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의 인공위성이 지구를 덮친다고? 우주 쓰레기가 무서운 이유 [쥐니어스]

YTN 2023. 1. 18.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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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인근에 미국 인공위성의 일부 잔해물이 추락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외출 시 유의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얼마 전에 이 재난문자 받고 놀란 분들 많죠?

그런데 우주 쓰레기 추락, 생각보다 자주 있는 일이라고?

예전에 미국에선 길 가다 로켓 잔해를 맞은 여성도 있었는데요.

[한반도 떨게 한 인공위성 잔해물]

이번에 한반도에 떨어질 걸로 예상됐던 인공위성,

미국의 지구관측위성 ERBS입니다.

1984년 발사 이후 21년 동안 관측 임무를 수행했는데요.

2005년 임무를 끝내고 수명을 다했지만

18년 동안 지구 궤도를 떠돌다

중력에 이끌려 점차 지구로 추락했어요.

그런데 그 추락 예측 범위에 한반도가 포함됐던 거예요.

무게 2t 넘는(2,450kg) 이 위성이

우리나라 쪽으로 떨어질 수 있다는 소식에

정부는 경계경보를 발령하고 우주 위험 대책본부를 만들었고요.

전국 공항에선 항공기 이륙도 잠시 멈췄어요.

인공위성이 대기권으로 들어오면 대부분 타서 없어지지만

남은 파편이 떨어질 가능성이 있었기 때문이죠.

다행히 이 인공위성의 잔해는

한반도 상공을 지나 알래스카 인근 바다에 떨어졌어요.

인명 피해는 없었고요.

[우주 잔해물을 지구에서 맞을 확률?]

그러면 이 우주 잔해물이 진짜로 지상에 떨어져 피해를 줄 가능성은?

앞서 말했듯 대기권에서

타지 않고 남은 우주 발사체 잔해는 지구상으로 추락합니다.

그래서 오랫동안 이 잔해의 위험성이 크지 않다고 평가됐는데요.

최근 전 세계 우주 경쟁이 과열되고

로켓, 인공위성 같은 발사체가 많아지면서

그 잔해물이 지상으로 떨어질 확률도 커지고 있어요.

지난해 7월엔 국제학술지 '네이처 천문학'에

앞으로 로켓 잔해물 추락으로 인해 죽거나 다치는 사람이

늘 수 있다는 내용의 논문도 실렸어요.

실제로 우주 발사체 파편이

지상에 떨어져 피해를 준 사례도 있습니다.

지난해 7월 호주 한 농장에 웬 검은 물체가 떨어졌어요.

이 거대한 것의 정체는?

스페이스X 로켓 잔해물이었습니다. 길이가 3m나 됐다고 하네요.

2020년 5월엔 중국 창정 5B호 파편 일부가

코트디부아르에서 발견됐고요.

길 가다 우주 발사체 파편을 맞은 사람도 있었습니다.

1997년 미국 오클라호마주. 공원을 거닐던 한 여성이

어깨 위에 떨어진 로켓 잔해를 맞은 건데요.

다행히 작은 조각이라 다치진 않았대요.

우주 쓰레기가 떨어져 사람이 직접 맞은 기록은

이 여성의 사례가 유일하지만

우주 개발 경쟁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앞으로 인명 피해가 없다는 보장이 없죠.

아직 우주 쓰레기가

지구 어느 지점에 떨어질지 정확한 예측이 어렵기도 하고요.

[우주 쓰레기, 얼마나 쌓여있길래]

이렇게 수명을 다한 채 우주를 떠돌던 인공위성이나 로켓의 잔해.

'우주 쓰레기'로 불립니다.

1957년 최초의 인공위성 발사 후

인류는 수많은 인공위성과 로켓을 지구 궤도로 보냈죠.

유럽 우주국 ESA에 따르면(2022년 12월 22일 기준)

지금까지 인류가 우주로 쏘아 올린 로켓 수는 6,340개

지구 궤도에 있는 인공위성의 개수는 14,710개.

이중 실제로 임무를 하는 인공위성은 6,900개.

작동하지 않는 나머지 인공위성은 모두 쓰레기인 셈.

특히 최근엔 스페이스X 같은 민간 우주 업체까지도

로켓과 인공위성을 우주로 보내고 있는데요.

그 양이 어마어마합니다.

인류가 65년 동안 발사한 인공위성 1만 4천 개 중

3,500개가 스페이스X의 스타링크라는 위성이거든요.

아무튼 이런 로켓과 인공위성, 그리고 그 잔해와 부품들이

우주 쓰레기가 되는 건데.

우주에 얼마나 많은 쓰레기가 쌓여 있을까요?

지름이 10cm 이상인 것들이 3만 6,500개,

지름 1cm 이상인 쓰레기는 100만 개,

지름 1mm~1cm 정도로 작은 것들은 1억 3천만 개 정도.(2021년 기준, ESA)

너무 작다고요?

[우주 쓰레기가 위험한 진짜 이유]

우주 쓰레기 위력을 보여주는 영화 '그래비티'

우주에 있는 쓰레기가 날아들어

우주 비행사와 우주선을 연결하는 로봇의 팔을 부러뜨립니다.

우주 쓰레기, 크기가 작아도 날아드는 속도가

총알보다 10배 이상 빨라요.

지구상에 떨어지는 것도 위험하지만

우주 공간에서 파괴력이 큰 거예요.

그러다 보니 우주 쓰레기가 국제 우주정거장으로 돌진해

우주인들이 대피하는 소동도 종종 있는 일.

특히 인공위성은 위치 기반 기술, 군사 기밀, 기후 정보 같은

각국의 중요한 데이터를 파악하는 중요한 자산이죠.

게다가 지금 인류는 인공위성을 띄우는 걸 넘어

달과 화성까지 가는 걸 목표로 하고 있는데요.

우주 쓰레기가 인공위성과 우주선에 충돌해 파괴했을 땐?

각국이 경제, 군사적 피해를 입는 것은 물론

우주인의 생명까지 위협받을 수 있어요.

[존 크라시디스 / 미 버팔로대 교수]

"지금으로서는 큰 문제가 아니지만 앞으로 조치하지 않으면

50년 안에 문제가 악화할 겁니다. 큰 문제가 될 거예요"

그렇다면 이 우주 쓰레기를 청소할 방법은 없을까요?

[급부상하는 우주 쓰레기 청소부들]

영화 '승리호'. 우주 쓰레기를 주워 돈을 버는

우주 청소부들의 이야기입니다.

이 영화 배경이 2092년인데

이미 현실에서도 우주 쓰레기 청소는

새로운 먹거리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광활한 공간에 떠다니는

우주 쓰레기를 완전히 치우진 못하겠지만

조금씩이라도 수거하는 기술들이 개발되고 있는 건데.

우주 쓰레기 청소 업계 선두 중 하나는 일본.

일본 우주 스타트업 '아스트로스케일',

2021년 민간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우주 청소용 위성 '엘사-d' 발사했어요.

청소용 위성을 쓰레기 위성과 결합하는 실험에 성공했습니다.

이 업체가 실험 중인 청소 법의 핵심은 자석.

강력한 자석으로 우주 쓰레기를 끌어당긴 뒤

지구 대기권으로 떨어지면서 같이 불타 없어지는 원리입니다.

2030년 상업화를 목표로 하고 있죠.

유럽우주국도 2018년 우주 청소하는 위성을 발사했어요.

이 위성은 지금도 활동하면서

여러 방법으로 우주 쓰레기를 제거하는 실험 중.

그물을 던져 우주 쓰레기를 포획하거나

작살로 쓰레기를 사냥하는 실험에 성공했어요.

영화 '승리호'에도 작살로 쓰레기 수거하는 모습이 나와요.

유럽 우주국은 우주 쓰레기를 포획해

대기권으로 끌고 와 불태워 없애는

집게 팔 위성도 개발 중.

이런 실험을 통해 유럽은

2025년 자체 쓰레기 수거 임무를 시작할 예정.

우리나라도 빠질 수 없죠.

우리나라는 두 팔로 우주 쓰레기를 붙잡고 대기권으로 내려와

불타 없어지는 청소부 위성을 만드는 중이에요.

우리 정부, 2020년엔 우주 쓰레기를 덜 만들어보자는 권고안도 마련했죠.

여러 나라에서 우주 쓰레기를 수거하기 위해 노력 중이지만

아직 우주 쓰레기 관리, 책임에 대한 강력한 법은 없는 상태.

13개국이 참여하는 국제우주쓰레기조정위원회나

UN의 지속 가능한 우주 활용 가이드라인 정도가 있죠.

우주 쓰레기가 지상으로 떨어지는 걸 막고

각국 중요 자산인 인공위성과 우주 탐사선, 우주인을 보호하는 게

국제 사회의 중요한 과제가 된 상황.

좀 더 체계적인 우주 관리 법안을 마련하고

우주 쓰레기를 처리할 기술 개발이 필요한 때입니다.

기획:임장혁

CP:정원호

구성:문지영

제작:김태욱 유예진 함초롱

디자인:강소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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