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태승 우리금융 회장, 10시 용퇴 선언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용퇴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손 회장은 연임 도전을 포기한다는 입장을 정하고 우리금융과 이사회에 전했다. 손 회장은 오전 10시를 전후해 이를 공식적으로 이사회에 밝힐 계획으로 알려졌다.

서울시 중구 우리금융그룹 본사와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오른쪽). /우리금융그룹 제공

이날 오후 우리금융 임원추천위원회(임추위)는 서울 시내 모처에서 비공개 회동을 갖고 차기 회장 1차 후보군(롱리스트)을 결정할 예정이다. 손 회장이 용퇴 의사를 밝히면서 이사회는 롱리스트에서 그를 제외하기로 했다.

이에 롱리스트 유력한 후보론 내부에선 손 회장 외에 이원덕 우리은행장과 박화재 우리금융지주 사업지원총괄 사장 등이 거론됐다. 외부 인사론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 조준희 전 기업은행장 등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전직 내부 출신 경쟁도 치열하다. 권광석 전(前) 행장, 김양진 전 우리은행 수석부행장, 남기명 전 우리은행 총괄부문장 등을 포함한 전직 임원들도 하마평에 올랐다. 우리은행의 미국 현지법인 우리아메리카은행의 경영정상화를 이룬 조용흥 전 우리아메리카은행장도 물망에 올랐다.

그래픽=손민균

손 회장이 연임 포기 결단을 내린 배경엔 금융당국의 압박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손 회장은 지난달 중순 금융감독원장을 상대로 제기한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손실 사태 관련 중징계 취소 소송에서 대법원 승소판결을 받았다. 그러나 금융당국은 라임펀드 불완전판매와 관련해 징계를 그대로 받아들이라고 손 회장을 압박하고 있다. 손 회장은 이 부분에 대해선 우리은행과 함께 법원에 효력정지 가처분을 신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금융당국은 우리금융의 차기 회장 자리를 놓고 꾸준히 압박을 가해 왔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지난달 20일 손 회장의 중징계와 관련해 “CEO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금융위가 수차례 논의해서 결론을 내린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다음날 이복현 금융감독원장도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의 용퇴 결정을 거론하면서 “개인적으로 존경스럽다”고 언급했다. 이 원장은 “본인 성과의 공과 소비자 보호 실패의 과에 대해 자평을 하면서 후배들에게 거취를 양보해 준 것”이라고도 평했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발언을 두고 사실상 손 회장에 대한 용퇴를 시사한 것으로 해석하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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