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금리 떨어지네"…'특례보금자리론' 고민하는 영끌족

정옥주 기자 2023. 1. 18.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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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서울 강남 3구(서초·강남·송파구)와 용산구를 제외한 수도권 전 지역의 부동산 규제지역이 해제되고, 규제지역에 적용하는 전매제한·실거주 의무도 완화된다. 정부는 오는 3월부터 수도권에서 최대 10년인 전매제한 기간을 3년으로, 비수도권은 최대 4년에서 1년으로 축소하기로 했다. 사진은 4일 오전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 전망대에서 바라본 송파구 아파트 단지 모습. 2023.01.04. kch0523@newsis.com

[서울=뉴시스] 정옥주 기자 = 대출금리가 11개월 만에 하락세로 전환하면서 이달 말 출시될 '특례보금자리론'을 놓고 '영끌족'들의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 안팎에서 앞으로 대출금리가 급격한 상승세를 나타내진 않을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면서, 고정금리 정책상품으로 갈아탈 유인이 줄어들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11개월 만에 내림세로 접어들면서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가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은행연합회가 지난 16일 공시한 12월 코픽스에 따르면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4.29%로 전월 대비 0.05%포인트 하락했다. 지난해 1월 기준 코픽스 이후 11개월 만에 전월보다 내린 것이다.

이를 반영해 시중은행들도 줄줄이 변동금리 조정에 나섰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주담대 변동금리는 전날 기준 연 4.69~7.43%로, 전일 보다 0.05%포인트 낮아졌다.

신규 고정(혼합형)금리 주담대 금리도 하락 추세다. 전일 기준 5대 은행의 고정금리는 연 4.36~6.371% 수준으로, 1주일 전(연 4.63~6.55%) 보다 0.18~0.27%포인트 내렸다.

코픽스 하락 외에도 은행 자체적으로도 대출금리를 내리고 있다. 우리은행은 지난 13일부터 급여 이체, 신용카드 사용 등에 대한 우대금리를 확대해 부동산 관련 대출금리를 사실상 최대 연 0.9%포인트 인하했다. 농협은행은 20일부터 주담대 변동금리를 0.8%포인트 인하할 예정이다.

이처럼 근 1년간 치솟던 대출금리가 하락세로 전환하자 영끌족 등은 일단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분위기다. 금융권에서는 최근 예금금리와 채권금리에 등을 감안하면 지난해와 같은 급등세보다는 안정세를 나타낼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다만 이 경우 정부가 야심차게 준비한 특례보금자리론이 앞서 나온 안심전환대출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예상도 동시에 나오고 있다.

앞서 금융당국은 지난해 9월15일부터 12월 말까지 연 3.8~4.0%(저소득 청년층은 연 3.7~3.9%)의 고정금리로 주담대를 갈아탈 수 있는 '안심전환대출' 공급에 나섰으나, 최종 신청금액이 공급한도인 25조원의 약 38%에 불과한 9조4787억원(7만4931건) 수준에 그쳤다. 까다로운 가입 조건과 예년에 공급된 안심전환대출에 비해 높아진 금리 수준 등의 이유로 흥행에 실패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그런데 특례보금자리론의 금리 수준 역시 안심전환대출과 크게 다르지 않다. 주택가격 6억원 이하·부부합산소득 1억원 이하인 차주를 대상으로 한 특례보금자리론 '우대형'은 4.65~4.95%, 일반형은 4.75~5.05%가 적용된다.

전날 기준 5대 시중은행의 주담대 변동금리(연 4.69~7.43%) 보다 일반형 특례보금자리론의 금리 하단이 오히려 더 높은 것이다. 시중은행의 고정금리 대출 금리(연 4.36~6.371%)와 비교하면 우대형과 일반형 특례보금자리론 모두 금리 하단이 시중은행보다 더 높다.

최대 0.9%포인트까지 받을 수 있는 우대금리를 모두 적용받을 경우 특례보금자리론의 금리가 연 3.75~4.05%로 내려가지만, 조건이 매우 까다로워 사실상 적용되는 이들은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전자 약정 및 등기 시 적용되는 '아낌e' 우대금리(0.1%포인트)와 기타 우대금리(저소득청년·사회적 배려층·신혼가구·미분양주택, 최대한도 0.8%포인트)를 모두 충족해야 최대 0.9%포인트 금리를 적용받을 수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앞으로 금리가 다소 내려갈 것이란 전망이 점차 확산되고 있어 현 시점에서 특례보금자리론의 매력이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라며 "다만 소득 제한이 없고,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에서 제외될 뿐 아니라 중도상환 수수료 면제로 추후 다른 상품으로 손쉽게 갈아탈 수 있어 전세금 반환 등 당장 자금이 필요한 이들의 수요는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추후 특례보금자리론의 금리가 다소 하향 조정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금융당국은 "매월 시장금리, 재원상황 등 제반상황을 감안해 특례보금자리론의 대출 기본금리를 조정한다는 방침"이라고 밝힌 바 있다. 따라서 추후 시장 금리가 지속적으로 하락세를 이어갈 경우, 당국은 특례보금자리론의 금리 수준을 지금보다 낮출 것으로 예상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channa224@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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