행사할 수 있다.

롯데로선 선수에게 동기를 부여하면서 과도한 지출을 막을 수 있는 안전장치를 마련한 셈이다. 롯데 구단 관계자는 "합리적인 윈-윈 계약이었다"고 전했다.

군말 없이 계약서에 서명한 한현희는 "옵션 비중이 크지만 전혀 아쉽지 않다. 성적에 따라 수입이 달라지는데 확실히 동기부여가 된다. 내가 못하면 그 금액을 못 받는 건 당연한 일이다. 나만 잘 하면 된다"고 각오를 다졌다.

지난 7일 4살 연하의 아내와 결혼식을 올리며 가장이 된 한현희는 책임감을 강조했다. 그는 "그동안 철부지같이 살아왔는데 더는 어린 나이도 아니다. 지난해부터 많은 일을 겪으면서 책임감 있게 야구를 해야 한다고 마음먹었다. 해왔던 것보다 더 열심히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한현희는 말만 앞서지 않고 실천으로 옮기고 있다. 비시즌 동안 구슬땀을 흘리며 체중도 9㎏이나 감량하는 등 몸을 만들고 있다. 여기에 아내가 선물한 야구 분석용 노트북을 가지고 다니며 공부도 열심히 하고 있다.

그는 "야구하기 좋은 몸을 만드는 중"이라며 "(2013년과 2014년) 홀드 부문 1위를 차지했을 때 체중이 95㎏이었는데 이제 1~2㎏만 더 빼면 그 시절의 체중이 된다. 스프링캠프에 가서도 계속 운동해 완벽한 몸을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키움 히어로즈 시절의 한현희. 2021.11.2/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롯데는 쓰임새가 다양하고 경험이 풍부한 한현희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구단은 한현희가 선발진의 중심축을 맡으면서 진심 어린 조언으로 젊은 투수들의 성장을 도울 것으로 바라고 있다.

한현희는 "키움에서 뛸 때도 투수조 조장을 맡은 경험이 있기 때문에 자신있다. 내가 먼저 좋은 모습을 보인다면 귀감이 될 것"이라며 "또 후배들에게 좋은 이야기를 많이 해주면서 서로 배워가겠다"고 전했다.

열성적인 롯데 팬들의 응원을 받는 것이 가장 기대가 된다는 한현희는 롯데 팬들이 가장 원하는 가을야구를 안겨야 한다.

그는 "우선 한 계단씩 올라가고자 한다. 지금은 몸을 잘 만들어 내 자리를 잡아야 한다"며 "나 혼자 힘으로 롯데를 포스트시즌으로 이끌 수는 없다. 롯데에는 좋은 선수들이 많은데 함께 힘을 모으면 분명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 의지를 불태웠다.

그러면서 이제 적으로 상대하게 될 이정후, 안우진 등 옛 동료들과의 맞대결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롯데는 4월28일부터 30일까지 키움과 사직 3연전을 치를 예정이다.

한현희는 "스프링캠프에서 청백전으로 키움 선수들과 대결한 적이 있으나 아무래도 전력을 다하지 않았다. 앞으로 상대 팀으로 만나게 될 텐데 재밌을 것 같다. 좋은 경기를 펼치겠다"고 밝혔다.

rok195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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