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 Z 外[신간]
「GEN Z」 로버타 카츠 외 지음·송예슬 옮김·문학동네·1만7500원
“졸업하면 어마어마한 빚더미에 앉을 테고 일자리를 구하려고 미친 듯이 경쟁할 테고 집값이 터무니없이 비싸다는 건 이들 세대가 영원히 독립할 수 없다는 뜻이고 그래서 미래에는 더한 절망이 이어질 거고 지구는 개같이 파멸할 거고….” 인류학·언어학·역사학·사회학 분야의 학자인 저자들은 Z세대의 세계관을 분석한 이 책에서 Z세대가 기성세대에 불신과 환멸을 느낄 수밖에 없는 이유를 설명하면서 2019년 부커상 수상작 <소녀, 여자, 다른 사람들>에 나오는 이 대목을 인용했다. Z세대에게 어른들이 물려준 세상은 위태롭고 불안정하다. 인터넷이 대중화한 1995년 이후 태어나 디지털 네이티브로 자란 Z세대가 어느덧 20대 중후반이 됐다. 정치·사회·문화의 주체이자 소비 주체로 부상한 이들은 기성세대가 만든 세상을 조금씩 바꾸고 있다. 디지털 기술을 자연스럽게 사용하는 그들의 생활 양식은 팬데믹 이후 사회의 표준이 됐다. 이들을 상징하는 또 다른 핵심어는 다원주의다. Z세대는 출신과 소속 조직이 아니라 좋아하는 것, 관심을 갖는 것, 잘하는 것 등으로 세세하게 구분된 ‘조립식 정체성’으로 자신을 증명하고자 한다. 자신의 고유한 정체성을 존중받고 싶어한다. 자신과 다른 타인의 정체성에도 포용적인 태도를 보인다. 또한 온·오프라인의 경계 없이 성적 취향과 취미, 관심사에서 자신과 맞는 공동체를 적극적으로 찾아 교류한다. 이들에게 가족은 더 이상 핏줄로 연결된 사람만을 뜻하지 않는다. 함께 많은 시간을 보내는 친한 사람들을 뜻하는 ‘팸’이나 ‘크루’ 같은 말을 흔히 쓴다. 성장과 진보라는 낙관 대신 고장 난 세상을 고쳐야 한다는 의지가 Z세대에게 강하게 작용한다. 저자들은 Z세대가 유기적이면서 유연한 사고와 행동으로 새로운 민주주의를 가져올 것이라고 조심스레 예측했다.
▲음표 위 경제사
이두걸 지음·루아크·2만2000원
대중음악과 자본주의 경제의 오랜 동행의 역사를 되짚어본다. 상업혁명과 산업혁명, 세계대전과 대공황, 냉전과 신자유주의의 등장에 이르기까지 세계경제의 변곡점을 돌아본다. 그 과정에서 대중이 왜 특정 음악을 향유하고, 그럴 수밖에 없었는지 이유를 밝힌다.
▲인류세에서 죽음을 배우다
로이 스크랜턴 지음·안규남 옮김·시프·1만5000원
철학자인 저자는 기술 혁신과 성장으로 기후위기를 해결하고 문명을 이어갈 확률은 희박하다고 주장한다. 그는 문명을 만든 인간이 죽음을 배워야 한다고 말한다. 죽음을 앞둔 이처럼 절제하고 버리는 삶의 자세가 미래 세대를 구원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상하고 아름다운 판타지 촌 라이프
양애진, 오린지, 유지황 지음·남해의봄날·1만8000원
시골생활은 은퇴 후에만 가능한 건 아니다. 지금 바로 촌에 살고 싶은 청년들이 남해의 한 마을에 모여 텃밭을 일구며 집을 짓고 유유자적 살고 있다. 이 과정에서 시골살이 정보를 공유하고, 촌 라이프 설계를 돕는 플랫폼인 팜프라가 탄생했다. 팜프라의 3년을 기록한 책이다.
주영재 기자 j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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